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의 과제와 미래

현업관점에서 본 제1회 Humanoid TechCon(휴머노이드 테크콘)

by 정경문
어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한 우리나라 제1회 Humanoid TechCon(휴머노이드 테크콘)에 다녀왔습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엔비디아, 서울대학교 등에서 연사분들이 와주셨고, 로봇산업 종사자분과 잠재수요처에서 많은 분들이참석하셨습니다. Well-Organized 된 훌륭한 행사였네요. 감격이 가시기전에, 각 연사분들이 주신 인사이트를 로봇 현업 관점에서 정리한 내용을 공유해 봅니다.


1. Building Trustworthy Humanoids for Real Operation


불확실성은 안전과 신뢰성의 첫 번째 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에 실제로 투입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술 완성도가 아니라 신뢰성이다. Boston Dynamics의 Federico는 로봇의 성능이 아무리 높더라도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존재한다면 산업 현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간과 동일 공간에서 작업하는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기계 안전을 넘어 행동 안전, 의사결정 안전까지 포함한 통합적 안전 설계가 필요합니다. 로봇 산업 초기 단계에서 신뢰 확보가 시장 확산 속도를 결정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되었습니다.

principles of safe operations

신뢰성 확보는 하드웨어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센서 오류·제어 오류·환경 인식 오류 등 다양한 실패 가능성을 사전에 정의하고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기능 안전 개념과 유사하지만, 휴머노이드는 훨씬 더 많은 자유도와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안전 설계가 요구된다. 실제 운영 데이터 기반의 검증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제품 출시 이후에도 신뢰 문제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실패하는가”에 달려 있다.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술, 실패를 제어 가능한 범위 안에 두는 설계, 그리고 운영 중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개선하는 데이터 기반 피드백 구조가 향후 휴머노이드 플랫폼의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2. Educating Humanoids to Work in the Real World


“휴머노이드 교육에는 양질의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6가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Six Methods of Humanoid Education

Tomorro Robotics의 장병탁 교수/대표님은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로봇을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했습니다. 시뮬레이션 환경만으로는 실제 환경의 다양성과 불확실성을 모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 실제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며, 특히 작업 수행 과정에서 생성되는 행동 데이터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되었습니다. 로봇이 다양한 환경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루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휴머노이드 학습을 위한 주요 방법론으로는 인간 시연 데이터를 활용한 imitation learning, 시뮬레이션 기반 사전 학습, 실제 환경에서의 온라인 학습, 합성 데이터 생성, 그리고 멀티모달 센서 데이터를 결합한 통합 학습 구조가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합성 데이터는 초기 학습 비용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결국 성능을 결정하는 것은 실제 환경에서 축적된 데이터라는 점이 생각을 같이 했습니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에서 데이터 확보가 기술 경쟁력 그 자체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휴머노이드 산업은 알고리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누가 더 많은 실제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학습 구조에 반영할 수 있는가가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며, 향후 로봇 제조사뿐 아니라 데이터 생산 기업과 현장 운영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AI 개발 관점과 같았습니다.




3. Practical Lessons Deploying Humanoid Robots

“산업현장에서 고객의 스탠다드는 매우 높다.
필요한 역할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며,
형태는 휴머노이드가 될 필요는 없다.”


Agility Robotics의 Kevin Reese 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산업 현장에 배치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기술보다 운영이 더 큰 과제다 라는 점을 말했습니다.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의 안정성과 반복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채택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죠. 특히 산업 고객은 실험적인 기술이 아니라 즉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요구하기 때문에 로봇의 적용 범위를 매우 제한된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접근이 좋았습니다.

로봇분류.png 현장에 로봇을 도입하는데 필요한 질문

또한 모든 작업이 반드시 휴머노이드 형태일 필요는 없다는 점도 중요한 메시지였는데요. 특정 작업에서는 고정형 로봇이나 특수 목적 로봇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으며, 휴머노이드가 선택되는 이유는 인간 작업 환경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고객 관점에서 “왜 휴머노이드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만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무조건 AI, 무조건 휴머노이드를 외치는 무지성 도입은 지양해야 하는데, 우리 주변에 꼭 있습니다. Hype Cycle에서 미끄러져 내려올 수밖에 없죠.


