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수정 기자 Apr 26. 2020

한선천 "끝없는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배우"

[인터뷰] 한선천 “끝없는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무용수와 배우”

한선천.(사진=이지은 포토그래퍼)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현대 무용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한선천이 대학로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바로 버스크 음악극 ‘432Hz’의 탭퍼 주민혁 역으로 분하고 있는 한선천은 무대 위에서 탭댄스, 노래, 연기로 관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한선천을 만나 ‘432Hz’의 이야기와 연기와 무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버스크 음악극 ‘432Hz’는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물을 가장 아름답게 진동시킬 수 있는 주파수로 버스커들이 버스킹을 통해 세상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던지고, 음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선천.(사진=이지은 포토그래퍼)



한선천은 2년 만에 무대에 오른 소감으로 “‘배쓰맨’ 이후로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데 오디션을 봤을 때도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저를 믿고 붙여 주신 거니 거기에 대한 믿음을 최대한 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현대무용으로 춤에 자신 있는 한선천이지만 탭댄스를 준비하면서 다른 분야의 춤이니 생각보다 어려웠을 터인데 무대 뒤에서 한선천은 마치 탭을 오래 배운 사람처럼 자유롭게 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탭댄스가 생각보다 어렵더라. 선생님께서 금방금방 소화한다고 하셨지만 현대 무용적으로 저만의 색깔을 갖고 무용을 하고 있는데 탭댄스를 할 때도 무용하는 한선천을 충족시키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서 연습을 엄청 많이 했다. 드럼 비트처럼 일정 박자들을 맞춰줘야 흐름이 전체적으로 따라가는데 탭댄스도 박자를 하나라도 놓치면 관객들이 쉽게 눈치를 채는 점들이 어려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선천.(사진=이지은 포토그래퍼)


극 중 민혁이 탭을 그만하고 다른 일을 찾고 싶어 하면서 늘 탭슈즈를 넣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장면에 대해서 한선천은 “제가 민혁을 처음 설정했을 때 아버지도 안 계시고 엄마밖에 없는데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엄마가 처음 탭댄스 영화를 보여준다고 설정했다. 그 탭을 따로 배우진 않았지만 영화를 백 번,이백 번 자주 보면서 탭이라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탭 자체가 민혁이라고 생각했다. 지오를 만나 버스킹을 할 때도 그 친구는 작곡하고 노래를 하면서 말을 걸면 나는 그 친구에게 탭으로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지오의 사고 직후에도 나한테는 탭이라는 게 전부여서 쉽게 놓지 못하고 이걸 버리는 거 자체가 나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했다.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이니까 탭 슈즈를 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432Hz’에서 민혁은 과거의 밝았던 모습과 현재의 침참되어 있는 모습을 오가느라 감정의 스위치를 빨리 바꿔야 하는 인물로 순간순간의 감정을 오가기 어려웠을 텐데 한선천은 민혁의 자서전을 써보며 마음을 공감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민혁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그 친구에 대해서 어떻게 태어났고 지냈을지 자서전을 써보았다. 그러다보니 민혁이 더 자세히 보이게 되더라. 어떤 감정으로 친구를 잃었을지, 의지하려고 했던 지오를 잃고 나서의 죄책감 등이 크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감정들을 최대한 공감하려고 했다”



한선천은 ‘432Hz’를 연기하면서 힘든 점이 웃음 참기라는 뜻밖의 대답을 했다. ‘두홍’역의 최유찬 배우와 눈만 마주치면 웃는다는 한선천은 ‘웃음참기챌린지’를 하는 거 같다는 기분이라며 최유찬과 같이 공연하는 날이면 모든 사람들이 한선천이 웃음을 참느냐, 못 참느냐에 관심을 둘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요즘은 ‘춤을 잘춘다’는 칭찬보다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더 좋다며 무용수보다 연기자로서 욕심을 보였다.


한선천.(사진=이지은 포토그래퍼)


한선천이 지난 연말 뮤지컬 ‘안테모사’의 안무감독이었을 때 배우로 만난 김찬종과 이번 작품에서 민혁과 지오로 절친한 친구의 역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가 배우 대 배우로, 심지어 절친한 친구로 연기 해야 하니 처음에는 난감했다. 찬종이가 나를 불편하게 생각하면 어떡할까 걱정했는데 워낙 성격이 좋고 지금은 서로 장난치면서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선천은 연기로 관객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욕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연기에 대해 욕심이 많아졌다. 드라마라든가 영화 쪽도 너무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연기로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연극이지만 감정에 있어서도 표정 하나하나 더 디테일하게 다 보이려고 노력했고, 무용을 하다 보니 민혁의 감정 상태를 몸으로써 표현하는 게 잘 보인다고 연출님께서 칭찬해주시더라.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번에 연기에 조금 더 집중했다. 욕심도 나기도 했었고. ‘한선천이라는 사람이 연기도 잘하네?’ 이런 칭찬을 들을 때 감사하다”고 연기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을 전했다.


한선천.(사진=이지은 포토그래퍼)


롤 모델이 없다는 한선천은 자기애가 강해서 누군가를 롤 모델로 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자기애가 강하다고 볼 수도 있다. 저는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빈 공간을 채워나갈 생각이 많아서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 제가 갖고 있는 색깔에서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자는 의지가 강하다. 무용 같은 경우에도 16~7년을 무용을 하다 보니 내 움직임에 있어서 ‘왜 이런 동작 밖에 안 나오지?’라는 생각에 불안감이 있다. 사람들과도 그런 고민얘기들을 많이 한다. 내꺼 아닌 옷보다 나에게 맞는 옷을 입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아 이거는 한선천스럽다’는 말을 듣는 게 낫고, 제가 예술을 하고 연기하고 춤추는 게 앞으로 미래에서 뚜렷하게 나가야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이 아닌, 한선천만의 것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유를 밝혔다.



무용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한선천의 끝없는 고민과 노력 속에서 앞으로도 ‘한선천스러운’, ‘한선천만의’ 연기와 춤을 계속해서 보고 싶어진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090115


매거진의 이전글 박송권 “과소평가 받지만 언젠가 가치를 알아봐줄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