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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Feb 24. 2021

'외쳐, 조선!' 문은수X박정혁 "성장판 같은 작품"

[인터뷰] '외쳐, 조선!' 문은수X박정혁 "성장판 같은 작품"

박정혁, 문은수.(제공=PL엔터테인먼트)

다음은 2월 19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제작 PL엔터테인먼트)은 지난달 11일에 열린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이상), 안무상(김은총 안무감독), 남자신인상(이준영)의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3관왕을 차지한 작품이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외쳐, 조선!’)은 올해 이준영이 남자신인상을 수상하고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양희준과 김수하가 남녀신인상을 수상하며 신인 등용 작이 되었다. 그런 의미로 뮤지컬 ‘외쳐, 조선!’의 올해의 캐스팅에도 눈길이 가는 이유다.


박정혁은 ‘외쳐, 조선!’이 뮤지컬 첫 데뷔작이며 문은수에게는 데뷔 10년 차에 만난 작품으로 의미가 크다. 열린뉴스통신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박정혁과 문은수를 만나 ‘외쳐, 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박정혁은 입대를 앞둔 일주일 전에 지금의 회사와 계약을 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페스티벌 막내 스태프처럼 배우 차량 주차하고 연습실 협조 구하고 악보 프린팅하면서 정신없이 지냈는데, 송혜선 대표님이 저한테 선물 줄 거 있다고 하시면서 보자고 하셨다. 이때 저한테 "꿈이 뭐냐"고 물으셔서" 배우로 뮤지컬, 드라마, 영화 다 하고 싶다"고 답했는데 대표님이 배우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하셔서 너무 놀랐다. 눈물이 나올 거 같은데 이 상황이 믿기지 않고 "우와"하는 순간 군대에 갔다”며 웃었다. 이어 “작년 7월 7일에 전역을 하고 PL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뮤지컬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때 ‘외쳐, 조선!’ 지방 공연에서 앙상블로 하려고 했다. 연습실 상황이 갖춰져 있지 않아 혼자 공연 영상을 보면서 안무를 따고 한달가량 연습을 하고 지방 공연 연습이 일주일 잡혀있어서 연습하는데 공연 이틀 전에 대표님께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서울 공연에서 ‘단’으로 출연하게 될 거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여수와 대전 공연에서는 앙상블로 하고 이번 서울 공연에서는 ‘단’을 하게 됐다”며 설명했다.


문은수는 “컨셉추얼 씨어터 뮤지컬 ‘흔해빠진 일’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어느 분께 문자가 와서 ‘외쳐, 조선!’ 오디션을 볼 수 있냐고 받았다. 오디션 콜이 온 게 처음이고 ‘외쳐, 조선!’은 제 친구들이 좋아하는 뮤지컬이라 정말 깜짝 놀랐다. 오디션이 이틀 만에 있었고 ‘흔해빠진 일’에서 니나 역할이 어려워서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았지만 실제로 오디션을 재미있게 보지 못했지만 재미있게 보자는 마음으로 봤는데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박정혁.(제공=PL엔터테인먼트)


다음은 박정혁과 문은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박정혁과 문은수가 바라보는 ‘단’과 ‘진’은 어떤 사람인가.


정혁 - 단이 역할 자체가 사람들에게 후레자식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누구보다 자유롭게 시조를 읊는 세상을 바라는 낭랑 18세 캐릭터에요. 저랑 닮은 부분이 많은데, 1막에서 단이가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박정혁이고, 2막에서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진짜 저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두 가지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어요. 특히 단이 “이리 오너라”하면서 남들 앞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고 뚜드려 맞는 게 제가 남들 앞에서 보이는 모습과 닮아있더라고요. 남들의 시선을 충족시키려고 하는 게 딱 단이 모습이에요. 단이는 외로움을 감추고 있는 사람이고, 외로워서 사람들 앞에 나섰지만 사고치고 다니기도 하고요. 또 남들 앞에서 ‘이 사람 웃겨야지’라는 마음도 있고요. 2막에서 ‘새로운 세상’ 리프라이즈에서 무너져 내려서 "다시 돌아와, 내 탓이야"라고 말하며 아픔을 가진 부분도 닮은 거 같아요. 저도 외로움을 많이 타요. 그런데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면서 외로워해요. (웃음)


은수 - 처음에 진에게 다가갔을 때 김수하라는 배우가 있어서 너무 멋졌어요. 제가 수하 언니 팬이기도 한데 수하 언니는 그 자체가 진 같고 평소에도 그래요. 제가 조선시대 여성에 대해서도 찾아봤는데 핍박도 많이 받고 어려움과 아픔이 많았을 텐데 그걸 견뎌내고 무대에 나온진이 강한 게 저랑 솔직히 안 닮았더라고요. 저는 걱정도 많고 눈치도 보고 진이는 안 그래서 수하 언니를 보면서 당차고 소신 있는 모습을 닮고 싶었죠. 그런데 수하 언니를 따라한다고 해서 따라할 수도 없고 제 안에 뮤지컬 ‘제이미’때 ‘프리티’가 왕따처럼 보이지만 용기를 줄 수 있고 소신 있고 올바른 친구였던 거 처럼 프리티랑 진도 어느 정도 닮아있더라고요. 저도 뮤지컬을 아역부터 해오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걸 이겨내기의 과정까지 생각해보면서 진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에 초점을 맞췄어요.


