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햇살> 2025년 10월호 #금남로의잔다르크
‘잔다르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니? 백 년 전쟁 때 프랑스를 구한 소녀 말이야. 그는 열세 살이 되던 해, 신의 음성을 들었어.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군대 사령관을 찾아가 나라를 구하라‘는 거였지. 잔다르크는 곧 그의 음성을 행동으로 옮겼고, 여러 해를 거치며 프랑스를 전쟁에서 승리로 이끌지. 평범한 시골 소녀가 나라를 위해 앞장섰고 프랑스 사람들의 희망이 된 거야. 어린 나이에도 두려움보다 정의를 먼저 생각한 덕분이었어.
사실 이런 사람은 프랑스에만 있었던 게 아니야. 우리 역사 속에도 잔다르크와 같은 인문들이 있었어. 자신의 안위보다 대의를 위해 한 걸음 앞서 걸었던 사람들 말이야. 오늘 소개할 박경희 작가의 『금남로의 잔다르크』에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단다.
희경은 식민지 조선의 십대 소녀였어.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이 허락하지 않았지. 그러던 어느 날, 언니 대신 하와이행 제안을 받아들였어. 낯선 남자의 사진 한 장만 보고 결혼을 약속하는, 이른바 ‘사진 신부’의 길을 선택한 거야. 낯선 땅에서의 삶은 고되고 인종차별도 심했지만, 희경은 좌절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텼어. 그리고 조국이 위태롭다는 소식이 들리자,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해 보내며 나라를 향한 마음을 잊지 않았단다.
국희는 통영에 살던 기생이었어.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기생’으로 살아가는 건 온갖 멸시와 차별을 견뎌야 하는 일이었지. 국희는 야학에 다니며 글도 배우고, 넓은 세상에 대한 신념도 키워. 그러다 독립운동 자금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기생 생활을 청산하려고 모아둔 금을 모두 기부해. 그리고 태극기를 손에 들고 시가 행진을 하며 ‘조선 독립 만세’를 외쳤어. 1919년 국희를 포함한 기생 33인이 참여했던 만세 운동은 ‘기생도 조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단다.
태영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야. 당시에는 여성이 변호사가 되는 것이 어려웠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했고, 한국전쟁이 발발해 하루하루 사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 그러나 그는 ‘권력과 편견’이라는 두꺼운 벽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을 돕는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지. 태영은 변호사가 되어 여성법률상담소를 차리고, 공익을 위한 법률자문활동을 했단다.
진숙은 1960년 4·19 혁명 당시 광주 금남로로 뛰쳐나간 학생이야. 계엄과 공권력의 폭력 속에서 시민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애쓴 사람이란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20년 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어.
경숙은 가발을 만드는 YH무역의 노동자였어. 1970년대, 회사가 부실 경영으로 무너지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와 탄압을 겪었지. 끝내 회사가 문을 닫자, 경숙은 동료들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농성에 들어갔어. 그러나 경찰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단다. 비록 그의 죽음은 안타까웠지만, 동료들과 함께한 그 용기는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되었어.
이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한 걸음 내디딜 용기를 낼 때 바뀐다는 걸 알 수 있어. 희경, 국희, 태영, 진숙, 경숙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두려움보다 정의와 올바름을 먼저 생각했지.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묻는 것 같아. ‘당신이라면, 정의를 위해 어떤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금남로의 잔다르크』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닿아 있는 이야기란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속 잔다르크를 만나고, 나만의 용기를 찾아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