현장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도 강조되었다. 실제 환경에서 수집된 작업 데이터는 로봇 성능 개선뿐 아니라 고객 신뢰 확보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운영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휴머노이드의 경제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Physical AI & Robot Safety Landscape


AI의 실패를 다섯 가지로 정의하고 피지컬 AI의 불확실성을 구조화한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V&V Fly wheel


“안전이란 무엇인가, ISO/IEC TS 22440"

Physical AI 시대에 로봇 안전은 단순한 하드웨어 보호 개념이 아니라 AI 의사결정까지 포함한 시스템 안전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연사 NVDIA의 부사장 Riccardo Mariani는 국제 표준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AI 기반 로봇의 실패 유형을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설계 단계에서 관리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주목할 점은 AI의 실패를 다섯 가지로 정의하고 피지컬 AI의 불확실성을 구조화한 것이었는데요. AI 실패 유형은 1) 인식 오류, 2) 판단 오류, 3) 제어 오류, 4) 시스템 통합 오류, 5) 인간-로봇 상호작용 오류로 구분되어 관리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구조화 작업이 이루어져야만 산업 현장에서 안전 인증이 가능해진다고 했습니다. 기존 산업 장비와 달리, AI 시스템은 환경 변화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 검증 역시 지속적인 데이터 기반 평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안전은 기능이 아니라 아키텍처 문제라는 메시지가 강조되었다. Safety-by-design 접근 방식이 적용되지 않으면 로봇 산업은 규제 장벽을 넘기 어려우며,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 안전 스택을 표준 플랫폼 형태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산업 흐름으로 제시되었습니다. 다음 연사에서 그 부분이 확실해졌습니다.




5. Safety & Legal Issues for Humanoid in Korea


“휴머노이드 사고 시 중대재해처벌법 이슈,
로봇의 눈과 귀는 개인정보보호법 이슈”


중대재해처벌법과 휴머노이드 로봇

Yoon&Yang 법무법인의 Jihoon Park 연사의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는 연설이었습니다. 한국어로 하셨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휴머노이드 도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법과 제도 문제라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로봇이 수집하는 영상·음성·행동 데이터는 개인정보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 감시 문제와 연결될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로봇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중요한 리스크로 지적되었다. 운영 기업,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중 어느 주체가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기업들은 초기 도입을 주저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법제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산업 확산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기술 개발과 함께 제도 설계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며, 안전 가이드라인과 개인정보 처리 기준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메시지가 강조되었습니다. 휴머노이드 산업은 기술 산업이면서 동시에 규제 산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네요.




6. K-Humanoid Pilot: 2025 Results & 2026 Plan


“산업계의 노력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결국 수요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연사 KIRIA Joel Ryu는 국내 휴머노이드 파일럿 프로그램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플랫폼 개발, 산업 실증,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소개하였습니다. 여러 기업과 대학이 참여하여 물류, 조작, 보행 등의 작업을 중심으로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산업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원격 조작, 강화학습 기반 보행, 양손 조작 기술핵심 기술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축적되고 있으며, 장시간 현장 운영을 목표로 한 다음 단계 연구가 계획되고 있다. 이러한 파일럿 프로젝트는 기술 검증뿐 아니라 산업 수요를 발굴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결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성패는 기술 완성도보다 실제 고객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산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작업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술 발전 속도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수요 중심의 프로젝트 설계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메시지가 제시되었습니다. 결국 AI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케이스가 중요합니다. 도메인 지식을 가진 산업계 종사자 여러분이 중요합니다.




생각의 마무리


CES 2026에서 지펴진 불꽃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산업적 관심과 기대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만으로 시장이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현업관점에서 중요한 핵심이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주어진 과제 법, 수요, 기술의 균형적인 발전


로봇의 안전과 신뢰성이 먼저 정의되어야 하며, 그다음 단계로 로봇을 교육하기 위한 양질의 데이터와 실제 현장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안전 가이드라인과 표준이 빠르게 정립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아직 명확한 대규모 수요처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감이 기술 발전 속도보다 앞서 있다는 점도 중요한 시사점이었습니다. 휴머노이드 산업의 미래는 분명하지만, 기술·법·시장이라는 세 요소가 동시에 맞물릴 때 비로소 본격적인 산업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점을 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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