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원태연 / 자음과모음
요즘 한창 사춘기의 아들들.
중3, 중1.
외계인도 피해 간다는 중2병의 아들들은 온몸에 가시가 돋았다.
가끔 생각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가
심장으로 내리 꽂히기도 한다.
비 오는 날,
도저히 참지 못하고 흘러내린 눈물을 들킬까 봐 무작정 걸었다.
눈물을 닦고 콧물을 닦았던 휴지가 축축해질 때쯤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는 집.
캄캄한 현관에 들어섰을 때의 서러움은 아직도 문득 소름 돋는다.
그때 도어록 열리는 소리.
비에 흠뻑 젖은 채 들어오는 아이.
내 뒤를 계속 따라 걸었다는 아이.
가시를 뻗어 다가가지도 못하게 하던 아이가
내 뒤를 지켜주고 있어서 눈물샘은 차고 넘쳤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