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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r 08. 2020

[인터뷰] 박은빈 "야구에 묻어있는 정신이 아름답더라"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 - 배우 박은빈

박은빈.(제공=나무엑터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야구에 묻어있는 정신이 아름답더라고요"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는 첫 방송 5.5%에서 시작해 입소문을 타 최고 시청률은 22.1%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드림즈의 운영팀장 이세영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박은빈과 만나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박은빈은 ‘스토브리그’의 시청률이 점점 올라간 이유에 대해서 “야구를 잘 알지 못하지만, 대본을 재미있게 봤다. 야구라는 소재의 시장이 넓지만, 드라마 시장과 다르기 때문에 얼마큼 그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모두 하나 되어 재미있게 봐주셔서 이 콘텐츠가 가진 힘이 아니었나 싶고 개인적으로 작품이 잘 끝낸 거 같아서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텐츠가 가진 힘으로는 “야구를 잘 아는 팬들은 현실과 맞닿아서 밀접하게 친근감을 느끼면서도 잘 몰랐던 프런트 얘기를 통해 ‘저런 일들을 뒤에서 하고 있구나’ 공감해준 거 같고, 야구를 모른 분이라면 ‘야구가 저런 매력이 있구나’ 느끼면서도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비현실적인 요소가 적재적소에서 재미를 부가시키지 않았나 한다. 시청자층도 남녀노소 재미있게 보셨던 거 같다”고 전했다.

박은빈.(제공=나무엑터스)

박은빈은 야구팬은 아니고 학교에서 발야구 정도만 했다며 웃어 보였다. “엄마가 스포츠를 좋아하셔서 엄마의 열광하는 모습을 지나가는 정도로 봤는데 이번에 작품을 준비하면서 직관도 하고 실제로 야구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하니까 야구에 묻어있는 정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야구 경기를 직관한 날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경기장 관중석에서 울려 퍼지는 응원 소리가 듣기 좋더라. 음식도 10만 원 어치 시켜 먹었다. ‘이 맛에 경기를 보는구나~’ 느끼며 야구 프런트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지켜보며 경기도 지켜봤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박은빈.(제공=나무엑터스)

박은빈은 드림즈의 최연소 최초 여자 운영팀장으로 나온 점에 대해 “현실과의 간극이 큰 만큼 이 캐릭터가 유능하다고 생각했다. 상황적인 부분도 있어서 여자가 운영팀장이 되었겠지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봤을 때 실력이 없으면 못 올라갈 자리기 때문에 그러면 인정도 못 받았을 거고 세영이라는 캐릭터가 수많은 시간을 홀로 단련한 느낌을 녹여내고 싶었다. 분노가 차오르면 배트를 들고 유리잔을 깨기까지 얼마나 이 친구가 고독하게 싸워왔을까, 그 정도의 파워풀함을 지내기까지 고된 역경이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최연소라는 타이틀 덕분에 어려 보여도 되겠지 라는 부분이 있겠지’라는 위안도 있었다”고 본인이 분석한 이세영에 대해서 생각을 전했다.

박은빈.(제공=나무엑터스)

다음은 박은빈과 일문일답이다.
 
- ‘스토브리그’는 나에게 어떤 작품인가.


“요즈음에 제가 가진 이미지가 밝은 모습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 있는 걸 보여드렸다. 그 안에서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했고, 이세영의 서사는 없었지만 세영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연기를 했다. 지금 제 나이에서 이런 운영팀장 역을 맡은 것도 영광이고, 20대 때 맡을 수 있는 역할 중 큰 줄기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는 이세영과는 다른 결을 가진 캐릭터를 고민해야 할 거 같고, 작품 속에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부족했던 부분을 정반대의 다른 방향으로 해보고 싶다.”


- 이세영 캐릭터가 박은빈에게는 어떤 영향을 줬나.


“내실을 다지는 면에서 비슷한 거 같다. 이세영은 폭발하는 추진력이 있는데 저는 폭발을 못 하니 내실만 다지고 있다. 드라마 ‘청춘시대’ 이후에 연장되는 분위기이긴 한데 저는 하고 싶은 말을 참는 편이었는데 이제 저도 해야 할 말은 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밝히지 않으면 왜곡되는 부분이 있어서 묵인하고 참는 것보다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겠다.”

박은빈.(제공=나무엑터스)

- 1998년 SBS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해 20년 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렸을 때부터 일하고 학교로 돌아가야 하니까 작품의 여운을 길게 가져가지 않고 금방 박은빈 모드로 돌아갔다. 지금은 캐릭터의 한 부분을 흡수시켜서 영향을 미치는 게 있어서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없지만 금방 그 캐릭터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다. 나에게도 슬럼프라는 시간은 있었다. 하지만 장애물을 만났을 때 성찰하고 사유하며 저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기분 좋고 들뜰 때가 있어도 그런 순간은 금방 쓰러져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알 때가 있어서 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어느 것을 만나든지 스스로 초연한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힘들었던 시기도 밑거름 삼아서 이런 순간들의 이런 감정도 소중하게 담아둬서 연기할 때 승화시켜야겠다고 품고 갔다.”


- 삶의 목표 지점은 있나.


“롤모델을 설정하기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많은 어른을 부딪히며 지냈다. 좋은 점은 배울 점이고, ‘내가 커서 저러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가공시켜온 거 같다. 모난 돌이 되지 않기 위해 저를 세밀하게 조각하고자 관찰하면서 살았다. 저도 후배들도 많이 생길 텐데 닮고 싶은 모습이 될 수 있게 지금처럼 앞으로 모범적으로 살아야 되지 않을까”

박은빈.(제공=나무엑터스)

- 스토브리그’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정리하는 의미로 한마디 하자면.


“2019년의 겨울을 뜨거웠다고 생각이 될 거 같다. 야외촬영을 간혹 하기 했지만 세트 촬영이 많아서 다행이었다.(웃음) 작품 들어가기 전 유일한 목표라면 현장에서 많이 웃고 즐겁게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이 목표가 이뤄져서 시청률에 상관없이 행복하게 촬영하게 되었다. 모두가 함께해서 좋았다는 말이 감사하다. ‘그때 참 좋았었지’ 기억들이 생각날 거 같다.”


박은빈은 인터뷰 자리에 자신의 단상을 적어둔 노트를 들고 들어 왔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면서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지 짐작이 될 정도로 생각과 성찰을 많이 하는 배우임이 느껴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은빈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듯이 앞으로의 작품에서 더 많은 발견을 할 수 있길 기대된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078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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