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릴 미’ 김현진, 연기 잘해, 글도 잘 써 ‘팔방미인’이 따로 없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김현진 인터뷰에 이어서)
김현진에게는 ‘팔방미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거 같다. 여러 방면에서 능통하다는 의미로 말이다.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글도 잘 쓴다. 작년에 문체부 장관상을 받았다는 김현진은 “2019년에는 배우 김현진이 아닌 인간 김현진으로 글을 썼는데 상을 받았어요. ‘꿈의 오케스트라’ 주제로 공모전에 작사한 곡을 냈는데 1등을 했죠. 성탄절 칸타타도 출판되었고, 평소에 시 쓰는 걸 좋아해요. 대본도 하나의 시인 거 같아요. 함축된 단어도 많고, 단어 하나하나와 행간의 의미를 찾는 게 재밌어요. ‘굳이 왜 이 표현을 썼을까’ 생각하며 말값, 행동값을 찾아나가는 연습실이 너무 재밌어요”라며 ‘작가’ 김현진의 면모를 보여줬다.
선한 얼굴로 사근사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김현진에게 악역은 어떨까. “제가 그래서 리차드 역도 준비한 건데...‘쓰릴 미’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웃음)”라며 이어 “뮤지컬 ‘영웅’할 때 양준모 선배님과 같이 살았었다. 그때 선배에게 ”우리가 이런 나쁜 역할을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더니 선배님이 ”악이 악을 연기할수록 선한 역할이 드러나는 것이며, 누군가 어둠을 잘 표현할수록 빛이 잘 드러난다“고 해주셨어요. 악역만 나오는 공연을 할 때도 악역이 악역다워야 공연을 보고 나왔을 때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착한 역할들로 많이 인사 드렸으니 악의 연기로도 보여줄 날이 있을 거예요. 제가 사실 정색하고 있으면 한 싸늘하거든요”라며 김현진의 악역 연기의 기대를 높였다.
본인이 네이슨이라면 절대 ‘그 일’을 못할 거라고 했는데, 네이슨을 연기할 때 힘든 부분으로 “저는 죄책감에 못할 거 같은 행동을 네이슨은 자꾸 한발 앞으로 나아가요. 심지어 한발 앞서가요. 저에게 이런 모습도 없고 일반 사람이라면 생각하지도 못할 일을 하는데 어떻게 연기해야 관객들이 ‘네이슨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생각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모습을 찾아갈 때 희열을 느껴요”라고 언급했다. 김현진이 네이슨으로 어떻게 행동의 타당성을 찾아가는지 관전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김현진은 무대뿐만 아니라 매체로 나가고 싶어 했다. “얼마 전에 제가 연기한 화면을 보면서 목소리를 씌우는 작업을 했는데 매력이 있더라고요. 제가 제 무대를 절대 못 보는데, 드라마나 영화는 제가 연기하는 걸 볼 수 있잖아요. 기회가 되면 드라마와 영화도 하고 싶어요” 무대 위의 김현진 뿐만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서 그를 볼 날이 기다려진다.
마지막으로 김현진은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이 연기를 통해서 조금씩 열렸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버스 하차 벨을 못 눌러서 종점까지 간 적도 있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을 못 해서 엄마가 뭐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 모르는 사람과도 잘 지내고, 거절 당할까봐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추상미 선배님께 이런 성격이 싫다고 했는데, 배우 하기에 너무 좋은 성격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내성적인 사람들의 특징이 예민하고 섬세하잖아요. 감정에 좀 더 공감을 잘하고, 자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스스로 많이 알아 가고 있어요.”
김현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런 섬세함은 어디서 오나 궁금했는데, 자신이 단점이라고 생각한 성격이 장점으로 극대화되는 부분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배우 김현진이 아닌 작가 김현진으로의 앞으로의 활동도 궁금해진다.
한편, 김현진은 현재 뮤지컬 ‘쓰릴 미’에서 네이슨 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으며, ‘쓰릴 미’는 3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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