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by 유현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렇다 할 이유를 찾지 못했었는데, 오늘 문득 깨달았다. 삶은 몇 시간 뒤의 일, 하루 뒤의 일, 일주일 뒤의 일, 한 달 뒤의 일, 일 년 뒤의 일들을 기다리며 지속되는 것이라고.


캘린더에는 많은 일정들과 약속들이 기록되어 있다. 사람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나의 모습,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고 있을 일주일 뒤의 나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목적을 가지고 산다기보다는 기다림을 즐기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설레어하며 미래를 상상한다.


소소한 일들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이 특히 좋다. 잔잔한 기대. '내일은 외출했다 돌아와서 책장을 정리해야지, 깔끔한 책장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벌써 11월이구나, 이제 곧 크리스마스겠네. 슬슬 캐럴을 듣기 시작해야겠어.' 하는 등의 기대와 설렘, 기다림의 미학.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아직은 나에게 남아있구나 하고 느낀다.


기다림의 행위에서 아름다움이 보인다. '기다림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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