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앤(anne with an e)’의 마을을 내방으로 들여오기
빨간머리앤에서 앤과 다이애나가 마시던 붉은색 음료수(그날은 실수로 와인을 마시기는 했지만)의 맛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티파티를 한다며 설레하던 앤은 실수로 와인을 꺼내는 바람에 취하고 말고, 그 때문에 잠깐의 이별(?)시간을 갖게 된다. 앤에게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둘의 모습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다시는 같이 못 놀꺼라는 비극적인 상상을 하며, 다이애나와 영원한 우정의 맹세를 하던 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너무 웃기고 오버스럽지만, 그마저도 사랑스럽다. ‘나도 그 음료수를 마셔보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검색을 해보니, 감사하게도 레시피가 있었다.드디어 나도 그 음료수를 마실 수 있다는 설렘이 나의 첫번째 영화요리의 스타트를 끊었다.
다행히도 레시피가 무척이나 간단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재료: 냉동 라즈베리 280g, 설탕250g, 레몬 2개, 물 950mm
이렇게 간단한 재료만으로 그 음료수를 만들 수 있다니! 19세기 에이번리 마을을 21세기의 서울로 들여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첫번째로 해야 할 것은 라즈베리 즙을 만드는 것이었다.
1.해동한 라즈베리와 설탕을 큰 냄비에 넣는다
2. 20분 정도 저어주며,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3.아직 안 으깨진 라즈베리를 잘 으깨준다.
4.거름망으로 라즈벨리 즙만 걸러내고, 찌꺼기는 버린다.
이렇게 하면 제일 중요한 소스인 라즈베리 즙을 얻을 수 있다! 라즈베리를 녹일 때는 양이 많다 생각했는데, 거름망에 거르며 찌꺼기를 버리니 생각보다 양이 적었다. 혹시 잘못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쳐갔지만 다행히도 맛은 좋았다.
두번째로는 레몬즙을 만드는 것은데, 정말 간단하다.
1. 레몬 2개를 짜고 걸러서 레몬즙을 만든다.
세번째로 필요한 것은 물이다.
1. 약 950mm의 물을 끓인다.
이렇게 세 개의 재료가 준비되었으면,마지막으로 섞는 일만 하면 된다
1. 라즈베리 즙, 레몬즙, 950mm의 뜨거운 물을 섞는다
2. 라즈베리 주스를 식히고, 어느정도 지나면 냉장고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라즈베리 주스가 완성된다.
맛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추억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비록 존재하지도 않는 옛날의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작은 행복을 준다는 측면에서 존재의 유무는 상관없었다. 영화 속 장소를 가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생각해봤지만 요리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청각,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과 미각까지 따라가는 여행은 작지만 큰 행복을 준다. 실제로 캐나다의 동쪽,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도 라즈베리 주스를 기념품으로 팔고 있다던데… 언젠가 맛볼수 있을까?
*레시피 참고한 책
긍정과 상상력의 소녀 빨간머리앤 레시피북, 케이트 맥도날드,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