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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r 22. 2020

배성우 "대사는 애드립처럼, 애드립은 대사처럼"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중만 역의 배성우

배성우.(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슬들’(감독 김용훈)은 “큰돈 들어왔을 땐 아무도 믿음 안돼”의 메시지를 강하게 주면서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아르바이트로 가족 생계를 이어가는 중만,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등 다양한 인물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다. 배성우는 야간 사우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으로 관객의 공감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역으로 연기했다.


 배성우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들')에 제일 늦게 캐스팅이 되었다. "처음에는 사실 고민이 많이 됐다. 솔직히 중만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인물이 특징도 없고, 사건도 없고, 돈 가방도 고민하다가 결국 가져갔다가 결국 뺏긴 거니까. 영화 안에서 중요한 인물이라는 건 알겠는데, 와 닿지 않는다고 전했었다. 감독님 뵙고, 원작 소설도 보면서 윤여정 선생님이 꼭 하라고 하셨다고 전해 들었는데 이 영향도 솔직히 있었다. 저도 너무 좋아하는 배우님이고 선배님이고 또 뵙고도 싶었는데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는 것도 감사했다. 정우성 배우, 전도연 배우랑 워낙 친하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을 보고 결정 했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배성우.(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윤여정의 픽이었던 배성우는 치매 엄마로 나오는 윤여정과 촬영한 신에 대해서 오히려 같이 붙어 있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많지 않아서 답답했다고 전했다. “치매에 걸린 엄마가 벽처럼 있고 소통이 안 되니까 답답하더라. 하지만 선생님께서 앉아 계신 것만 봐도 정말 드라마틱했고, 저랑 선생님의 마지막 장면은 슬램덩크 강백호 최치수처럼 나와서 재미있었다. 또 선생님이 젊은 사람보다 훨씬 재밌고 모던하시고 위트가 넘친다. 개그 코드보다 세련된 위트 코드가 맞아서 너무 즐거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다음에는 윤여정과 대사로 티키타카 주고받는 장면이 많은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성우는 애드립을 사실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전해 놀라게 했다. “저는 연극 할 때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애드립을 잘 안 해요. 연극은 약속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은 작업이고 영화도 어차피 배우들끼리도 마찬가지고 감독님이랑도 이루어져야 그게 결국 편집에서도 살아남는 거니까 전혀 안 한다기보다 조심히 하는 편이다”며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로 얘기를 한다. 애드립이라는 건 관객이 봤을 때 대사잖아요. 배우들은 애드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본이라는 게 종이와 글로 된 게 아니라 관객이 보고 듣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애드립으로 시작했어도 완성본으로 들어가면 그게 대본이 된다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한 것은 대본에 있는 대사라는 것도 글이지만, 결국 제 말로 표현해야 하지 않나. 그 배역의 말이 되어야하니까. 말은 나래이션이 아니니까 살아있어야 하는데, 예전부터 그 생각은 해왔다. ‘대사는 애드립처럼, 애드립은 대사처럼’ 애드립이 애드립으로 보이면 안 될 거 같고. 상황에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서 그 배역이 하는 말로 들려야 하는 거니까요”라며 소신을 전했다.


배성우.(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지푸들’에서 중만은 두드러지는 인상은 없지만 관객이 제일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는 역할로 배성우는 “다른 배역들은 일반 관객들이 겪기 힘든 일들을 겪는 상황이다. 너무 극한의 벼랑 끝, 수렁으로 많이 빠져 들어가 있는 정도라면. 중만은 사실은 발을 담그고 있는 정도? 아주 안전하진 않지만, 나름 위급한 상황이기도 하고 위기가 복숭아뼈까지 차 있다. 이 역할은 스스로 늪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본인의 힘으로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데, 본인의 능력이 아닌 어떤 요행으로 인해 생긴 이득으로 이 삶을 벗어나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걸어 들어가기 시작한다”고 중만을 설명했다.


배성우는 ‘지푸들’처럼 억 소리 나는 돈 가방을 발견하면 “고민은 되고 아쉽겠지만 뒤탈이 꼭 생기더라. 무조건 신고를 할 거다”고 전했다.


돈 가방으로 속고 속이고, 배신하는 이야기를 펼치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배성우의 한줄 평은 “자기 힘으로 잘 살아라, 요행을 바라지 말고!”라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087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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