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나그네

2023. 10. 18.

by 다이안 Dyan
1000004924.jpg


너희 인간은 눈앞의 현혹만을 보는구나.

내가 저물며 흔드는 화려한 빛의 꼬리에는 가던 걸음을 멈추곤 하지 않았더냐. 내가 남기는 타오르는 주홍빛 하늘에 감탄을 자아내고, 꿈결 같은 분홍빛과 보랏빛 하늘 앞에서는 그 모습을 담으려 우두커니 서있던 너희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 모습이 나에 대한 찬양이고 애정인 줄 알았건만.

어째서 그 화려한 빛의 현혹을 만드는 내 앞에서는 손바닥으로 눈 위를 가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날 똑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냐. 그 영롱한 노을빛의 근원이 나이거늘, 너희 인간은 늘 근원을 찾지 않는구나. 빛의 시작을 마주하려 하지 않고, 그렇게 꼬리를 쫓으며 찰나의 기쁨과 즐거움에 젖는 너희를 이해할 수 없다. 근원을 마주할 때 얻을 깊은 깨달음에는 도전하지 않는구나.



그대는 영원한 불멸의 존재요,
우리는 주어진 운명을 사는 미물에 불과하니 그럴 수밖에요.

주어진 우리의 시간 속에서 그대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간은 스치듯 짧은 찰나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취해 현재의 고통을 망각하고, 내일을 다시 그린답니다. 그 짧은 순간에도 그대는 강렬한 빛으로 우리를 일깨우니 어찌 그대를 바로 볼 수 있을까요.







https://brunch.co.kr/brunchbook/write-today-sky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포근함이 그리워지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