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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민 Jun 25. 2020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영역, 그 광활한 자연으로.

나의 몽골 이야기Ⅰ

 광활한 초원이 존재하며, 다양한 동물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그곳. 나는 언젠가 다시 그곳으로 떠날 것이다.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해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드넓게 펼쳐진 초원, 그 초원을 누비는 동물들, 동물들의 젖에서 짠 갖가지 우유. 대충 이 정도일 것이다. 나도 그랬다. 몽골에 대해 아는 것도, 관심을 가져본 것도 딱히 없었다. 그런 내가 몽골로 발걸음을 향했다.

 작년 여름, 그러니까 2019년 여름에 나는 몽골로 선교를 떠났었다. 처음 몽골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은 교회 언니 Y가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몽골 선교 사진을 보고 나서였다. 아무것도 없는, 오직 잔디만이 존재하는 그 넓은 들판 위를 누비는 사람들의 모습.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주는 그곳. 살면서 과연 볼 날이 있겠냔 생각이 들 정도의 광활함을 가진 놀라운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곳. 나는 궁금했다. 이 모든 것을 가진 몽골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해서 나의 첫 선교지는 한국에서부터 2,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몽골’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내가 당시 몽골에서 보고 느낀 것들, 경험한 일들을 적고자 한다.



 7월 3일 새벽, 우리는 ─나를 포함한 몽골 선교팀─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일 저녁 인천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몽골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것이었다. 나는 해외를 나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그 나라의 냄새를 폐 속으로 깊숙이 들이마시는 일이었다.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공항 밖으로 나가 그 나라의 공기를 가슴 깊숙한 곳까지 들이마셨다. 아, 몽골에 왔구나, 이게 몽골 냄새구나. 그때서야 나는 몽골에 도착했음을 실감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모린다와 지역의 작은 교회, 모린다와 교회로 향했다. 버스가 달리는 도로는 포장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했으며 차는 몹시 흔들거렸다. 차가 흔들릴 때 요동치는 느낌이 차 시트에 붙어 있는 엉덩이를 타고 점점 올라와 머리끝까지 도달했다. 한국에서 느꼈다면 불쾌했을 승차감이 몽골에서 느껴서일까, 오히려 몽골과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이 미치자마자 솜사탕을 들고 놀이공원을 누비는 것처럼 설렘이 내 몸을 감쌌다. 버스 창문 바깥으로 펼쳐지는 도로와 초원의 경계, 점점 떠오르기 시작하는 아침 해 또한 마음에 따듯한 햇볕을 드리우며 기분을 한껏 들뜨게 했다.

 버스를 타고 10여 분의 시간을 달린 후, 린다와 교회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피곤함을 뒤로한 채, 바리바리 싸 온 짐을 풀었다. 그런 다음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잠을 자기 위해 침낭으로 들어가 누웠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얼른 나가서 몽골을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순간 바깥에서는 뛰어노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들개의 짖는 소리, 바람이 휘날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는 그 소리를 오르골의 자장가 삼아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몽골에 도착했다.






- [내일 만나! 나의 몽골 이야기 Ⅱ]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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