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책 나오면 나 줘!

by 위수정 기자

책을 쓴다고 하면 대게 듣는 말은 딱 두 가지다.


“어떤 책?”

“책 나오면 나 줘!”


전자라면 나는 어떤 책인지 신나게 이야기를 늘여 놓기 시작할 거고, 후자라면 살짝 의심의 눈초리를 일단 날린다.

“살 거야?”

나를 장사꾼이냐고 매정하게 몰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나올 책을 그냥 달라는 지인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재능 기부로 책을 쓰고 살아야 하나 눈앞이 깜깜해지면 상대방은 한마디 더 보탠다.


“어차피 책들 작가 집에 엄청 쌓인다는데?”


나는 그럼 역으로 이렇게 되묻고 싶어 진다.


“너네 회사 제품 어차피 재고 남을 건데 나 줘!”

“네가 들어가는 이번 기획은 월급 안 받고 그냥 해보는 건 어때?”


이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한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나는 땅 파서 일을 하냐”라고 빽 소리를 지르고 싶지 않은가.


대부분의 작가, 창작자들의 기분이 이렇다.

‘이 작가 좀 예민하네?’라고 무작정 욕을 하기 전에 역지사지로 한 번만 돌이켜보면 그 작가의 마음이 이해가 될 것이다.


번외 편으로 “글은 어느 정도 썼어?”라고 자꾸 물어보지 말아 달라. 자신과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니까 신기한 것은 알겠는데 “너 회사 일은 어느 정도 됐어?”라고 계속 질문을 받을 때 기분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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