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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l 05. 2022

우기(雨期)

일 년 중 비가 많이 오는 시기

많은 비가 내렸다.



어른들 말씀에 

아이들이 자라면서 여러 시기들을 겪는데,


개중에 부모의 관점에서 

아이들의 사춘기가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한다.


'마음을 단디 먹어야 한다고.'


내 아이는 고작 다섯 살.


최근 장맛비가 쏟아지는 걸 보며

'하늘이 내 마음을 대신해서 시원하게 울어주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적잖은 위로를 받기도 했다.



마음이 더 그렇다.  



다섯 살 아이는 여전히 기관지염이 자주 찾아온다.

돌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녀서인지

반년은 늘 감기를 달고 다녔다.


아이의 육체적 괴로움은 

부모로서 참으로 지켜보기 어렵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


아이의 분리불안을 겪으면서

세 살, 네 살 그리고 다섯 살

내가 헤아릴 수 없는 아이의 불안과 괴로움은

나의 가슴을 후벼 판다는 것을.


어쩌면  

부모가 두려워하는

사춘기 기간은


아이의 내외적인 부분들이 격변하는 시기

성장통이 지속되는 나날들 


부모는 헤아릴  없어 

답답하고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짐작 해본다.



결국 원인은 나였다.



양육 서적에서 

자주 하는   하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책하지 마세요."

인데,


아이에게 전부인 엄마,

결국 나의 존재가

아이의 불안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여러 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내게는

분리불안이 다.


안전 과민증이 있어 

자주 조바심과 염려로 아이를 대한다는 사실


아이 옆에서

이건 하지 마. 저건 위험해.’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이런 엄마를 둔 아이들은

엄마와 분리가 될 때에

'혹여나 엄마가 잘못되지 않을까'

라는 불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선택은 본인의 몫



 주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답답함에 

아무것도   없는 듯한 

무기력증에 시달렸는데,


해답을 찾았다.


다시 원점으로


"의연하게"

"별거 아니게"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


상상해보니 이 것이 더 무서웠다.


나는 선택하기로 했다.


나를 자책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것에 대해서 호들갑 떨지 않고

의연하게  마음밭부터 정비하기로 


이 다짐이 습관이 되어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나를 성장시키는 아이



아이를 키운 경험이 길지 지만 

아이를 갖는 순간부터 내가 눈을 감는 훗날까지 

기쁜 순간도 고된 순간도

끊이지 않겠지.


하지만

아이가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소중하고 귀한 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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