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읽은 책들 외 2

2025. 10. 9. 새로 산 책

by 글쓰는 변호사
구입일자 2025년 10월 9일


오늘 산 책은 <우리를 읽은 책들>(이윤영/이상길),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장 자크 루소/문경자 옮김), <메넥세노스>(플라톤/이정호 옮김) 세 권이다. 연휴 마지막 날 오후 1시 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된다는 얘기를 아내에게 듣고 급하게 주문했다. 물론 책 선정을 급하게 한 것은 아니고, 이미 장바구니에 담아 둔 책들이다. 플라톤의 <메넥세노스>는 중고로 구입했다.


1. 우리를 읽은 책들(이윤영/이상길 공저/이음/2024)

이 책은 영화학자 이윤영 교수와 문화연구자 이상길 교수가 <출판문화>에 번갈아서 연재한 서평을 모은 책이다. 나는 평소 서평집(그러니까 책에 대한 글 또는 책에 대한 책) 읽기를 즐기는데, 그 이유는, 서평은 독서행위의 끝(완성)이자 또 다른 독서행위의 시작이고, 다른 사람은 같은 책을 읽고 어떻게 서평을 쓰는지가 궁금하기도 하고, 독서의 올바른 자세 내지 태도를 익히고 싶고, 무엇보다도 좋은 서평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이상길 교수가 쓰거나 번역한 책은 평소에도 자주 읽는 편인데, 언제나 믿고 읽을 수 있는 저자이다. 특히 그가 번역한 <랭스로 되돌아가다>(디디에 에리봉)나 <푸코 : 그의 사유, 그의 인격>(폴 벤느)과 같은 책은 그가 불어로 쓰인 모든 텍스트를 번역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길 만큼 탁월하다. 또한 피에르 부르디외 연구서인 <아틀라스의 발>은 (아는 아직 읽지 않았지만) 부르디외 연구서의 최고봉이라 할 만큼 훌륭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우리를 읽은 책들'의 의미는 무엇인가. 책의 서문에서 이윤영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서평의 대상이 된 책들은 일단 우리가 읽은 책들이지만, 우리와 같이 살면서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이루며 우리 자신의 일부가 된 책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들은 우리를 '읽었다'. '읽다'라는 동사에는 독서라는 일차적인 의미 말고도 '마음을 읽다'에서처럼 '이해하다', '뜻을 헤아려 알다'라는 뜻이 들어 있다."


2.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장 자크 루소/문경자 옮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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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제3장 '루소처럼 걷는 법'을 읽다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살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소에게 걷기는 숨쉬기와 같았다. "나는 멈춰 있을 때에는 생각에 잠기지 못한다. 반드시 몸을 움직여야만 머리가 잘 돌아간다." 루소는 걸을 때 늘 지니고 다니던 게임용 카드에 크고 작은 생각을 적었다. 루소가 걸어 다닌 첫 번째 철학자는 아니지만, 걷는 행위에 대해 이렇게 두루 철학적으로 사고한 철학자는 루소 이전에 없었다.』(에릭 와이너, 같은 책, 93쪽) 걸어 다니는 시간이 적지 않은데, 걸으면서 생각하는 법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생각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일 방법에 대해서도.


3. 메넥세노스(플라톤/이정호 옮김, 이제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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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연구자들은 플라톤의 대화편을 26개 내지 27개라고 하고, 보통 초기/증기/후기 대화편으로 분류하는데, <메넥세노스>는 중기 대화편에 속한다. 중기 대화편에는 <파이돈>, <국가>, <향연(심포시온)>, <파이드로스>와 같은 불멸의 대작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메넥세노스>는 상대적으로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메넥세노스>의 제목 '메넥세노스'는 플라톤의 다른 대화편들에서 그러하듯이 등장인물의 이름이다.


정암학당에서 나온 플라톤 번역본은 대단히 좋다. 일단 번역자들이 전부 플라톤 전공자들이고(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플라톤을 전공하지 않고 어떻게 플라톤의 저작을 번역할 수 있겠는가.), 각주가 본문보다 많을 만큼 해설이 풍부하다. 각주가 많은 책이 꼭 좋은 것은 아니고 각주가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것보다는 풍부한 각주가 훨씬 좋다.


이제 6-7편 정도만 더 구매하면 플라톤 전집을 구비하게 된다. 원래 2024년을 플라톤을 공부하는 해로 나름대로 정했었는데, 하나도 하지 못하고 벌써 2025년도 끝나가는구나.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읽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