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름다운 서점을 찾아
세상의 아름다운 서점을 찾는 중, 정말 잊을 수 없는 서점이 있다.
바로 산토리니, 이아마을에 있는 아틀란티스 서점이다.
산토리니의 기막힌 풍경도 잊을 수 없지만, 크지 않은 작은 공간에 너무나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 이 서점을 나는 사랑한다. 가까이에 있다면 매일이라도 찾아가겠지만 그럴 수 없음이 늘 아쉬울 뿐이다.
아틀란티스 서점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뽑은 세계 top 10 서점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산토리니의 푸르게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는 서점의 테라스와 대조되게 책이 있는 공간은 반지하 공간으로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처음 들어섰을 때 그 포근한 분위기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플라톤의 불완전한 인식에서 깨어나라는 글귀가 적혀져있다.
서점에는 정말 유명한 책들의 초판본이나 희귀판 책들 또한 만나볼 수 있으며 나에게 가장 반가웠던 것은 내 어릴적 소울 동화책 중 하나인 곰사냥을 떠나자를 만난 것이었다. 이 서점에 머물렀던 모든 순간들이 참 즐겁고 평온했다.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손꼽히는 장소에서 만난 서점은 참 아름다운 순간은 선사해주었다.
인생의 시련이 닥쳤을 때
가장 좋은 도피처는 서점이다.
나의 가장 큰 친구는 할머니였다. 나의 가장 큰 스승은 할아버지였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책벌레셨다. 입을 것을 안 입으시더라도 책값은 아끼지 않으셨다. 늘 원고를 준비하셨던 할아버지의 서재엔 할머니도 쉬이 드나들지 않으셨다. 할아버지가 책상에 앉아 계실 땐 서재 문 앞은 까치발로 다니곤 했다. 물론 가끔 살짝 고개를 들이밀고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볼 치면 어떻게 아셨는지 서랍 맨 아래 칸에서 오레오 과자를 하나씩 꺼내 주셨다. 아직도 누군가의 서재를 좋아하는 까닭은 그 사람의 삶이 그곳에서 어렴풋이 보이기 때문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울 때면 서재의 그 큰 의자에 파묻혀 조용히 숨 쉬는 것이 나를 가장 평안하게 했다. 할아버지를 흉내 내며 책을 어느 정도 읽기 시작하고부터는 그의 손때가 탄 책을 따라 읽는 것이 내 낙이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제일 큰 자산 중 하나는 책이다. 삶에 막혀 숨이 안 쉬어질 때 언제나 숨을 수 있는 곳, 절망스러운 시절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안아준 것, 모두 책이었다. 견디기 힘든 시간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당신이 서점으로 들어섰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