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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쭈 Dec 01. 2023

비교의 온오프라인

1. 비교의 온라인화_팩트체크人    

 

친구가 노래를 흥얼거린다. 어? 근데 내가 아는 가사랑 다르네?      

그래서 ‘야 그거 아니야!’하며 말해 준 적이 있을까?     

이러한 가벼운 생활 예시를 곧 나올 '팩트체크'와 연결시키는 것은 아니다.       

   

또, 우리가 흔히 아는 가짜뉴스를 제대로 잡아주는 팩트체크와도 다르다.


그럼 무엇이란 말일까?           

잘못된 것은 그냥 못 지나치는 것을 넘어 인신공격까지 하는 ‘팩트체크人‘들. 그 심리를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하고 정리해 봤다. 사회가 시니컬하고 삭막하다는 느낌은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SNS에 영상이 업로드될 때 누군가 댓글로 의견을 올린다. 그 의견이 틀린 경우 그걸 못 지나치고 대댓글을 단다. 틀린 걸 알려주는 게 무엇이 잘못인가? 에 대한 반박은 이 질문을 통해 반박할 수 있다. 

      

대댓글을 쓸 때 ‘이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쓰는가? 그렇다면 내가 지적하는 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마음’에서 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온라인에서의 익명성을 가지고 내가 남들보다 ‘낫다’라는 우월감이 잘못 표출되었을 때 ‘난 이거 아는데 넌 이거 몰라’가 되는 것이다. 익명성은 ‘팩트체크人’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다. 내적인 분노를 표출하면서 자신은 안전하게 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왜곡된 우월성으로 나르시시즘을 표출한다. 도를 넘는 경우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 참사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 이미 그 문제는 도를 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실명제’나 ‘처벌 강화’ 등의 다양한 토론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선 법률적인 문제를 떠나 WAI(WHO AM I)에 접근하고자 한다.               


현대사회에선 삶의 지혜가 아니라 당장 필요한 지식을 쌓게 된다. 스스로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는 내면의 시간은 현저히 부족하지 않은가? 반면 보이는 삶에 집중되어 있는 외부의 시간을 많이 쏟다 보니 나의 존재가치를 밖에서 찾게 된다. WAI를 고민할 흔적이 없다는 것은 여실히 온라인에서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나를 증명하기 위해 내민 우월감이      

찰나의 지속 기간을 가졌는지 안다면 비교하는 마음을 멈출 수 있다.         

  

그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의 세상으로 가볼까?     




2. 비교 신조어_개근거지        

  

‘개근 거지’라는 말을 들어봤을까?    

  

이 말을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께 들었을 때 뜻을 알고 한 동안 뇌가 멈췄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개근상이란 성실함의 아이콘이었다. 학년이 올라갈 때 마지막 수업 때 개근상을 받으면 많은 친구에게 박수와 선생님의 칭찬을 듣는 소소한 뿌듯함을 안겼다.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그 의미가 변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요즘 개근하는 아이들에게 ‘개근 거지’라 놀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집안 사정이 여의찮아 체험학습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놀림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부모의 월수입에 따라 ‘200충’ ‘300충’ LH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엘사’로 불리는 말까지! 어쩌다 우린 이렇게 되었을까?      

               

사회가 온전한 나의 정체성을 받아주지 않으면 역으로 그 정체성을 포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남들보다 우위에 서야 하는 모습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비교를 스스럼없이 하는 아이를 탓해야 하는가? 

아이가 살아가는 사회를 탓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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