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프로젝트15분글쓰기11
#누군가의한마디
"강의 초반 서사가 너무 길었던 것 같아 아쉬워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차! 내가 놓쳤구나. 내 생각만 했었구나.
인연이란 생각지 못한 곳에서도 맺어진다.
지난달 한 고등학교 1학년 흡연 예방 교육 중이었다.
보건 선생님이 사진을 찍을 겸 교실에 들러주셨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남자 선생님은 제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아까 들어보니 흡연 경력도 있으신 것 같은데
이번에 우리 3학년 학생 전체 대상으로도 강의 가능하실까요?"
전혀 생각지 못한 제안에 망설이는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이었다.
수능을 친 고등학교 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였다.
반별 강의만 진행해 봤지 대인원 앞에서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전 발표 자료를 보내고 하루 전 학생들 6명 앞에서 리허설도 했다.
인원이 많으면 소통이 어려울 수 있으니 앞부분을 이렇게 끌고 가야지.
내가 누군지 잘 모를 테니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줘야지.
강의 하루 전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결국 저녁 시나리오는 바뀌었고 자료는 대거 추가되었다.
금연을 통한 내 인생 변화를 어떻게 보여줄지 다양한 고민을 해보았다.
멘트와 사진 배치를 하며 밤을 지새웠다.
드디어 강의 날이 되었다. 선생님과 만나 사전 준비를 마쳤고 원하시는 교육 방향을 들었다.
"실제로 흡연을 해보셨으니까 그런 경험담들을 잘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마치는 시간은 꼭 지켜주셔야 하고요."
"네 알겠습니다. 저도 기존 교육과 다르게 제 이야기를 많이 해보려고 내용을 추가해 보았는데요.
말씀하신 부분들 체크하며 잘 해보겠습니다."
종이 치고 학생들이 입장했다. 하나 둘 셋 정말 많은 학생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300명가량의 학생들을 보며 긴장되는 마음이 들었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되었다. 첫 멘트가 꼬이면 계속 꼬인다.
준비한 멘트들을 떠올리며 최대한 침착하게 또박 또박 진행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했던가? 이건 짚고 넘어가야 해! 이 정도면 분위기가 풀리겠지?
아뿔싸 벌써 25분이 지났다. 아직 반도 못 나갔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부족함을 발견한 후 흐름이 흐트러졌다.
결국 점점 빨라지는 속도로 강의가 진행되었고 가까스로 마치는 시간은 맞출 수 있었다.
아쉽고 미진한 마음이 있었다.
보건 선생님과 평가 대화를 나눴다.
준비도 많이 해주어서 고맙고 내용도 괜찮은데 서사가 너무 길었다고 하셨다.
흡연할 당시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씀하셨다.
백번 공감되는 말씀이었다! 나 역시 아쉬움의 탄식이 나왔다.
학교를 나와 운전대를 잡았다.
내 앞을 가로지르는 차를 보면서 머릿속은 강의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아유 참!! 저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오늘 난 몇 가지 포인트를 놓쳤다.
1. 하루 전 사전 리허설 후 소장님께 검토 받지 않고 자료를 변경했다.
2. 선생님의 당부에도 내가 준비한 대본에 사로잡혔다. 메시지 캐치를 놓쳤다!
3. 강의를 요청한 이가 듣고 싶어 한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를 많이 했다.
4. 전체 시간의 흐름을 장악하지 못했다.
글과 말 모두 본질은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독자가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나를 내세우려는 말, 내가 가르치려고 하는 말 모두 내 욕심이었구나 돌아봐졌다.
강의할 때 역시 하심! 나를 내려놓고 상대의 입장에 오롯이 서야 함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와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오늘 덕분에 정말 큰 공부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중한 기회 만들어 주셨는데 제가 전달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네요. 앞으로는 해주신 말씀 보완해서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강사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 강의를 떠올리면 얼굴도 화끈거리고 아쉬움과 미련이 짙게 이어졌다.
그래.. 오늘까지만 이 감정을 오롯이 느껴보자.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내 문제점을 발견하고 다시 나아갈 방향을 잡았다.
비록 강의는 산으로 갔지만 20살이 되어 세상으로 나가는 학생들이
담배, 약물, 마약 등 중독성 물질의 유혹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선택을 하며 건강하고 밝은 20대를 시작하기를 진정으로 바라본다.
오늘 강의는 나에게 평생 기억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강의를 해야 할지 본질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들의 미래 청소년들의 노담을 진심으로 응원해 본다.
#노담 #흡연예방교육 #금연지도사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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