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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May 24. 2020

[인터뷰]뮤지컬 '외쳐, 조선!' 정선기-장재웅-정아영

[인터뷰] 뮤지컬 '외쳐, 조선!' 정선기-장재웅-정아영, 골빈당의 주역

정선기, 정아영, 장재웅.(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이하 '외쳐, 조선!')은 무대 위에서 모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대를 이끌어가는 주·조연 뿐만 아니라 한명 한명의 앙상블까지 단독 무대로 빛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외쳐, 조선!'에서 골빈당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주역 정선기, 장재웅, 정아영을 만나 '외쳐, 조선!'에 대한 애정이 어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정선기, 장재웅, 정아영과 일문일답이다.


Q. 골빈당에서 각자 캐릭터를 소개해달라.


재웅 – 말 그대로 저는 재담꾼이고 종놈이다. 호로쇠의 성격이 저랑 비슷한 거 같다. 겁쟁이인데 지질하지만 긍정적이다. (웃음) 호로쇠는 환경보다는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고, 그만큼 정이 많은 아이인 거 같다. 상상을 해봤는데 호로쇠가 종놈이었는데 자모 형님이 우리를 컨택할 때 아무나 뽑지 않았을 거다. 어깨 너머로 어디선가 글을 듣고, 종놈끼리 서로 말로 치고받는 걸 지켜보고 데려갔을 거로 생각했다. 어느 정도 호로쇠의 재능을 보고 데려간 것 아닐까. 제일 영향이 큰 건 ‘내가 이런 사람이다’라는 거 보다는 자모 형님의 가르침과 저를 대해줬던 태도로 인해 호로쇠가 그 이전에 세상을 바라봤던 시선이나 상태가 바뀐 거 같다.


아영 – ‘순수’역할이 골빈당의 경호원이고, 아버지가 제 한마디 때문에 돌아가셔서 입을 다물고 무술 연마를 하면서 자랐던 친구이다. 처음에 순수가 과묵한 친구라고 해서 무뚝뚝하고 지루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생각해보니 순수라는 캐릭터가 자세히 보면 순수한 캐릭터이고 맑은 친구 같더라. 태도는 무뚝뚝하고 냉정할 수 있게 보이겠지만 속도 깊다고 생각한다. 말이 없기 때문에 표정으로 최대한 드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기 – 기선은 우선 양반집 자제이다. 무관 집안의 5대 독자로 태어났다.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느꼈던 건 연모하던 여인이 있었는데 신분의 차이로 인해 아마 집안에서 기선 몰래 그 여인을 어디로 보내거나 죽이거나 했을 거 같더라.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냈을 때 집안 어른들이 분명히 기선에게 거짓을 이야기했을 거다. 그런 것에 환멸을 느껴서 집을 뛰쳐나왔을 거다. 그런 영향으로 인해서 기선은 거짓말을 싫어하고 모든 대사의 전반적인 것들이 사실만 말한다. 처음에 ‘박수’라는 캐릭터에서 기선으로 바뀌었을 때 놀랬다. 제 이름 선기에서 기선으로 이름을 단순히 뒤집은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창작진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다 보니 이름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그중에 재주 기, 으뜸 선으로 해서 무관 집안 재주꾼이며, 기선제압에서 따왔다고 하더라. 관객들께서 많이 이름을 거꾸로 한 거 아니냐고 많이 물으시더라. 많이 해명하는 부분이다 (웃음) 저도 오해가 있었다.


정선기, 정아영, 장재웅.(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골빈당에 들어가려면 춤이 기본이라고 들었다! 저는 탈락일 거 같다.


재웅, 아영, 선기 – 사실이다. (웃음)


재웅 – 흥이 있으면 걱정하지 마세요!


선기 - 다들 각자 스타일이 있고, 춤을 잘 춘다. 셋의 춤을 볼 때 관객분들께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선기, 정아영, 장재웅.(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춤은 따로 배운 건가, 타고났나.


재웅 -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작품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원래 춤에 흥미가 많았다. 따로 학원까지는 아니고, 사람들끼리 모여서 춤을 춘 적도 있고, 학교에서 배우거나 작품을 통해 배운 게 제일 많은 거 같다. 어깨 넘어 보며 많이 배웠다.


아영 - 밤마다 춤 영상 보는 걸 되게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 춤을 따라하고 TV 보면서 따라 많이 췄었다. 걸스 힙합도 좋아한다.


선기 - 전공이 무용이다 보니, 원래는 뮤지컬 안무가가 되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다. 아크로바틱 같은 장르의 공연을 보는 거에 관심이 많았다. ‘점프’라는 공연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재웅이는 트렌디한 춤에 능하고, 아영이는 어느 춤이든 다 잘 춘다.


Q. 취재차 공연을 몇 번 봤는데, 춤이 매번 다른 거 같더라. 고정적인 춤이 아닌 듯하다.


선기 - 오프닝 때 안무 감독님께서 “각자 캐릭터를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기본적인 틀들은 갖고 있고, 각자의 색깔이 있으니 매번 많이 변형 시키고 표현한다. 그날그날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거라 즉흥성이 있다. 호로쇠는 종놈 출신이니까 더 일그러진 동작들을 보여주고 순수는 무술 같고 힘 있는 동작을 한다면, 저는 무관 집안 자제였다 보니 유려한 선들을 표현하는 동작들을 보여준다.


정선기, 정아영, 장재웅.(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외쳐, 조선!’은 앙상블 한 명 한 명 다 돋보이는 극이다. 느낌이 어떤가.


