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의 프로젝트를 마치며
두 달여간 내가 총괄 운영한 송파 청년정책 아카데미 여정이 끝이 났다. 오늘은 수료식과 성과 공유의 날이었지만, 내가 신경을 썼던 부분은 다른 곳에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참여자들이 지난 두 달간의 경험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자기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 나아가 그 경험을 앞으로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그들이 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했다는 자긍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자 했다.
행사 준비를 하면서, 처음과 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다짐한다. 언젠가 한 선배 활동가가 “퍼실리테이터는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토리의 힘은 강력하다. 두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남겨야 할까? 참여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단순하다. “당신의 행동과 참여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당신은 사회에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발걸음을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이 말속에는 나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 나와 같은 뜻을 가진 동료들을 더 많이 찾고 싶다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나는 왜 시민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좋을까? 그 답은 사람들의 의견이 실제로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 더 나은 사회를 향해 함께 꿈꾸고 연대하는 과정에 있다.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연대는 나만의 꿈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힘이다. 물론 참여자들의 의견이 묵살되거나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지치고 허탈한 일이겠지만, 나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열망, 그 변화가 아주 미약하게나마 실현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사회를 바꿀 수 없다. 작은 변화일지라도 함께 이루어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은 교훈은 단순하다. 시민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일은 재미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을 고민해야 한다. 부서 간 협력과 실험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 행정적인 지원과 의지가 있어야 변화가 가능하다. 구 의회와의 협력, 시민단체와의 연대도 필요하다. 결국 사회 변화는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거버넌스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요즘, 진정한 거버넌스는 무엇일까? 그것은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고,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바로 그 연결 고리가 되어, 협력과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