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꿈이 지고, 또 누군가의 꿈이 시작됐습니다

by 김태한

주말 아침. 그동안 밀린 독서라도 할 요량으로 동네 앞 스타벅스를 찾았는데 이미 만원이라 집으로 갈까 하다 바로 옆 예전 첫 책을 쓸 때 자주 찾았던 카페를 찾았습니다.

넓은 공간과 탁 트인 개방감. 편안 의자 때문에 자주 찾았던 곳인데 집필이 끝나고 나선 찾지 않게 됐던 곳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카페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예전 글 쓰던 감성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항상 앉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읽을 책들을 놓아두곤 노트북을 열어 간간히 좋은 문장들을 수집하던 도중이었습니다.

오십대 중반의 남성과 이제 막 스물 중후반이나 되었을까 앳된 청년이 카페 앞 테라스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큰 소리로 이야기하기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니 카페 공사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카페 내부가 여전과 약간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음료로 가득 차있던 냉장고는 한 칸에 빈 잔들만 차있고 나머지 음료들은 모두 비워진 상태였습니다. 가게 한 쪽으론 짐을 정리한 듯 상자들이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밖의 남성 두 명은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무엇을 제거하고 들어낼지, 또 다시 무엇을 세울지. 청년의 눈에선 생기가 돌았습니다. 카페주인을 쳐다보니 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듯 힘없는 표정으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낙담한 카페 주인과 생기 넘치는 스물 후반 청년의 표정에 기분이 묘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오늘 누군가의 꿈이 지고, 또 누군가의 꿈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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