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홀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다는 것

오스트리아 비엔나

by 박수연




뮤지크페리인, 황금홀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특히 이 공연은 나에게 참 오래도록 남을 공연이다.

빈 필하모닉 황금홀에서 말러 5번을 들었던 연주회이기 때문이다.

다니엘 하딩의 지휘에 프로그램이 1부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교향곡 1번

그리고 2부가 바로 ‘말러5번’ 이었다.



자리가 정말 나한테 최적의 자리였다.

지휘자 바로 아래 맨 앞자리였다.

두번째 줄이었는데, 맨 앞줄 가운데는 비워놓았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맨 앞자리였다.

전체적으로 뒷자리의 관악기까지 다 보이지 않아서 전체적인 부분을 보고싶은 경우에는 별로일 수 있겠지만, 각 파트 수석들의 연주를 코앞에서 볼 수 있었고, 그들의 표정, 연주하는 핑거링, 활쓰는 방식,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생생한소리, 지휘자가 첫박을 주는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내가 함께 연주 하는 기분이 들정도로 넘치게 행복한 꿈 같은 순간이었다.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놓쳤을 부분들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게 참 좋았다.






1부는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의 교향곡 1번 예레미야


‘레니’는 참 좋아하는 번스타인 별명이다.ㅎㅎ 번스타인은 음악 뿐만이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고, 민권이나 인종 차별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으며 마틴루터 킹 목사님과 함께 흑인운동도 함께 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면서도 그를 토대로

자신이 원하는 세상과 정의를 위해 용감하게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교향곡 제 1번 ‘예레미야’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첫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은 이번에 연주회를 기회삼아 처음으로 관심있게 듣게 되었다.

특별했던 점이 기본적인 교향곡 구조인 4악장형식이아니라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예루살렘의 함락에 대한 예레미아의 슬픔과 탄식이 주제이다.

번스타인이 유대교적인 정체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3악장에서는 메조 소프라노가 예레미아 애가를 히브리어로 직접적으로 인용해 노래를 부르다.

극음악을 좋아하고 잘하는 번스타인의 특성이 정말 잘 드러나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앞에서 생생하게 소프라노가 노래해주는데 너무 좋았다.




뮤지크페라인 외부모습


언젠가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




말러 5번을 빈 필하모닉에서 듣다니 정말 2부 시작전에 앉아 있는데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이 공연에 온다고 이 전 2주동안 틈만 나면 베를린 필의 말러 5번을 들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음반에 비해서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었는데 아~주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1악장의 트럼펫 팡파레가 터지는 순간이 제일 설렌다. 악장의 움직임, 1바 전체의 활 운용법, 그리고 1바와 2바를 아웃으로 빼서 1바-첼로(4줄)-비올라-2바 순으로 현 위치가 배열되어 있었는데

바로 앞의 첼로 네대를 보는 것도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2바 수석이 연주하는 방식도 정말 인상깊었다.

정제되면서도 적절한 순간에 터지는 감정이 너무 좋았다.

웬만하면 악장의 움직임에 눈을 빼앗기기 마련인데, 2바 수석의 소리가 계속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각 악기의 소리를 구별해서 들을 수 있는 자리였던 게 참 행복했다.


또 기억에 남는 부분은 2바 차석의 연주였다. 정말 서포트를 너무 잘했다.

거의 악보는 살짝씩만 보면서 피치카토 하나까지도 수석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했다.

마치 아버지와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서포트는 곡의 흐름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만든다.




아쉬웠던 점은 1부에는 여성단원이 그래도 조금 보였는데 2부 말러 5번을 들어갈 때,

단원 수를 증가시켰음에도 여성단원이 정말 줄어들었었다. 아웃라인도 모두 남성이었다.


빈 필은 20세기 중반 지나서까지도 비유럽혈통과 여성단원을 뽑지 않아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오죽하면 하프 외의 파트에 여성이 정단원으로 무대에 섰던 것이 2007년이다.

그렇지만 그 이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연주회를 다니며 느끼는 것은 음악적으로 지식적으로 아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부분은 들으며 자신을 얼마나 투영시키는가, 이 음악을 통해 무엇을 느끼는가,

어떠한 위로를 얻는가, 함께 울고 웃을 준비가 되었는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