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실수로 시작된다
신태순 / 나비스쿨
p63
미리 나누어서 했어야 할 반항을 한꺼번에 하려니 몸도 마음도 힘이 들었다. 생각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 사람은 흔들려 보아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나는 흔들릴 기회가 없었기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p101
"넌 장남이고 착한 아이야. 말썽을 부릴 리 없지."
이런 말에 갇혀서 삼십 년간 힘들었던 나로서는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지켜봐 주려 애썼다. 신중하던 아이가 말썽을 부려도, 거침없던 아이가 수줍어해도 아무 상관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 딸 착하네.
그 말이 주는 기쁨은
마약과도 같았다.
매일매일 들어도 부족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계속 커져만 갔다.
그 기분에 갇혀 살다 보니
나는 어느새
유명한 K-장녀가 되어 있었다.
실망시킬 수 없었고
노력하는 모습 보여야 했고
가면을 쓴 채 살아야 했다.
내가 이쁜 짓을 해야만
나를 사랑해 줄 거라 믿었다.
아무리 애써봐도
늘 엄마의 기대에 못 미쳤다.
대학도,
결혼도,
성공도,
그때보단 나아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감정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진 못하다.
애증.
죽도록 밉지만
또 마음껏 기대고 싶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