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포스 이케부쿠로 지점 주짓수 수련기
도쿄 3박 4일 여행의 마지막 날. 나에게 아주 특별한 일정을 하기 위해 하루를 시작했다. 주짓수 수련이었다. 주짓수는 2년 전부터 즐겨온 운동이다.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수련을 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는다. 일상을 잠시 벗어난 여행에서 나의 일상 중 하나인 주짓수를 하는 것은 꾀나 즐거운 일로 다가온다. 비일상이라는 바탕에 일상을 끌고 오는 일이라 일상의 활동이 더욱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반 시간을 내어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트라이 포스 체육관을 찾았다. 이케부쿠로 도심 중심에 위치한 이 푸른색 공간에 처음 발을 내딛자 가슴이 설레었다. 일본 사람들은 주짓수를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존중이라는 개념에는 여유가 있다
현관 대문에서 스즈키 사범님이 인사를 하며 나를 맞이한다. 스즈키 사범님은 관원들에게 나를 한국에서 온 ‘강’상이라고 소개했다. 수업에 참가한 관원들을 빠르게 스캔해 보니, 흰띠는 나밖에 없다. 수업 시작도 전에 아.. 오늘 하루는 바닥에 주구장창 깔려있겠구나 걱정이 앞섰다.
수업 시작 전 띠 순으로 벽에 일열로 도열한다. 격식을 갖춘 인사 후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무도에 대한 예의와 범절을 중요시하는 분위기 인듯하다. 니바와 니바에서 탈출하는 기술을 배우고 연습한다. 취미로 운동을 하는 일반 관원들인데도 디테일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범님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어느새 수업 세션이 마무리되고 스파링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배운 움직임과 기술을 써보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잘 되지 않았다. 유색벨트의 압박에 무릎과 엉덩이를 제압당하지 않으려 발버둥 치다가 5분 라운드를 흘려보냈다. 그렇게 1,2,3, 휴식, 4,5 다섯 판 스파링을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심장의 헐떡임 아드레날린이 온몸에 돌아 몸이 떠있는 듯 기분이 좋았다.
모든 세션이 끝나고 다시 띠순으로 도열하며 인사를 하고 수업이 종료됐다. 수업 후 모든 관원들이 바가지에 걸레를 꺼내어 물을 쭉 짜낸다. 무엇을 하는지 잠시 지켜보니 바닥에 묻은 땀을 닦아내고 있다. 건강한 남녀 여럿이 옹기종기 모인 채 쓱쓱 싹싹 물광을 낸다.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이 체육관을 함께 깨끗하고 정돈되게 가꾸어 나가려는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었다.
무예의 성지 일본에서 사람들과 피부를 맞대는 운동을 하면서, '존중'에 대한 개념을 바라보고 생각했다. 이곳에서는 주짓수를 더 오래 한 사람이 더 낮은 자세로 운동을 배우려고 수업에 집중한다. 주짓수라는 운동에 대한 존중이 있다. 그리고 관원들은 운동하는 파트너를 이기는 것에 운동의 가장 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상대의 주짓수를 받아들이려는 여유 공간을 가진다. 일방향적으로 짓누르려는 주짓수가 아닌 함께 주고받는 대화의 주짓수를 한다. 함께 운동하는 동료에 대한 존중이 있다. 존중이라는 개념에는 여유가 있다. 존중하는 사람의 의식과 행동의 중심은 안을 향하지 않는다. 그 중심은 안에서 밖을 향한다. 나의 즐거운 상태가 상대의 즐거운 상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체육관 밖을 나서며, 2년 전 체육관을 찾아 주짓수를 시작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나는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주짓수라는 운동으로 사람들과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취미인 주짓수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작은 마음 그릇이 조금씩 커져 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참으로 감사한 운동이다.
[그 외 신선한 경험]
원챔피언십 스타 파이터 이츠키 히라타를 만나 사진을 찍었다
한국 스타일 ❤️를 알려주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