선기 – 다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서로를 위해주고 힘든 일이 있어도 웃으면서 한다. 공연 마지막에 임금이 대사를 하고, 서로가 바라볼 때 진심으로 서로의 눈빛에서 감동이 온다.


재웅 – 개개인이 무대에서 각자가 맡은 책임을 끝까지 해주는 배우들이라 어디 내놔도 아마 똑같이 할 거다. 여기는 앙상블인데도 이름도 있다. 저는 앙상블을 5년을 했는데 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고, 사실 이름이라는 게 이름 하나로 모든 걸 나타낼 수 있지 않나. 거기서 표현해내고 싶은 것을 잘 받아서 해내주고 있는 정말 고마운 배우들이다.


아영 – 이 작품 자체가 한 명 한 명 주목받을 신들이 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배우들도 책임을 다 할뿐더러 그걸 비춰줄 수 있게 만들어 준 작품도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정선기.(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외쳐, 조선!’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대사나 장면을 뽑자면.


재웅 – 시조의 나라. 작품의 목적에 가장 가깝게 표현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아영 – 시조의 나라. 가사를 자세히 보면 간절한 소망을 ‘이루어지리’ 하고 바랐다가 끝에는 ‘이루어지네’라고 맞춰져 있다. ‘정녕 이것이 당연한 일인가’와 ‘작은 외침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처럼 백성들 하나하나의 얘기들이 모여서 이게 당연한 거냐고 얘기하는 그 장면에서 우리가 열심히 춤을 추고 있긴 하지만, ‘우리의 뜻을 받아들여 주세요. 알아주세요’하고 외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그 장면이 인상 깊다.


선기 – 저는 장면으로 이야기하자면, 제일 큰 힘을 받는 신인데 홍국의 모든 비리가 밝혀지고 칼을 들고 내려가서 무력으로서 제압하려고 할 때 진이가 막아선다. 그리고 잠깐 멈췄지만 다시 진행하려고 했을 때 뒤에 있던 모든 백성들이 장막을 뜯고 나오는 장면에서 이 작품의 모든 것들이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조그마한 힘들이 모여서 탄압과 권력들을 이겨내고 소망하는 바를 이뤄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 장면에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북받쳐 오른다. 저한테는 그 장면이 외쳐 조선을 표현하는 가장 큰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장재웅.(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작품에서 남녀를 떠나 해보고 싶은 역할은.


재웅 – 다들 매력이 있어서 어려운데 순수하게 고른다면 ‘단’, 그리고 제가 여자였으면 ‘진’을 고르고 싶고, 도전적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는 ‘조노’이다. 드물지 않은 캐릭터이며 배우로서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재미가 있을 거 같다.


아영 – 남자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서 학교 작품으로 나왔을 때부터 ‘조노’와 ‘엄씨’가 탐났다. 순수가 워낙 말이 없지 않나. ‘호로쇠’ 역할도 한 번 해봤는데 매력적이고 재미있더라.


선기 - ‘진’을 해보고 싶다. 저희 공연에서 함축적으로 많은 것들 시사하고 있는 캐릭터이다. 아버지가 최고 권력자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반대와 환경을 뿌리치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게 큰 매력이 느껴진다.


정아영.(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각자에게 ‘외쳐, 조선!’은 어떤 의미인가.


재웅 – 너무 감사하고 배우로서 저의 욕심과 부족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데뷔한 지 5년이 되었는데 이 작품을 덕에 테이블 리딩을 처음 해봤다. 아직도 기억나는 데 첫 날 대본을 넘기면서 보고 있는데 ‘나 배우인데 이게 왜 이렇게 어색하지?’ 싶어 생각해보니 테이블 리딩이 처음이더라. 그때 울컥하면서 감사했다. 그래서 초연은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재연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아영 – 아직도 신기하고 ‘어떻게 하다가 나도 같이 나왔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제가 신인이고 첫 데뷔작이기 때문에 공부가 많이 되었다. 언니, 오빠들 보면서 저런 점은 이렇게 배워야겠다고 관찰도 많이 되었고 감사하고 믿어지지 않는 작품이다. 그리고 첫 작품이라 애틋하다.


선기 – 저도 서른네 살인데 스물한 살 때부터 공연을 했다. 늘 뒤에서 춤과 표정으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앙상블 생활을 오래 했는데 그러면서도 놓치지 않은 건 관객 중 누군가는 저를 그 순간에 볼 수도 있으니 늘 항상 대사를 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춤추고 노래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앞에서 이런 걸 하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대사 한마디가 소중하고 귀중하더라. 물론 뒤에서도 끊임없이 했지만 앞으로 나와서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하나하나에 더 많이 소중함을 느낀다. 그래서 하나라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은 감사한 공연이다.


정선기, 정아영, 장재웅.(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은 있나.

재웅 - 개인적으로 대극장에서는 앙상블을 많이 해서 중소극장 작품을 많이 하고 싶고 라이선스 작품보다는 배경이 한국인 작품을 하고 싶다. 가장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표현을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또한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도 하고 싶다.


아영 –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다 아직은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연극 분야도 해보고 싶고, 아직 꿈이 커서 이것저것 다 하고 싶은 상태다.


선기 – 자주 무대 위에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준비하고 오디션 봐서 뽑히고 싶다. 어떤 무대에서든 어떤 형태로든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다.


한편,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은 5월 2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117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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