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감독 김용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으로 전도연은 술집 사장 ‘연희’를 맡아 남자친구도 배신하고 범죄의 큰 판을 짜는 인물이다.
전도연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들‘)을 선택한 이유로 구성의 독특함을 꼽았다. “장르가 새로울 것도 없지만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구성이 독특해서 매력 있었다. 더 큰 매력은 한 인물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끌고 가서 결국은 그 이야기들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는 거에 매력이 있었다”
전도연의 첫 등장은 파격적이다. 영화가 시작하고 1시간가량이 지났을 무렵 등장하기 시작해 그 후로 스토리를 좌지우지한다. 첫 등장에 대해서 “시나리오상에서도 연희가 이미 강렬해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고, 그런 부담을 어떻게 줄일까를 고민했다. ‘무엇을 더 보여줄까?’ 가 아니라 ‘어떻게 부담감을 줄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보는 사람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랬겠지만 시나리오를 읽은 사람으로서 연희에 대한 기대치가 있을 테니 그런 것들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싶었다”며 “연희가 키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연희의 등장에 대해 감독님이 더 고민하지 말라고 얘기했었다. 많은 인물의 이야기가 있지만 연희가 키를 가지고 가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점에 대해서 신경 쓰지는 않았다. 등장에서부터 밸런스에 대해서 ‘최대한 연희는 한 발자국 물러나 있어도 연희겠구나’싶었다. 제가 처음부터 안 나와서 너무 좋더라. 이런 영화를 안 해봐서도 그렇고 처음부터 안 나온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지푸들’에서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 캐릭터가 좋았다고 한다. "윤여정 선생님이 처음에 출연을 안 하신다고 해서 제가 전화를 드렸는데, ‘이 노인네가 정말 치매 걸린 노인네 맞아?’ 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아들에게 하는 대사 때문에 특히 더 그랬다. 그 대사가 저희 영화라고 생각한다. 유일하게 숨바꼭질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중만이 너무 힘들겠더라. 며느리 말을 들으면 엄마가 문제인거지만 엄마 말을 들어보면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진실게임 하는 유일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윤여정 선생님께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흔쾌히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했다. 윤여정 선생님이 제가 하도 순자 캐릭터 어필을 하니까 “그렇게 좋으면 네가 하지 그랬니~”라고 하시더라.(웃음)"
늘 인상 깊은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나오는 전도연은 코미디 역할도 자신있다고 전했다. “저 자신을 작품적으로 가둬 놓아서 그렇지. 풀어놓으면 잘 놀 수도 있을 거 같다. 전도연이란 배우가 너무 작품 안에 가둬져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못 보여준 게 아닐까. 새로운 장르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런데 사실 코미디 영화가 어렵다. 누군가를 웃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몸 개그를 할 수도 없고.(하하)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늘 그런 것에 대한 갈망은 있다. 신구 선생님과 이순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나는 웃기려고 연기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사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뭔가 내가 웃기려고 해서가 아니라 나는 진심인데 그걸 보고 웃게 만드는 게 진짜 어려운 거라고 생각한다”며 훗날 코미디 연기에서 만날 전도연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개봉이 미뤄지고, 영화관에 찾아오는 관객들이 예전같지 않은 지금 전도연은 “영화의 흥망성쇠를 떠나 시기적으로 걱정이 되긴 한다. 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게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가 아니고 이제 우리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계속 노출이 되고 준비를 해야 된다고 본다. 무언가 새로운 것들이 나타날 것이고 그런 것에 대해 준비를 하고, 안 하고의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저만 해도 그렇다. 이것만 지나면 우리는 괜찮아질 거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준비를 하고 있으면 조금 보는 시각이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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