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의 사춘기

내 마음의 지도

by 영웅

30대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는 나의 고등학생 시절은 야자시간이 있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

야간 자율학습 1교시와 2교시 사이 20분간의 쉬는 시간은 달떠있는 밤 10대 후반의 청소년기엔

두근거리는 시간이었다.


당시엔 세상 전부였던 모든 이야기들과

어두운 밤 공식적으로 친구들과 운동장을 거닐었던 시간들

모든 것이 느낌으로 선명하다.


구름 한 점 없었던 달떠있던 맑은 날의 밤

하늘은 반짝였고 춘추복에 찹찹하니 약간 습한 밤공기가 편안했다.

그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지금 이렇게 함께 하는데 십 년 후 이십 년 후에 우리는 어떤 사람과 이런 날씨를 보내고 있을까?

너무 신기하지 않아? 미래의 그때에도 우리가 있다는 게

그때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에 잔뜩 찬 행복한 상상들


그렇게 20여 년이 흘렀고 나는 40을 달려가는

30대 후반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십 년 이십 년 뒤의 나를 상상하고 있다.


30대 후반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나의 정체성 찾기를 하고 있고

이제야 알게 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 지를

이 말을 내뱉은 지 5년여는 지난 거 같은데 사실 그게 진짜 나도 아니었던 것 같다


40여 살이 다가오는 지금 나는 진짜 사춘기가 왔다.

언제까지 인간은 자아 찾기를 하는 것일까.

과연 죽기 전까지 자아를 찾을 수는 있을까.


주위를 둘러보면 자아를 찾기 위해 명상도 하고 멀리 떠나기도 하고

마음돌보기도 하고 여러 방법이 있는 것 같던데

그들은 과연 그 속에서 자아를 찾았을까


아니면 더 큰 혼란만 가져왔을까

세상을 살아갈수록 조금씩 머릿속에 스쳐가는 것들의

데이터가 쌓일수록 나의 자아는 더더욱 찾아들어가기 힘든 것 같다.


나의 자아는 포장지가 너무 겹겹이 쌓였고

포장지 안 상자 속에는 꾸며주는 것들까지 너무 많고

포장지 그 끝에는 리본도 종류별 로라

그것 참 찾기 힘들다.


언젠간 찾아낼 수 있을까

진짜 나 다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