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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Nov 06. 2023

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원태연 / 자음과모음


요즘 한창 사춘기의 아들들.

중3, 중1.

외계인도 피해 간다는 중2병의 아들들은 온몸에 가시가 돋았다.


가끔 생각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가

심장으로 내리 꽂히기도 한다.


비 오는 날,

도저히 참지 못하고 흘러내린 눈물을 들킬까 봐 무작정 걸었다.

눈물을 닦고 콧물을 닦았던 휴지가 축축해질 때쯤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는 집.

캄캄한 현관에 들어섰을 때의 서러움은 아직도 문득 소름 돋는다.

그때 도어록 열리는 소리.

비에 흠뻑 젖은 채 들어오는 아이.

내 뒤를 계속 따라 걸었다는 아이.


가시를 뻗어 다가가지도 못하게 하던 아이가

내 뒤를 지켜주고 있어서 눈물샘은 차고 넘쳤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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