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8.
너희 인간은 눈앞의 현혹만을 보는구나.
내가 저물며 흔드는 화려한 빛의 꼬리에는 가던 걸음을 멈추곤 하지 않았더냐. 내가 남기는 타오르는 주홍빛 하늘에 감탄을 자아내고, 꿈결 같은 분홍빛과 보랏빛 하늘 앞에서는 그 모습을 담으려 우두커니 서있던 너희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 모습이 나에 대한 찬양이고 애정인 줄 알았건만.
어째서 그 화려한 빛의 현혹을 만드는 내 앞에서는 손바닥으로 눈 위를 가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날 똑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냐. 그 영롱한 노을빛의 근원이 나이거늘, 너희 인간은 늘 근원을 찾지 않는구나. 빛의 시작을 마주하려 하지 않고, 그렇게 꼬리를 쫓으며 찰나의 기쁨과 즐거움에 젖는 너희를 이해할 수 없다. 근원을 마주할 때 얻을 깊은 깨달음에는 도전하지 않는구나.
그대는 영원한 불멸의 존재요,
우리는 주어진 운명을 사는 미물에 불과하니 그럴 수밖에요.
주어진 우리의 시간 속에서 그대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간은 스치듯 짧은 찰나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취해 현재의 고통을 망각하고, 내일을 다시 그린답니다. 그 짧은 순간에도 그대는 강렬한 빛으로 우리를 일깨우니 어찌 그대를 바로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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