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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May 20. 2019

소나기

2019.05.16


하늘위로 치솟던 열기는

마침내 끝을 감당하지 못하고

물방울이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눈 깜빡일 틈도 없이

충혈된 눈으로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던 나는

내 몸 하나 숨길 수 있는 곳으로 숨어들었다


숨이 닿을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들이마시고

나는 눈을 감았다

붉게 물들었던 잔상도 점점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 하나가

천천히 내 뺨을 타고 흘렀다


나는 그제서야 걸음을 멈출 수 있었다

언제 그랬냐는듯 머리에는 다시 초록의 바람이 불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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