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옷소매' 이준호 "역사적 사실이니 머리 싸매고 공부해"
다음은 1월 5일에 나간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인터뷰①에 이어집니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연출 정지인 송연화/극본 정해리/제작 위매드,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로 이준호, 이세영, 강훈, 이덕화, 장혜진, 오대환 등 연기력을 입장 받은 배우들의 연기의 장을 펼쳤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은 전국 시청률 5.7%로 시작해 방송 4주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에 힘입어 전국 17.4%로 종영하며 첫 회 대비 3배 상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왼손잡이인 이준호는 이산을 닮기 위해 오른손잡이로 말타기, 붓글씨, 예절교육을 받았다. 왕세손일 때는 위엄은 있으나 아직은 왕이 아닌 패기 넘치는 총명한 눈빛을 가지려고 했고, 왕세손 입지에도 불구하고 불안했던 시절과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협을 느끼는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어서 감정 표현을 크게 하지 않으려고 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는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제작진 모두가 머리를 싸매고 사실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역사적인 자료를 찾아 공부한다 한들 완벽한 공부가 되지 않고, 우리가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를 알 수 없죠. 그래도 최대한 사실을 기반으로 드라마를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에 드라마적인 허용의 선을 잘 찾으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왕과 궁녀가 대화를 할 때 원래는 궁녀가 왕을 쳐다볼 수 없지만, 드라마에서도 쳐다보지 않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으니 이런 드라마적으로 허용되는 부분을 찾았죠. 어도를 밟는 것부터 공수와 예법을 많이 찾아보고 노력했어요. 정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책을 봤는데도 잘 모르겠어서 연기할 때 이래도 되는 건지, 저래도 되는 건지 질문을 끊임없이 했고, 저의 스타일 대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준호는 ‘옷소매’로 함께한 이세영에 대해 “서고에서 만남이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었는데 세영 씨가 덕임이의 모습을 준비하고 연구해온 것에 감명받았다. 이 모습을 보고 저 역시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했다”고 칭찬했다. 또한 “내금위장의 오대환 형님과 촬영은 내내 웃고 즐거웠다. 대본을 기반으로 한 애드립이었지만, 어떻게 이런 애드립을 준비해오셨을까 싶을 정도로 기발한 대사를 준비해오셨다. 저도 나중에 지지 않는 애드립을 해보고 싶었지만, 왕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도승지 역의 훈이랑도 서로의 캐릭터가 되어서 편안하게 촬영을 했다. 이덕화 선생님은 제가 본받을 게 워낙 많은 선배님이다. 11, 12회의 편전 씬을 17시간 정도 하루 종일 찍었다. 저도 계속 무릎을 꿇고 있고, 중전, 덕임이, 제조상궁님 등 모두가 나오는 신을 오랫동안 촬영을 했는데 영조 역의 이덕화 선생님께서 한번을 지치지 않으시고 모든 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치시더라.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고 한 번도 밖에 나가 쉬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 있는 선배의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함께한 배우들의 모습을 돌이켰다.
아이돌 그룹 2PM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연기자로 변신한 이준호 앞에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는 종종 붙는다. 이제는 어엿한 연기자의 모습이 보이지만, 이런 수식어가 따르는 것에 속상하지 않냐고 물으니 “연기를 시작한 지 9 년차가 되었지만 아이돌 출신 배우라고 붙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연기에 대한 평가와 저의 출신에 대해서는 연기할 때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철저히 그 인물이 되는 것밖에 없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옷소매’는 역사에 기반한 사실로 엔딩을 맞이해 많은 시청자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준호는 “마지막 회를 보고 이산을 편안하게 놓아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그게 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죽어서 만나는 슬픈 엔딩이지만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먹먹함이 크게 남아서 한참을 이렇게 갈 것 같다. 저는 드라마 캐릭터와 스스로를 왔다 갔다 하는 노하우가 부족한 편인데 연기할 때 도움은 되는 편이다. 지금도 제가 정조여서 여운에 남아있는 게 아니라 작품에서 산이와 덕임이가 떠오르다 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과연 그들은 행복했을까”라며 작품을 쉬이 보내줄 수 없는 마음을 내비쳤다.
이준호가 캐릭터에 100% 몰입해 연기하다 보니 인생 캐릭터를 만든 것이 아닐까. 조선 시대에 상류층의 일부다처제에 관해서는 인간 이준호와 정조가 대립한 적이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촬영할 때마다 감독님께 조선 시대에는 당연히 있었던 상류계층의 삶과, 빈, 후궁, 승은 후궁, 승은 상궁 등 일부다처제가 지금은 상상이 안 되는 거라 이게 맞냐고 계속 여쭤봤다. 저도 그 시절에는 그랬던 걸 알면서도 연기하는 제 자신이 상대 배우에게 미안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화빈과 합궁을 하고 덕임이를 볼 때 마음이 아팠고, 원빈을 들이기 전에 대비마마가 주상의 아이를 택하는 거니 당연히 오라 말할 때 옆에 덕임이가 있었는데 쳐다보지를 못하겠더라. 정조는 조선 시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지만 애달픈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혼란했던 마음을 전했다.
‘옷소매’의 화제의 장면이 많지만 초반에 이산의 목욕씬이 인기를 끌었다. 이 장면 또한 1년 이상 닭가슴살과 고구마로 식단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 이준호의 노력을 보여준다. 군 전역 수개월 전부터 식단 관리를 하고 있는 이준호는 ‘옷소매’ 촬영장에서도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별로 없다. 그 시간에 닭가슴살 4장과 고구마를 먹으며 식단관리를 하고 대본 공부를 했다. 오히려 예민한 세손 시절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가장 마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그를 보면서 최우수상의 트로피를 움켜쥐는 사람은 괜히 그 자리에 오르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다음은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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