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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설 퍼실리테이터 Aug 25. 2022

요즘 나는 돈을 좇고 있다



더 많이 벌고 싶어
부자가 되고 싶어
벤츠 타고 다니며
더 넓은 집에서 살고 싶어


요즘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에 타오른다. 이는 30여 년 나의 생을 거스르는 일이다. 


학창 시절, 아버지 가게 옆 단칸방에서 4 식구가 살았던 적이 있다. 그 속에서도 나는 감사하고 만족했다. '집은 좁지만 대신 살 부대끼며 살 수 있잖아. 매일 저녁 티브이 보면서 가족끼리 이야기도 하고, 북적거리고 얼마나 좋아'라며. 나는 평생 20평 넘는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10평대였다. 풍족하지 않은 집에서도 나는 안주하고 만족했다. 큰 불편함을 못 느낀 건 한 번도 부유하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넓고 쾌적한 집이 주는 편리함과 여유를 누려본 적이 없어서였을 수 있다. 


동시에 나는 돈을 욕망하고 좇는 걸 죄악시했다. 기독교 집안, 모태신앙이었던 나는 어렸을 적부터 '돈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라는 교리를 들었다. 돈보다 정직함과 선함을 추구한 부모님은 이익보단 손해를 보며 살았고, 그러한 부모님을 지켜보며 자란 나 역시 돈이 아닌 다른 가치를 좇으며 자랐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돈이 아니었다. 연봉은 그냥 최저 임금 이상이기만 하면 되었고, 업무가 재밌고 가치 있는지, 근무 환경과 같이 일하는 사람이 누구냐가 더 중요했다. 진로 선택에 있어서는 지금도 이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나에게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나는 주도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하기를 즐기고, 재밌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으며, 일하며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으로 큰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낀다. 이게 내 삶의 큰 원동력이 된다. 




돈을 좇는 게 

나쁘다는 생각은 버려 



하지만 나는 이제 돈을 좇기로 결심했다. 여태껏 나를 지배했던 생각과 삶의 기준을 거스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를 결심한 이유는 '나와 내 꿈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서'다. 지금처럼 최저 임금으로만 살다 간 이 모든 걸 나는 지킬 수 없다. 아플 때 병원조차 갈 수 없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도 내어줄 수 없고, 원하는 교육과 경험을 할 수도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부모님이나 반려동물이 아플 때 고민하지 않고 치료를 받고 싶다.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내 한 몸 건사도 못하는데 연애나 결혼은 무슨. 


요즘 나는 '부자가 되겠다'는 긍정 확언을 반복한다. 간혹 '너무 욕망 덩어리인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면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나쁜 것이 아님을, 지극히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임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음을 세뇌시키고 있다. 




그냥 부자 말고 

멋있는 부자가 되겠어



가치 추구형인 내가 볼 때, 지금의 나는 멋이 없다. 나는 멋있게 살고 싶다. 멋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 내가 멋있다 생각해온 사람들은 돈, 그 이상의 가치를 좇는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위인 같은 사람을 보며 진심 어린 존경이 일렁인다.  


부자인 동시에 멋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과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라는 것처럼 성공 사례는 있지만 황무지를 개척하는 일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하면 내가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의 답은 '꾸준한 글쓰기'다. 글쓰기는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만들고 성찰을 통해 성장하게 만든다. 성장이 일지 않아도 적어도 퇴보하지 않게 만든다. 지금보다 더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게 해주는 펜스 같은 도구다. 그래서 내가 내린 답은 '돈을 좇되 매일 일기를 쓰자'는 것. 부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되, 자기 성찰을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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