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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방울 Aug 18. 2022

진로와 결혼, 가장 어려웠던 인생의 물음에 답하다

Prologue - 아주 오래된 숙제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기억 속에 담긴 수많은 고민과 이야기들을 이렇게 글로 풀어나가려 하니 아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이 뻥 뚫리는 듯합니다. 


조금은 특별한, 때로는 의도하지 않게 다소 이색적인 방향으로 흘러온 제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쓰거나 유튜브 같은 영상으로 제작해보라는 제안을 꽤 많이 들었고, 저 또한 고난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에 경험한 기적 같은 순간순간들을 잊지 않고 기록 해두리라 숱하게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출근하면 일을 하고, 집에 가면 아기들을 돌보는 평범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란-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느릿느릿 거북이 같은 성향의 저로서는 특히나 찾아보기 힘든 것이죠.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아주 오래된 숙제를 시작하는 발걸음을 이제 내딛습니다. 


난생처음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도전하는 이 브런치북은 한마디로 진로와 결혼이라는,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모험기입니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지독하게 끙끙댔던, 영영 불가능할 것만 같던 결혼은 절묘한 타이밍에 선한 눈빛의 열혈 호주 청년을 만나 '얻어걸리듯' 술술 풀린 반면, 적당히 공부하면 무난히 합격하리라 착각하고 들어간 로스쿨에서는 쌍둥이 임신 및 출산, 육아라는 삶의 이벤트까지 찾아오면서 누구보다 독하게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요. 공통점은 간절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 함께 나이들 수 있기를, 운 좋게 그런 누군가를 만나 가정을 꾸린 뒤엔 이미 발을 담근 고난의 동굴을 무사히 통과해 가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매 순간마다 간절히 바랐고, 신기하게도 현재의 제 모습은 과거의 제가 그렇게도 간절히 바라마지 않던 지점에 안착해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유행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이후'의 무용담(일명 '퇴사해도 괜찮아' 류의 힐링 에세이)으로 읽힐 수도 있겠으나, 로스쿨에서 쌍둥이 육아를 병행하면서 가난과도 싸운 30대 중반 아줌마의 고생 만발 수험기는,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커리어에 도전해볼까 고민 중인 분들에게는 그다지 긍정적인 대답이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상기시키는 용도로, 남들은 독특하다 말하는 제 인생의 키워드를 몇 가지 태그로 요약정리하면서 뭔가 거창해 보여 쑥스러운 서두를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검정고시 #기자 출신 #국제결혼 #쌍둥이 #로스쿨 #변호사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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