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하면서 누린 가장 큰 장점은, 나와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라고 성장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조언을 경청하고 수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보컬 전문 아카데미(학원)에서 몇 개월 공부한 적이 있다. 이때, 연습하는 방법도 모르고, 옆방에서 들리는 뛰어난 성량과 표현력 등에 기죽은 나머지 비관적 생각에 많이 빠져있을 때라, 사실상 내 노래실력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후의 인생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만한 조언들을 접했다.
내 보컬 트레이너님은 겨우 몇 살 위인 여성분이셨는데, 굉장히 엄격하시고, 직설적이시지만, 수강생의 성장을 최선을 다해 도우시는 것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한 번은, 레슨을 받다가 "누군가를 따라 부르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조언을 해주셨는데, 이 조언이 지금까지도 격려이자, 다독임이자, 긍정적 의미의 채찍질이 되고 있다.
노래할 땐, 갖고 있지도 않은 것을 욕심내지 말고,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맛깔나게 노래를 하는데 집중해.
우선 내가 가진 호흡량, 바이브레이션과 성량 조절 스킬, 음역대, 박자감과 표현력으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올려서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래를 하라는 것이었다.
연습실 벽을 뚫고 들어오는 옆방 사람의 성량이나 스킬을 갖지 못한 채 흉내를 내려고 하면 더 어색한 노래가 될 뿐이다. 십 수년을 노래로 돈 벌고 이름을 날린 가수나 뮤지컬 배우들의 표현력을 어설프게 따라 하려고만 하면 앵무새가 될 뿐이다.
그보다는 부족할지라도 내가 해석하고 표현하는 노래, 내가 가진 음색이나 성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래를 하는 것이 자신의 성장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 바른 길(정도)이다.
그 후로 수년이 지난 지금, 개발 학습을 하면서도 이 조언이 들어맞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드넓은 학습 범위를 다 채우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들 조언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기 기술과 지식을 갖고 최대한 구현'해가며, 부족한 부분을 차츰 채워가는 장기적인 학습과 성장 모델을 권하곤 한다. 특강과 책과 글과 기타 영상들에서 만난 선배 개발자들의 조언을 종합해보면 그렇다.
계란, 밥, 참기름만을 가지고 뜬금없이 김치찌개를 만들 순 없다. 하지만, 계란밥만큼은 최대한 맛있게 만들 수 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한탄하고, 슬퍼하고, 집착에 가까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지금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현재의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내보이자! 차츰차츰 가능성의 범위가 확장되고, 어느새 더 다양하고 복잡하고 고급 기술을 요하는 것들까지 구현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