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듯, 뜨거운
'띠링'
[11,000원 결제되었습니다.]
구매 버튼을 누르고 나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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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이었다.
작업실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직원이 종이컵 한 잔을 쓱 내게 내밀었다.
"고향에 계신 엄마 드린다고 인터넷 구매했는데 주소를 이쪽으로 해놓은지 모르고 그만 작업실로 배송이 됐네요. 집으로 다시 주문하고 이왕 온 것은 우리가 먹어요. 냉면 육순대요.한번 드셔보세요."
나에게 내민 친환경 종이컵 안에는 살얼음이 동동 뜬 냉면 육수가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침 에어컨을 꺼놓았더니 실내 온도가 슬금슬금 올라가 가슴팍이 땀으로 살짝 젖어가고 있었다. 받아든 종이컵의 냉면 육수를 단 숨에 들이켰다. 갑자기 찬 것이 들어가니 이가 뻐근하니 시리고 머리가 찌끈 하니 짧은 두통이 찾아왔다.
얼음 동동 육수에는 무더운 여름 깊은 계곡이 담겨 있었다.
시큰 달짝지근한 맛이 입안을 한 바퀴 휘~ 돌고 식도를 얼리며 미끄럼을 타고 배속을 얼렸다. 문득 냉면이 궁금해졌다. 글을 멈추고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졌다. 본디 냉면은 추운 겨울철에 먹는 음식이란다. 게다가 서민들이 주로 먹었던 음식일 것 같지만 사실 양반의 풍류 문화에서 발달한 음식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먼 옛날 얼음이 귀한 시대에는 더운 여름냉면 한 그릇이 귀했을 것 같다. 그 이름도 적나라한 차가운 면이니 오죽했으랴.
시원한 냉면 육수 한 잔에 어머니가 떠올랐다.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
집을 나온 지 2년이 다 되어 가면서도 연락도 자주 못 드린 나였다.
글을 핑계로, 사업을 핑계로 나 자신을 두둔하기에 바빴다.
'부모'라는 이름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자식은 그러면서도 아닌 척.
아니면서도 그런 척하며 외면한다.
그게 나다.
문득 냉면 육수 한 잔에 어머니 생각이 나서
집으로 육수 한 박스를 주문했다.
아마도 아버지와 함께 시원한 냉면 한 그릇해 드실 터였다.
내가 조금 더 '아들'에 가까워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