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항공사 브이로거의 영상에서 영감을 얻다
나는 관심사, 취향이 계절이나 년도 등에 따라 바뀌는 편이다.
즐겨 보는 브이로그를 봐도 그 차이가 느껴져서 연도별로 재밌게 본 브이로그들을 개인적으로 모아두는 비공개 유튜브 재생목록도 있다 ㅎㅎㅎ
최근 즐겨보는 브이로그는 외국 항공사(아랍에미리트) 승무원(이하, 외항사 승무원) 와이님의 채널이다.
브이로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게는 놀라움이나 신기함, 부러움의 대상이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점이 흥미롭고 재밌어서다.
그리고, 브이로거들이 일상/사건을 대하는 상황과 영상에 담는 그들의 말, 행동, 그리고 주변의 환경 등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이번에는 와이님의 영상 속에서 '나의 작은 탤런트'에 관한 영감을 얻었다.
나는 영상으로 외항사 N년차 와이님의 모습만 봤다. 그러니 승무원으로서의 커리어만 알고 있다.
그런데, 아이패드 언박싱을 하면서 이전 커리어를 공개했다.
아이패드로 할 것들 중 가장 기대되는 것이 '그림그리기'라고 하시길래, 다른 사람들처럼 낙서를 하고 싶은가보다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미술 대학교, 미술 관련 과를 졸업하고 미술 관련 커리어 경험도 있다고 하신다.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이보다도 그 다음에 한 말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그 커리어를 쭉 이어온 현업에 계신 분들과 비교하면, 경력단절자?
전문가 레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아까운거에요.
작더라도 내가 가진 능력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이제 그림을 좀 그려보려고요.
사실, 두바이에서도 심심하면 그림 종종 그리긴 하거든요.
출처: '이시국 한국비행 호텔콕 기록, 두바이 외노자의 일상다반사 VLOGㅣ보다나 고데기, 아이패드 언박싱, 시시콜콜 수다들', 유튜브, 채널명 와이, https://youtu.be/NvCU43RRGAE?si=QUxd-h6-Xg_49TA2
무대예술은 종합 예술이다. 미술과 음악과 체육과 연기 등이 다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나는 춤과 노래와 연주와 연기가 정말 즐거웠다.
와이님이 영상 속에서 그림을 안 그리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듯이, 나는 그 모든 무대예술 요소들을 해봤던 것, 지금은 활용하지 않는 것에 굉장히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리 프로그래밍이 유행을 하고, 이 다음 산업으로 무엇이 뜨며, 여러재테크가 유행처럼 피고 지는 동안 조금씩 알아보기도 하고, 공부 해보다가도 금새 흥미를 잃고 말았다.
하지만, 여전히 종종 연습실에 가서 혼자 노래를 연구하듯이 부르다 온다. 그렇게 부른 노래를 녹음해다가 잘 보관하고, 몇몇 사람들에게는 선보이기도 한다. 피드백이나 찬사를 듣는 순간도 즐겁다.
한 번은, 좋아하는 곡 중 하나를 십여분 만에 익혀 부모님 앞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했는데, 부모님 반응이 재밌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뗀 모습을 보신 것처럼, 첫 옹알이를 들으신 것처럼 놀랍고 즐겁고 자랑스러워하시는 모습이었다.
쉬운 코드 버전 영상을 찾아다가 뚱띵뚱띵거려보다가 노래를 하며 연주하니 신기하다고 하셨다.
대학 생활 중에 한 커리어 관련 캠프에서 나의 꿈 중 하나로 '버스킹 여행자'를 적어낸 적이 있었다.
당시 강사님으로부터 '이건 무슨 직업인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들었는데, 사실 그 때 나도 뭘 원한다고 쓴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해보고 싶은 활동을 상상하다가 적어냈던 것이다.
기타를 메고 여행을 다니면서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하는 모습.
당시에는 음악 예능이 오디션 프로그램 뿐이었는데, 그 후로 비긴어게인 등 내가 꿈꾸던 모습을 그리는 영상 콘텐츠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래서 지금은 더 나의 모습을 생생히 상상하며 그려보기 좋다.
그 때보다 공연에 관한 경험치도 더 쌓여 있어서인지, '어, 될 것 같은데? 되겠는데?'하는 자신감 있는 생각도 조금 더 커졌다. ㅋㅋ
네이버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롱보드 위에서 춤추는 영상으로 크리에이터 활동 중인 고효주님.
그녀의 지금 커리어가 시작된 계기는 한 자기 이해 프로그램에서 '해보고 싶은 것'에 보드 타고 세계여행하는 것을 적어 낸 것이었다고 한다.
지금 못할 것이 없다, 늦은 때란 없다는 생각을 먼저 한 뒤에, 넘어지고 다치고 처음에는 별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연습했다고 한다. 식사시간도 반납하고 연습, 또 연습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금의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 협찬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즐겁게 여러 도시들을 오가며 보드를 타고 그 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모습이 멋지다.
지금 못할 것 없다, 늦지 않았다.
손가락에 잡히다 말다 한 군살이 잘 자리잡게 꾸준히 연습하며 즐겨보자.
최근에 발견한 것이 있는데, 동네 공원에서 판매나 포교 등의 목적이 아닌 버스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봄에 공원에서 안내문을 발견했다.
반응을 확인하고 싶다면, 또는 야외에서 공연하듯 연주하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동네 공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 실행만 남았다.
겁 내지 말고 즐겁게 고고!
커버 이미지 출처: 사진: Unsplash의Hannah Gullix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