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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l 05. 2024

오늘도 무사히 살아냈다

결국 오늘이 모여


 "딸아, 어제에 미련을 두거나 너무 그리워하지 말고,

미래만을 대단히 기대하며 기다리지 말고,

그저 현재, 지금 이 순간을 귀하게, 감사히 살자."



오늘만 생각할래. 



요근래 하루도 빼먹지 않고 겉과 속이 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 내 자신에게 그리고 특별히 첫째 딸에게 하는 말이다.


옛시절이 그리워 울고, 미래의 특별한 이벤트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 딸에게.


딸에게 여러번 이야기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스스로 되내이는 말이 되었다.



상황은 늘



이제 둘째를 출산한 지 정확히 152일이 지났고,

6살인 첫째 딸은 사춘기 소녀처럼 하루에도 여러번, 아니 매우 자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남편은 주중엔 안부 인사만 전할 뿐, 올해 유난히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해서 보기 어려워졌다.그리고 나는 출산휴가 한 달을 보낸 뒤, 집에서 출근중(WFH)이다.


새벽에는 수유하느라,

아침에는 첫째의 등원 준비와 유치원 가기 싫어하는 감정을 케어하느라

두시간을 고군분투하다가

아이를 등원시킨 후 바로 출근한다.


퇴근하기 무섭게 첫째와의 짧지만 진한 시간을 보내고, 둘째 아이의 선생님이 퇴근하면 둘째 아기와 바톤터치하며 분주한 저녁을 보낸다.


그렇게 버티다가 밤이 오고,

잠깐이나마 두 아이의 취침 시간이 겹치면,

하루 종일 긴장했던 가슴을 깊고 큰 한숨으로 내쉬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속된 곳 없이 불안했던 시간을 뒤로 한 채,

어느 작지만

외국계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다.


한 달이라는 출산 휴가에,

육아휴직은 꿈도 못 꾸는 상황에 어려운 마음이 들다가도,


"그래. 그 덕에 둘째 선생님을 모시기라도 하지. 혼자 24시간 둘을 감당했다면 어쩔 뻔했어."

라며 스스로 위안 삼기도 한다.



힘든게 당연하잖아



아는 지인은 여덟 살 터울을 두고 둘째를 출산하고는 이렇게 다짐했다고 했다.


"힘든게 당연해. 아이가 새벽에 열 번이고 우는건 당연해. 그럼에도 두 번만 깨서 운다면? 대단히 괜찮은거지."


'왜 이렇게 힘들지?'

라고 생각할게 아니라,

매일을 잘 살아내는게 원래 힘든거지. 그래도 잘 살아내면 칭찬할 일이고.


이런저런 해프닝이 있었던 오늘이 지나간다.

그래도 오늘 무사히 잘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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