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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pr 26. 2020

김찬종 "'432Hz'는 길을 걷다 만난 벤치같다"

[인터뷰①] 김찬종 "'432Hz'는 길을 걷다 만난 벤치 같은 작품"

김찬종.(사진=조나단 포토그래퍼)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버스크 음악극 ‘432Hz’는 치유의 주파수라고 불리는 432Hz로 세상을 바라보는 버스커들이 버스킹을 통해 세상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던지고 음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찬종은 사람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노래하는 기타 버스커 한지오 역을 맡아 관객을 만나고 있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김찬종 배우를 만나 작품 이야기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찬종은 ‘432Hz’를 통해 제 나이에 비슷한 연기를 처음 해본다고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제가 이때까지 나이 어린 역할을 많이 했는데 20대 후반의 역할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저도 20대 후반인데 처음으로 딱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여태까지 해왔던 역할들이 어린 역할들이다 보니 캐릭터적으로 좀 어린 역할을 연기 해야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저 나름대로의 그 자체를 보여줄 수 있는 거 같아서 좋았고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에 깊이 있는 연기를 더 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캐릭터를 만들면서 심도 있게 고민을 많이 했다. 극 중에서 죽은 사람으로 나오기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처음부터 보여주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살아있는 것처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다”


김찬종.(사진=조나단 포토그래퍼)


‘432Hz’에서 기타를 치는 버스커 지오 역으로 김찬종은 중학교 때 기타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예전에 친구랑 같이 아파트 단지 내 정자에서 ‘자전거 탄 풍경’의 노래를 부르면서 코드만 치는 정도였다. 기타를 치면서 누군가 앞에서 노래하고 연기하고 그러는 경우가 흔치 않기도 하고,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또 버스크 음악극이라는 장르도 신선했다”고 작품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제 나이에 맞는 연기가 처음이라고 앞서 말한 김찬종은 극 중 맡은 지오 역과 비슷한 부분으로 “친한 친구라는 게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수록 (나이가 많진 않지만)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떠나기도 하고 연락이 두절되기도 하고 그런데 극 중에서 민혁과 지오는 오랜 친구고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저한테도 딱 그런 친구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하거나 장난을 치는 부분들이 대사에 나와 있는 자체가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지오가 배려심이 많다고 생각했다. 지오가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뤄내려고 한 게 아니라, 민혁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고 그런 부분들을 무릅쓰는 그런 것들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김찬종.(사진=조나단 포토그래퍼)


다음은 김찬종 배우와 일문일답이다.
 

- 본인의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 편인가.


"저는 많이 배우는 스타일이다. 어떤 작품을 하던지 간에 나이를 떠나 누군가가 하는 거에 있어서 ‘저렇게도 해석을 할 수 있구나. 저렇게 풀 수도 있구나’ 하면서 많이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는 지오 역할을 같이 하게 된 배우 중에 초연 때 했던 배우들이 있어서 이 극에 대한 파악을 정확하게 못 했을 때 많이 도와줬다. ‘이렇게 연기 했었고, 이런 느낌이었다’는 것을 정도를 그대로 차용하진 않고 참고만 했다. 참고만 하고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그 중에서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는 부분들은 거르면서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은 역할이 아니어도 민혁 역할의 배우들과도 어떻게 느껴지는지 등 그런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으면서 했다. 배우 중에 문경초 배우와 ‘안테모사’를 같이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졌다. 그래서 서로 가르쳐 주기도 하고 많이 도와주기도 하면서 민혁과의 관계를 쌓았던 것 같다.


저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 대본을 먼저 받으면 모든 배역의 대사를 다 읽어본다. 대신에 저 혼자 생각했을 때 여자역할이면 여자 목소리를 내고 나이 많은 역할이면 나이 많은 목소리를 내면서 성우처럼 혼자서 다 읽어 보고 느꼈을 때 뭔가 느껴지지 않으면 한 번 더 읽어본다. 거기서 제일 먼저 생각하는 건 그들의 캐릭터 같다. 제 배역이 아니어도 다른 배역의 캐릭터를 저 혼자서 생각해본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이 사람은 이렇겠구나. 누군가 이렇게 연기했을 때 나는 이렇겠구나 하며 다양하게 생각할 수가 있겠더라. 저만의 방법인 것 같다."

 

- 지오는 수동적인 캐릭터라 대사보다 노래 부르는 게 주가 되는데


"이 작품이 뮤지컬이 아니라서 사실 노래 시작, 노래에 대한 말들이 여느 뮤지컬과 다르게 그게 대사가 되는 경우는 많이 없는 거 같다. 그 안의 가사들 자체에서의 말들이 열려있는 노랫말들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하나하나 그 안의 마디마디에 의미를 많이 부여했다. 이거는 옛날에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해야 했던 말, 이건 민혁에게 해야 하는 말. 그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쪼개면서 하니까 대사가 많이 없더라도, 그냥 노래여도 감정을 잡고 할 수 있는 도움이 되더라."


김찬종.(사진=조나단 포토그래퍼)


- 지오 역을 연구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지오 역할 자체가 이때까지 해 왔던 발랄한 역할들이 아니고 무게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조용하고 그런 스타일의 캐릭터라고 분석을 했었는데 사실 제 성격 자체가 그렇지 않다. 쾌활한 걸 좋아하고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는 거 좋아하고 분위기 띄우는 걸 좋아한다. 지오라는 역할 자체가 그런 부분들과 반대되는 성향이 있어서 그 부분을 어떻게 좀 더 깔고 갈 수 있을까 생각하고 대신에 그 자체로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쟤 멋있는 척 연기한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되게 거부감이 들 것 같았고, 저 자체로서 있는 그대로 하되, 지오라는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분석했던 모든 정보들을 하나로 합쳐서 민혁과 있을 땐 발랄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혼자 있을 때 진중하고 진지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고 1년이란 시간 동안 유령으로 머물러 있으면서 가라앉아있는 마음들을 좀 더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분석하는 게 어려웠다. 어떻게 하면 중간점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게 어려웠다."


- 김찬종이 생각하는 버스크 음악극 '432Hz'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저는 작품 볼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게 있어요. 이 작품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 일반사람들도 봤을 때 내 삶에서 여기에 느껴볼 수 있겠다. 그런 것들을 연관을 많이 지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거 같다. ‘432Hz’의 메시지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소소한 행복이라든지 정말 작은 행복도 너무 힘들 때는 그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흔히 접하는 책, 음악, 사진, 지나가다 보는 풍경 등 그런 것들에 치유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최근에 나무만 보고 울컥한 게 있었다. 최근에 울컥한 일들이 되게 많았다. 그런 데에서 치유를 많이 얻어서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09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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