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팔아서 한강뷰 갈 수 있을까?

내가 브런치에 온 이유

by 롸잇테리언





뱌아흐로, 세일즈의 시대다.





테무부터, 부모님 농사지은 과일,

떡, 빵, 미모, 입담, 내새끼 재롱까지

그야말로 없는 거 빼고

다 팔아야 하는 시대.



재능이라는 것도

초양극화가 되다보니

예쁜 애가 뭘 또 그렇게 잘 판다.



그저그런 사람은 인플레 못 따라가는

월급 가지고 고군분투를 한다.

내 얘기다.



SNS 보면 나 빼고 다 끼쟁이인데

안경 하나 대충 걸치고

겨우 똥머리 올린 쌍둥이 엄마가

뭘로 돈 벌어서 한강뷰 집을 산단 말인가.



임신 전에는 월 천을 벌었지만

재택 가능한 일들만 하니

수입이 반으로 줄었다.



이걸로는 이번 생에

한강뷰를 갈 수 없다.






그래!

남들 다 부업하더라!

부업 좀 해볼까?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글쓰기 외에 잘하는 게

전무한 나다.



아무것도 못 한다.

(이번생 캐릭터 잘못 뽑았네...)




휴... 그래도 내가 이제

나이가 서른 여덟이다.



뭐라도 좀 쥐어짜내면

나오지 않을까? 해서

고민을 시작했다.




18년차 방송작가,

딸쌍둥이 엄마,

친정엄마랑 합동육아중.




친정엄마 표현에 따르면

드럽게 손재주 없는

'롸잇테리언'이

과연 뭘 팔아서

한강뷰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일단 세일즈의 기본은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하고,

내 필살기를 쓰는 것이다.




영업 안해봤지만

18년 동안 방송물 먹으면서

섭외해보니까

섭외가 곧 영업이더라.




그렇다.

아는 사람도 없고,

물어본 사람도 없지만

내 직업은 방송작가다.




"어휴~ 내가 이거만 하고 관둔다!"

"선배, 저 그만 둘라고요"

"앞으로 뭐 해먹고 사냐"



이 얘기를 18년 째 하면서

계속 하고 있다.

(이정도면 허언증이다.)




조금 분하지만,

이번 생의 천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경력직이 되어버렸다.




(방송국 탈출은 지능순이라는데...)





그럼, 네가 방송작가로서

그동안 해온 프로그램이 뭔데?

다들 이걸 궁금해하겠지?




당신이 본 프로그램이 100개라면

겸손하게 그중 적어도 10분의 1에는

이름을 올려봤을 것이다.




18년은 그런 거거든.





스무살때부터 마흔을 앞둔

지금까지, 방송국은

그냥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은

공간이었다.




지상파, 케이블 할 거 없이

여의도로, 목동으로, 일산으로,

상암으로 떠돌며 살았다.



휴먼다큐, 사건사고 취재,

연예뉴스, 의학토크쇼, 그냥 토크쇼,

아이돌 예능, 뮤직어워즈........



업계 관계자가 보면

얘 경력이 왜 이렇게 특이해? 싶을걸.




내가 생긴거는 좀 쭈구린데

타고나길 반골이다.


강강약약이 굉장히 심한 사람이다.


그리고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1년 정도 일하면 다른데로 떠나

또 다른 경력을 쌓았다.





방송국에서

나는 마치 빵또아 같은 여자였다.


빵인 척 하는데

확신의 아이스크림이다.


설득? 씨알도 안 먹힌다.




내가 이 일,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데

재밌어 보이는 건

일단 다 해보고 생각하자!!!

이게 내 생각이었다.




그 결과,

잡화점 경력을 가진 방송작가가 됐다.




그래도 꽤 잘 먹고 잘 산걸로 보아

일을 못하진 않았나봄?

아무튼 그런걸로 하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정글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옆 무인도에 기어가고

별 난리를 치다보니

글쓰는데는 도가 텄다.







됐고, 뭐 팔거냐고?






눈치 챘는가?



현타와서 좀 길게 변명했는데

답은 나왔다.




나, 롸잇테리언은

이제부터 글을 팔 것이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무슨 글을 팔 건지는

당신이 지켜봐주길 바란다.




당신의 시간이 곧 돈이기에

'시간 값' 아깝지 않은

글을 진열해두겠다.




대단한 경력 없고,

가르칠 인사이트 없고,

그냥 당신처럼

도시 한가운데서 뿌리내리고

잡초처럼 버틴

88년생 여자다.




그러니 나는, 아마도

당신과 비슷한 사람이다.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스스로를

느끼지만 벗어날 힘도 없는,

내 꿈이 뭐였는지 떠올리는게 사치인,

그래도 매일 어떻게든

이 악물고 눈이 벌개지도록

이 삶을 지켜가는 당신.





롸잇테리언은 당신의 거울이다.





예능처럼 함께 웃고,

휴먼다큐처럼 펑펑 울어보자.



그대들을 위한 대본을 써줄게.



3,


2,


1,


On air.







ps.

사실 글 팔아서 내가 받고 싶은 건

돈이 아닐 수도 있다.

한강뷰 아파트 노래를 불렀지만

이번 생에 한강뷰 못 가진다 해도

계속 작가로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