문은수.(제공=PL엔터테인먼트)

Q. ‘외쳐, 조선!’의 연습실 분위기가 그렇게 활기차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정혁 - 휩쓸리면 큰일 나겠더라고요. 런을 돌 때도 선배님들께서 말도 안 되는 포인트에서 웃음을 살려서 극대화하는데 저도 동요됐어요. 그때 저는 제가 할 것도 못 찾았는데 그 와중에 저기에 웃고 싶기도 하고요. 아이디어를 툭 던지면 바로 표현하시는데 그냥 보기엔 노는 거 같지만 이분들의 합이 장난 아니었어요. 장난처럼 시작해서 장면으로 만드시더라고요.


은수 – 연습을 하다 보면 제 생각 보다 잘 안 돼서 짜증나는 경우가 있었어요. 1막을 수하 언니가 하고 2막을 제가 할 때 재형 오빠(김재형)께서 이금결 마술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어주시더라고요. 경수 선배님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이 말을 꼭 해달라고하시더라고요. (웃음)


Q. 둘 다 새로 합류하다 보니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을 거 같다.


정혁 - 수하 누나(김수하)와 희준이 형(양희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요. 희준이 형은 제가 연습할 때 정혁 노트를 만들어서 제가 장면 하는 걸 적어서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 지, 느낀 점을 다 적어서 주셨어요. 코멘트가 많이 있었는데 직접 얘기하면 제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제 대본에 꽂아두거나 같이 읽으면서 형 생각을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또 형이 노래를 0.5배속으로 부르면서 안무 디테일을 잡아주기도 하고 연습이 끝났는데도 남아서 저를 도와줘서 다들 “양희준 맞냐”고 놀라시더라고요. 수하 누나는 무대에서 항상 저를 봐줘요. 첫 공연 날에도 ‘너 오늘 놀 자신 있어? 너 오늘 놀 거야, 잘할 거야’라고 하면서 딱 나가서 조명에 비친 수하 누나를 보는데 눈물이 날 거 같더라요. 누나께서 제가 눈치를 너무 보니까 ‘미움받을 용기’ 책을 선물로 주시기도 했어요.


은수 – 십주 역의 창용 오빠(이창용)와 경수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나의 길’ 넘버가 저에게 어려워서 스트레스받았는데 연습 때도 나올 거 같으면서도 안 나와서 힘들었는데 선배님들 눈에는 그게 다 보였겠죠. 이때 창용 오빠가 어깨를 두드려주면서 제가 먹는 걸 좋아하니까 먹는 이야기 해주시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셨고, 경수 선배님은 제가 연기적으로 세세하게 배워야 하는 단계이다 보니 ‘나의 길’을 하고 나면 소대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그러면서 “잘했어, 좋았어. 오늘은 좀 힘이 들어갔지?”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알려주세요. 두 분 다 너무 감사하답니다. 


박정혁.(제공=PL엔터테인먼트)


Q. 각자에게 골빈당은 어떤 의미인가.


은수 – 또 다른 가족이요. 맨 마지막 장면에 저의 아버지 흥국이 있고 골빈당이 마주하고 있는데 저는 이 장면 전부터 대기해서 계속 보고 있어요. 뭔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함이 있죠. 아버지는 죄인이지만 어쨌든 제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피를 나눈 가족이고 골빈당은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가족이라, 골빈당은 또 다른 가족이죠.


정혁 - 가족이라는 의미는 작품 내에도 있지만 단에게 골빈당은 안식처에요. 처음 울타리 안에서 단이가 갖게 되는 소속감도 느껴지고요. 단은 가족을 모르기 때문에 가족의 의미를 참뜻으로 못 느끼겠지만 골빈당 안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무대 위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정혁 - 앙상블일 땐 골빈당의 ‘골빈당’이 미칠 거 같았아요. 군대 막 전역해서 ‘부숴주겠어, 다 보여주겠어’라는 마음으로 나갈 준비를 하며 이 장면에서 심장이 터질 거 같았어요. 제가 가진 전부를 쏟아낸 장면이었죠. 지금은 ‘놀아보세’에요. 사람들 안에서 어우러져서 그 안에서 단이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게 그 순간 카타르시스가 좋아요. 부채를 피고 북촌의 세도가를 읊을 때 더 집중 받는 느낌이죠.


은수 - 골빈당 사람들과 교감하며 십주 삼촌의 달라지는 애드립을 받을 때 재미있어요. 또 ‘나의 길’에서 불안하고 힘들어하며 고민이 많았다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자기의 소신을 발언하고 외칠 때 점점 느끼는 감정이 달라져요. 여기서 희열을 느껴요.


문은수.(제공=PL엔터테인먼트)


Q. ‘외쳐, 조선!’이 본인에게 어떤 공연으로 기억이 될 거 같은가.


정혁 – 우선 저의 데뷔 작품이죠. 2018년에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갈라 무대로 처음 공개될 때 저는 스태프로 있었고, 그다음에 쇼케이스로 올라올 때부터 초연과 지금까지 관객으로 있다가 이제는 단으로 주인공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포지션으로 ‘외쳐, 조선!’과 함께 해왔는데 단 역할은 처음부터 욕심이 났었어요. 노래도 좋고, 춤추고 랩하고 마지막 연기에는 눈물이 나는 게 모든 게 빠지지 않고 밸런스가 좋은 역할이죠. 그런데 막상 하게 되니까 무서움과 걱정이 밀려왔어요. 같이 성장을 해왔지만 더 가까워지니까 더 무서워진 거 같아요.


은수 - 이제는 실감이 나기는 하지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고 성장판 같아요. 또 용기인 거 같아요. 진의 대사에서 “이름 모를 이 꽃이 강한 용기를 준대”라는 말을 다이어리에 쓸 정도로 용기가 정말 필요했어요. 진을 하려면 더 단단해져야 할 텐데 저는 아직 여리고 물렁거리니까 용기인 거 같아요.


한편,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4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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