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팔가 스퀘어의 네 번째 좌대(fourth plinth)
운이 좋았다. 트라팔가 광장의 네 번째 좌대(fourth plinth)에 설치되는 작품은 일정한 주기(대략 1년 6개월)로 교체된다. 2016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의 일정으로 런던 여행을 갔는데, 마침 작품이 교체되는 시기였던 것이다. 2016. 9. 29. 밤 9시경, 여느 때처럼 런던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나서 숙소로 들어가기 전 항상 들르는 트라팔가 광장에 왔더니, 며칠 전까지 검은 천막이 덮여 있던 네 번째 좌대에 새로운 작품이 공개되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의 이름은 <Really Good>이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엄지손가락.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메시지는 분명해 보였다. 고단하고 지친 삶을 살아가는 당신들,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이 들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고, 잘 살아가고 있어. 그런 당신들이 '최고야'. 그러니 힘들어도 즐겁게 살아. 하루를 마치면서 오늘 '정말 좋았어'라고 얘기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사는 거야. 긴 인생을 마치면서 내 인생은 '정말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재밌게 사는 거야.
더욱 더 운이 좋았던 것은, 런던을 떠나던 날, 트라팔가 광장에 임시로 설치된 네 번째 좌대 프로젝트 작품 기념품샵에서 <Really Good> 모형(?)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여행이 끝나고, 런던을 떠나는 날이라 마음은 울적했지만, 이 <Really Good> 모형을 보면, 햇살 좋았던 그 날 오후의 흥겨웠던 트라팔가 광장이 떠오른다. 거리의 예술가가 부르는 Oasis의 <Wonderwall>을 따라 흥얼거렸던, 배트맨 아저씨와 사진도 찍었던, 2016년 10월 런던의 어느 가을날 오후 트라팔가 광장에서의 그 시간들.
런던 트라팔가 광장의 네 모퉁이에는 좌대(plinth)가 있는데, 세 개의 좌대에는 조각상이 놓여 있습니다. 북서쪽 모퉁이에 있는 좌대만 비어 있는데, 원래 윌리엄 4세의 조각상을 설치하려고 하였으나, 재원 부족으로 설치되지 못한 채, 약 150년 간 비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94년 이 비어 있는 좌대에 공공예술품을 설치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그로부터 5년 후인 1999년 첫 작품 <Ecce Homo>가 설치됩니다. 트라팔가 광장의 네 번째 좌대 프로젝트는 공공예술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유럽에서도 런던을 가장 좋아해서 다른 도시에 비해 런던을 꽤 자주 간 편인데, 운 좋게도 갈 때마다 다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Yes the plinth hosted a massive blue cock — from July 2013 until February 2015. The cockerel symbolised "regeneration, awakening and strength." (2013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설치되어 있었던 파란수탉. 재생, 깨어남, 그리고 힘을 상징한다.)
This skeletal horse adorned the plinth from March 2015 till September 2016. It's apparently a "contemporary comment on history, power and money".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설치되어 있었던 해골말. 역사, 권력 그리고 돈에 대한 동시대의 주석.) 말의 앞 다리에 런던증권거래소의 라이브 티커(live ticker)가 있는 전자리본이 묶여 있습니다.
It stood from May 2010 till January 2012. The ship's 37 large sails were made of patterned textiles typical of African dress. They are used to show African identity and independence. The work considers the legacy of British colonialism and its expansion in trade and Empire. It now has a permanent home at the National Maritime Museum in Greenwich. 2010년 5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설치된 작품. 이 작품은 네 번째 좌대에 설치된 작품 중 최초의 흑인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유리병 안에 들어 있는 배의 돛은 아프리카 옷의 전형적 패턴의 직물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아프라키의 정체성과 독립을 보여주고자 함입니다. 현재는 트라팔가 광장에서 그리니치 국립해양박물관으로 옮겨져 설치되어 있습니다.
-작품해설출처 : london.gov.uk/fourthplinth 및 londonist.com
-all photos by SAV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