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몰입하는 것

1년 전 인연을 다시 만나다

by 김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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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년 만이다.

2016년 9월 14일,
그를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났다.

당시 그는,
손으로 구긴 듯 한
모자와 기름때가 묻은
허름한 남방,
그리고 구멍이 난
녹색카고 바지를
입고 있었다.

재치있는 입담과
상당한 연주 실력은
가는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기어코 나의 발걸음도
멈추게 했다.

뒤늦게 착석하는 나를
그는 불러서 무대에 세웠고
얼떨결에 생애 첫 버스킹을
그렇게 해버렸다.

그 날의 경험은
당시 집필 중이던
책에 한 부분으로 기록되어
나의 첫 책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2017년 9월 12일.

1년 만에 그를
삼성동 번화가 앞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다.

지인과의 저녁식사를 위해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나를 대번에 알아봤다.

삼성동 번화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여전히 후줄근한 그의 옷차림이
왠지모르게 그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그는 함박 웃음과 함께
나를 반기며
다짜고짜 기타를 건냈고
작년의 노래를 부탁했다.

엉겹결에 받아는 기타는
작년의 그것이었다.

나는 연주했다.
작년과 같은 곡을 연주했다.

만취에 행인들 중
엄마와 대여섯살 배기의
어린아이가 앞을 지켜주었다.

노래가 끝난뒤 아이는 머니박스에
지폐 한장을 넣어주었다.

1년 전 그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1년 전, 나는 불안한 사람이었다.

10년 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나와
모두가 말리는 책을 쓰는 사람이
되었고,
써지지 않는 글에
답답함의 하루하루를 보냈다.
줄어드는 통장 잔고만큼
자신감은 줄어들었고
늘어가는 걱정만큼
주변 사람들의 걱정도 커졌다.

1년 후, 지금.
나는 진행형인 사람이다.

나의 꿈을 공유하는 50여 명의
사람들이 곁에 있다.
강남에서 가장 비싼땅 위에
나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것은 덤이다.

이 모든 것은 단 1년만에
이루어진 결과다.

많은 사람이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안될꺼야."
"나는 또 못할꺼야."
라며
상황을 어렵게 생각하고
생각을 굳혀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인생(人生)을 바꾸는 것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단지, 단호한 결심만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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