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동화) 해님달님_1

떡을 파는 어머니와 오누이 이야기

by Sayer

커버 이미지 출처: Pixabay 님의 사진, Pexels




옛날 옛적에

산속 외딴 오두막에 젊은 어머니와 쌍둥이 오누이, 세 명이 살고 있었어요.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떡을 만들어다가

큰 장이 열리는 날 떡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마을로 가서 팔았어요.



장으로 향하는 길은 보통 어머니와 오누이가 함께 나섰어요.


곡식과 다른 먹을 것, 옷감, 실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다가 집으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새로 사들고 돌아가는 생필품보다 떡이 더 많이 남는 날도 많았어요.


광주리가 넘치도록 떡을 만드는 것도 아니었는데

언제나 팔고 남은 떡이 생겼고, 그 떡을 도로 집으로 가져오는 발걸음은 마을로 향할 때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죠.



풍족하지는 않아도 세 명의 가족이 하루하루 단란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마을로 함께 떡을 팔러 나온 오누이에게 어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오늘은 떡을 평소보다 많이 만들었으니, 다 팔려면 더 오래 걸릴 것 같구나. 곡식과 실을 사다가 먼저 집에 돌아가 있으렴!"


"네, 어머니."



두 오누이는 두 식경이 다 지나기도 전에 심부름을 마쳤고, 집으로 향하는 산길을 올랐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장터 옆자리, 단골 곡류 상인 아주머니에게 떡을 맡기고 장을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곧 돌아오는 한가위에 오누이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일전에 마을 아이들의 천 주머니를 부러워하던 것을 눈치챘던 터라,

오누이에게 각각 하나씩 선물하고 싶었거든요.


빨간 비단 천 주머니는 사지 못했지만,

고운 천으로 만들어진 주머니를 두 개 사다가 다시 떡 광주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다른 날처럼 떡을 팔기 시작했어요.



한가위를 목전에 둔 장은 여느 때보다 붐볐고, 그 덕에 많은 사람들이 떡을 사 갔지만

대목을 놓칠세라 떡을 다른 날보다 더 많이 만들었던 탓에

오늘도 팔고 남은 떡이 생겼지 뭐예요.



"아이고, 쌍둥이네! 오늘 다 팔 줄 알았더니, 또 남았어?"


"그러게요, 너무 욕심을 부렸나 보다. 평소만큼은 남았네요.

이거 맛 좀 보세요! 그리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남은 떡과 남은 곡식을 조금씩 맞바꾼 뒤, 짐을 챙겨 들고 산속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어요.


확실히 한가위가 가까워지니 해가 짧아졌구나 싶었죠.


여름이라면 장에서 자리를 정리하고 두 번째 고개를 다 넘고도 해가 저물지 않았는데

이제는 한 고개를 다 넘기도 전에 해가 저물었거든요.



평소 오누이와 돌아가던 길을 혼자 가려니 더 힘든 느낌이었지만

품 속에 감춘 오누이의 선물을 생각하고, 그 선물을 받아 들고 기뻐할 얼굴들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재촉했어요.



네 번째 고개를 넘어갈 즈음인가?


갑자기 바람이 한결 더 서늘해지는 걸 느꼈어요.


'비구름이 몰려오는 바람은 아닌데? 어서 돌아가야지' 하고 생각하던 어머니는

저 멀리서 가까워지는 빛나는 두 점을 보곤 그 자리에 굳은 듯 우뚝 멈춰 섰어요.



시퍼렇게 반짝 빛나는 두 점은 산짐승의 안광으로 보였거든요.


마침내 가까이 다가온 것은

온몸에 얼룩 줄무늬가 선명하고 커다란 호랑이였어요.



너무 놀라서 가던 걸음을 멈춰 선 것도 모자라서

이제 그만 주저앉아버린 어머니 앞에 다다른 호랑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