직장 Wosrt의 기준이 사라졌다
바닥이 어디니
by 나는 왜 이렇게 되었나 Jul 17. 2019
6번째 직장, 이럴 수도 있구나 싶다. 다닌 지 4개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자금 상황에 문제가 생겼으니 지금 당장 사무실을 옮겨야 한다는 거다. 새로운 사무실에 이삿짐을 옮기는 동안 맘 편히 쉬고 오란다. 전 직원에게 할당된 강제 휴가. 그렇게 회사를 안 나간 지도 열흘이 되어 간다.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보단 자연스런 결론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고용노동부에 방문해 ‘실업급여 수급 신청 자격’도 미리 알아봤다. 하루 아침에 사무실이 홀연히 사라지고 기약 없이 집에서 놀고 있다는 말에 담당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한 사람은 오죽할까요라고 말하고 싶다.
중간 상사 분이 대표에게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못 기다리겠는 사람은 관두든지라고 했다는 대표의 망언이 들려온다. 이 회사에 조금이라도 장밋빛 희망을 걸었던 내가 한심할 따름이다.
처음부터 좋은 곳에서 일한 적도 없지만 이제는 Worst의 기준도 사라졌다. 이제는 바닥이 어딘지도 모르겠다. 하루아침에 사무실이 사라지고 적절한 절차도 없이 폐업도 휴업도 아닌 상태라니. 아무리 곱씹어 봐도 충격적이다. 나이를 먹어 이런 곳에 온 건지 내가 부족해서인 건지 모르겠다. 둘다겠지. 이유는 복합적일 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먹여 살려야할 처자식이 없다는 거다. 버거운 내 자신만 감당하면 된다. 그러한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커져만 가는 우울감을 떨칠 수가 없다. 정신병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어렸을 땐 생각 없이 회사를 골랐던 탓인 거 같고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 같다. 아무리 애를 써 봐도 괜찮은 회사를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고용주가 얼마나 더 추해질 수 있는 지 점점 세지는 강도를 체감할 따름이다. 그들 역시 이미 벌려 놓은 인생이란 게 있는데 어떻게든 건수하려면 권모술수든 뭐든 해야 할 판이기 때문인 지 모르겠다. 그들도 어쩌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시작한 걸지도 모르겠다. 결국 모든 건 돈이니까.
Everything is about money. 결국 돈 때문에 더러운 꼴을 봐야 한다. 나이 먹을수록 그 더러운 꼴이라는 정도가 더 심해진다. 자립하고 싶다. 돈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