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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May 20. 2019

하루

2019.04.23


누구나 하나쯤은 좋아하는 풍경을 가지고 있갰지

나는 창문을 열면 보이는 이 풍경이 마음에 든다

창문만 열면 행복할 수 있으니 큰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 저 풀들이 사랑스럽다

쟤들의 발은 어디쯤 있을까

1층 바닥부터 시작된 잭과 콩나물의 끝부분을 상상해보곤 한다


사실 특별히 아름답거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것은 없다

그저 적절히 오래된 하얀 타일들과

부산하게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 풀들

간혹 찾아오는 하늘 속 포근한 구름들이

누구하나 나서지않고 자연스럽게 섞일 뿐이다


머리가 복잡할때,

한껏 가벼워진 바람은 내 방의 창문을 열어주었고

얽힌 생각의 끝을 바람이 풀어갈 때까지

나를 의자에 가만히 앉혀두었다


겨울이 찾아와 저 풀들이 잎을 떨어뜨리고

바닥으로 몸을 숨기면

나는 창문을 닫고 기다리겠지

그리고 다시 봄처럼 그날이 찾아오면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가만히 이 풍경을 바라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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