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인센스와 책

현재를 사는 것

by 유현


대학 2학년 1학기에 들어서며 나는 휴학을 결심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우울증 때문.

몸도 마음도 엉망이었던 작년 2학기와 비슷한 성적을 받을 바엔

차라리 휴학을 하며 나 자신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자 다짐했다.

휴학을 한 뒤의 내 삶은 꽤나 규칙적이다.
일어나서 이불정리를 하고 양치, 세수를 한 다음 아침을 먹는다.
아침은 보통 미리 만들어둔 요거트와 그래놀라.
그리고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준다.



휴학을 하며 나는 다양한 취미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덕분에 독서에 재미를 붙였고,
지점토 트레이 만들기를 즐겨하고
다이어리도 꾸준히 쓴다.
기타도 독학하고 있으며
노래도 가끔 부른다.
한동안 쉬었던 춤도 다시 추기 시작했다.


이 일상들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재즈를 틀어놓고 인센스 향을 맡으며 책을 읽는 시간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벌써 반 이상이나 읽었다.



나는 청각이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너무 조용할 때 들리는 소음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소리들을 불편해한다.
그렇지만 재즈는 독서에 집중을 더해준다.
직접적으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

공기 중에 퍼지는 향수처럼 은은하게 배경에 깔리는 재즈는
나를 안정시켜 준다.

재즈를 듣고 인센스 향을 맡으며 독서하는 것은

내가 온전히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노자가 말하길,

기분이 우울하면 과거에 사는 것이고,

마음이 불안하면 미래에 사는 것이고,

마음이 평화롭다면 지금 이 순간에 사는 것이다.


요즘 나는 평화로움을 자주 느끼곤 한다.


재즈와 인센스와 책에 감사하는 나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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