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강인한 당신에게
11월의 마지막 금요일, 즐겁게 시작하셨나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작가 #라이팅게일 입니다.
한국의 수도권 지역은 눈이 많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뉴스를 읽어보니 110년 만의 폭설에 일부 지역에서는 이례 없는 휴교령까지 내렸다죠. 생각지도 못한 많은 눈에 고생 많으셨겠어요.
저는 요 며칠 아팠습니다.
코로나 후유증인지, 아니면 증상인지 알 수 없지만(아마 둘 다겠죠), 여전히 트리거가 눌리면 증상이 오고 아픕니다. 다만 확실히 지난 9월 이후, 옅은 수준은 있었지만 예전에 비해 더 이상 심각한 패닉 어택은 오지 않아 감사한 일입니다.
하루 반나절 동안 제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 차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요. 이렇게 마음이 아프거나 우울감이 밀려와 슬픔의 파도가 칠 때면, 얼마 전 읽은 '싯다르타'의 헤르만 헤세를 생각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목사인 아버지와 선교사였던 어머니를 둔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14살이 되던 해 당시 미래가 유망한 사람들만 갈 수 있었던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1년 만에 뛰쳐나왔고,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이때 두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해요. 부모님의 경건주의적 기독교관은 그에게 실존의 위기를 느낄 정도로 엄격했습니다.
85세의 그의 생애 기록 중 그의 정신병에 대한 기록은 단 몇 줄이지만, 겪어 보니 극단적인 시간들은 얼마 안 될 수 있어도 짐작컨대 그는 단 몇 줄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우울 증세를 마주했을 거예요.
천재 작가인 헤르만 헤세라고 매일 글을 썼을까요? 어느 날은 슬픔에 잠식해 아무것도 안 하고 축 늘어진 날도 있었을 테고, 어느 날은 화도 내고 억울해도 했다가, 또 어느 날은 벅차오르는 감정으로 글을 쓰기도 했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지난 이틀처럼 슬픔으로 가득 차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위로를 받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헤르만 헤세가 멋진 작품을 남긴 것 자체가 아니라, 평생 꾸준히 맞이했을 증상과 슬픔에도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누구나 싫든 좋든 과거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출근길을 나서고, 아이를 돌보고,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여러분들이야말로 강인한 분들입니다.
강인하다는 건 바로 그런 거지요.
저의 또 다른 인생책이 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의 구절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나는 반항을 단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세상을 더 이상 내가 원하던 그 어떤 것과, 내가 잘못 상상했던 세상과 비교하지 않기 위하여, 내가 고안해 낸 종류의 완전성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기 위해서, 그리고 기꺼이 세상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내가 죄악을 몹시 필요로 했다는 것을, 내가 쾌락을 필요로 했고, 재물에 대한 탐욕, 허영심을 필요로 했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굴욕적인 절망을 필요로 했다는 것을 나의 육신으로 체험하게 되었고, 나의 영혼으로 체험하게 되었네."
올해가 한 달 남짓 남았군요. 11월도, 올 한 해도 누구보다 강인한 시간을 보내오신 여러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곳 LinkedIn 에는 매일매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지요. 여러분들의 강인함과 용기에 늘 감동받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사랑을 듬뿍 담아,
라이팅게일 드림
#라이팅게일 #누구보다강인한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