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 살 원더우먼

지금도 늦지 않았어!

by 글빛현주


나이 들수록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집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짧다는 걸 실감하게 되면서 더 그래요.

예전보다 용기도 내어 보고,

망설였던 일에 도전해 봅니다.


마치 검은색 굽실거리는 머릿결 휘날리며

한 바퀴 빙그르르 돌고 나면 변신하던 원더우먼처럼,

나도 언젠가 세상을 구하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순수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합니다.

그때는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지요.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성적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정해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힘든 공부보다 쉬운 포기를 선택했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속상해하면서도 말이죠.


어느 영화 대사처럼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고 했지만

마치 꿈은 성적 순으로 이루어지는 듯했습니다.

공부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재미없습니다.


그저 10개월 배운 그림 덕분에

운 좋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죠.

그것 또한 공부보다 포기를 선택한 것처럼

공부보다 그림을 선택한 덕분이었죠.

그땐 그 선택이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돌아보니 "아"!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들죠.

18 살, 나에게 고맙습니다.


덕분에 지금 다른 사람을 돕는 글을 쓰고

글 쓰고 싶은 사람을 돕고, 사회 약자분들의

글쓰기를 돕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제, 반백 살이 된 지금에서야

꿈을 이루는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계속 꿈을 꾼다는 것과

그 꿈이 진짜 '가 원하는'이라야 한다는 것이죠.


조금 늦으면 어때요. 괜찮습니다.

포기만 선택하지 않는다면!

어제보다 오늘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애쓰는 마음이라면!

그게 바로 꿈을 이루게 하는 진짜 힘이라는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나는 내 꿈을 향해 천천히,

멈추지 않고 걷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오늘은 내가 원더우먼이니까요.



[글빛이음]글빛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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