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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Apr 30. 2022

14 데이터야 팩트체크를 부탁해

비판적 사고를 갖기 위한 두 가지 눈

# 01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가짜 뉴스


상생지원금 1,000만 원 지급?!!
가짜 뉴스에 대한 설명을 위해 저자가 1분 만에 생성한 가짜 뉴스 카카오톡 링크

카카오톡 채팅방에 엄청난 기사가 떴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전 국민에게 1,000만 원씩 지급한다는 기사입니다. "오오!! 나도 대상자가 될까?"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지?" 하는 기대감과 동시에 뇌리를 스치는 직감이 있습니다. "혹시 가짜 뉴스 아니야?"


네 그렇습니다. 가짜 뉴스로 사람들이 속는 이른바 "낚였다(낚시에서 고기가 낚시바늘에 걸림을 비유)"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니까요. 우선 궁금함부터 풀어내 보겠습니다. 이 뉴스 썸네일은 어떻게 생성이 된 것일까요? 여러분들도 아래 링크에서 손쉽게 가짜 뉴스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 사람들이 많이 속은 가짜 뉴스 목록까지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은 사람을 낚은 랭킹뉴스

1 [단독] 푸틴, 크림렘궁 사무실서 숨진 채 발견... 러 국영매체 "모든 방법 동원해 타살 확인 중"
2 [NEWS] 야구 선출 유튜버 빠코 프로 구단에 신고 선수로 입단
3 [단독] 최동훈 감독 도둑들 2 제작 확정
4 [속보] 일론 머스크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5 [단독] 부산, 대구 조청 지역 해제 긍정적 검토 중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여러분들께 가짜 뉴스를 생성하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겠죠? 가짜 뉴스를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짜 뉴스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장난으로 가짜 뉴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들다면 그 피해는 심각해집니다.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둘째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정보'라는 것은 데이터 기반해서 생성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데이터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니 중요함을 넘어 생존에 직결되는 능력입니다.



# 02 데이터 기반의 비판적 사고는 오늘날의 생존능력


의심은 해소시켜주면 확신이 되거든


영화 '꾼'의 대사 중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기꾼이 사기꾼을 속이는 속고 속이는 영화인데요. 그냥 영화대사라기보다는 한 번쯤 깊게 고민해볼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는 사기로 속아서 큰 돈을 날리거나, 이뤄두었던 행복을 순식간에 빼앗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뉴스 기사에서 비트코인으로 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코인 투자 고수익 미끼 오픈 채팅·가짜 웹사이트 사기 속출'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업체에서 건넨 웹사이트와 수익률 등을 믿었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건넨 정보를 데이터 관점에서 팩트체크를 한번 해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짜 뉴스에서 진짜 뉴스를 얼마나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다국적 시장 조사 및 컨설팅 회사 Ipsos Group S.A. 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다고 확신한 정도 37%로  27개국 중에서 18위 수준이고, 글로벌 평균 41%보다도 낮습니다.


출처 : Ipsos.  https://www.ipsos.com/ko-kr/ibsoseu-peobeullig-jinjjailkka-gajjailkka-peikeu-nyuseugajj



# 03 비판적 사고를 위해 필요한 두 가지 눈


우리는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흔히 '숲을 봐야 한다' 거나 '나무를 봐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데이터에서 말하는 방식은 독소리와 잠자리를 빚대어 이야기합니다.

높은 하늘에서 나는 독수리는 전체적인 논리와 흐름을 점검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 입장이라면 시장을 예측하고 생산량 확대를 위해 설비를 증설한다던지, 해외사업에 진출할 때 거시적(매크로) 관점에서 시장과 경제의 흐름을 바라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멀리서 내려다보는 시야를 말합니다. 이것이 독수리의 눈으로 바라본 데이터입니다.


반대로 잠자리는 나무와 풀사이를 헤쳐가는 우리 주변을 비행합니다. 실제 일어나는 일들, 주변 현실들을 관찰과 조사를 통해 나의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핵심적으로 도출하거나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혼집을 장만하는 나의 선택과 결정은 세계경제만을 바라보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나의 결혼시기, 자금력, 직장과의 거리, 미래 아이들의 교육환경들에 대한 지인들의 인터뷰가 필요하겠네요. 이것이 바로 잠자리의 눈으로 바라본 데이터입니다.



# 04 팩트체크의 도구는 바로 데이터


우리 앞에 중요한 결정이 있을 때 데이터는 팩트체크의 중요한 도구입니다.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때 보다 구체적인 방법들을 말씀드릴께요.


1) 데이터를 확인하세요

아까 앞서 제가 인용한 데이터를 확인 볼까요?

* 데이터 출처 : 다국적 시장 조사 및 컨설팅 회사 Ipsos Group S.A.
* 데이터 날짜 : 조사 시기: 2018년 6월 22일~2018년 7월 6일
* 조사방법 : 전 세계 27개국 성인 남녀(미국, 캐나다 18~64세/그 외 16~64세) 온라인 패널 조사
* 샘플 크기 : 호주.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 일본. 스페인. 미국 1,000명+@, 외 500명+@

만약 제가 처음 보여드린 가짜 뉴스를 생성했다면 여러분은 구별하셨을까요? 제가 악의적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냈다면 데이터의 출처는 동일하게 하고, 그 안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를 1위로 바꿨을겁니다.

, 90%의 동일한 데이터 + 10%의 데이터를 조작한다면 그것에 대한 사실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기반 비판적 사고에서 데이터 출처, 조사기관, 조사날짜, 조사방법, 샘플 크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데이터를 비교해 보세요

동일 주제를 다루고 있는 다양한 매체, 기관에서 제시한 값을 비교해보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첫 번째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는 방법보다 시간과 노력이 덜 들어 선호되는 방식입니다. 유사한 콘텐츠를 온라인 상에서 검색해보고 해당 기사에서 인용하는 데이터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가 그 결론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해 보는 것이 데이터를 바라보는 비판적 사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주장인가? 사실인가? 판단해보세요

초등학교 국어시간에 이런 문제를 받으신 기억이 있으실 거예요.

다음 문장을 읽고
주관적 주장에는 '주장', 객관적 사실에는 "사실"이라고 적으세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무엇이 주장이고 무엇이 사실인지 구분하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데이터 기반 결과 그래프나 이것들로 구성된 어떤 리포트, 기사 등을 확인할 때 주장과 사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하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시간에 따른 집값 그래프를 보고 데이터를 해석해보세요"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10명 중 8명은 그래프에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데이터를 해석합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와 이로 인해 말하는 이가 도출하는 주장 '결론'으로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4) 논리적 사고 절차를 확인

논리적 사고는 데이터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우리는 앞서 스토리 텔링과 데이터의 사랑이야기도 만나보았고, 연구논문에서 논리적 사고 과정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해 배웠습니다. 논리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에 대한 원인을 분석합니다. 분석된 결과를 사실에만 기반해서 해석하고 그것을 가지고 결론을 내리는 방식 이 과정을 검증하고(독수리의 눈), 세부적으로 쓰인 데이터(잠자리의 눈)를 검증하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데이터 문해력은
오늘날 시민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이자 생존능력이다.


끝으로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짜 뉴스, 사기 등 우리에게서부터 소중한 것을 앗아가는 위험으로부터 우리는 지키는 능력은 바로 데이터 문해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와이프 친구 남편의 월급은 어째서 나보다 항상 많을까?ㅠㅠ" 대해 재미있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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