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며 기다린다.

by 글곰

어제 오랜만에 너희들과 놀이동산에 다녀왔어.

누나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체험학습을 내고 많이 갔었지.

중학교에 가니 학교를 쉬는 것이 부담이 되더라.


주말에 가끔 가기도 했지만, 늘 사람이 많아 힘들었어.

너희가 커서 그런지 어제는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

날씨가 좀 쌀쌀했지만, 우리만의 시간을 잘 만들고 왔어.


롤러코스터와 바이킹을 타기 전 긴장한 너희 모습이 생각나네.

맞아. 도전은 그런 거야.

늘 긴장되지만 끝내고 났을 때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앞으로 우리 삶도 놀이기구 같을 거야.

높이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기도 하고, 다시 힘을 내서 올라가기도 할 거야.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고 우쭐해할 필요도, 바닥에 있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어.

같은 열차를 탄 식구들과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순간을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또 하나 생각한 게 있어.

누나가 이렇게 말하더라.

"놀이동산이 시간 낭비가 최고인 것 같아."


주말이라 사람이 붐벼서 놀이기구 하나에 40~60분씩 걸렸어.

아빠는 그 시간도 소중하더라.

모두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즐겁게 이야기했잖아.

369 게임도 하면서 그 시간을 즐겼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평소 하지 않았던 이야기도 했으니까.


스마트폰이 전 세계와 연결시켜 주지만 가까운 사람과는 떨어지게 만드는 것 같더라.

가족끼리 거실에 모여있지만, 모두 각자 스마트폰으로 다른 곳과 연결되는 모습을 보곤 해.

그럴 땐 아빠가 좀 서운하더라. '함께 모여 더 대화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기도 해.

아빠도 저녁엔 디지털기기와 떨어지는 연습을 할게.


드디어 놀이기구를 탈 차례가 되었어.

오랜 기다림의 끝에 얻어낸 짜릿한 결과야.

다른 것도 마찬가지야.

공부를 하든, 악기를 배우든, 운동을 하든 뭐든지 기다림이 필요해.

아빠는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어.

조금씩 움직이는 거야. 매일 작은 성공을 해보는 거야.

그 기다림이 지루하겠지만, 어느 순간 즐겁게 해내고 있는 너희를 발견할 수 있어.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말이야.


이제 곧 1호가 고등학생이 되고, 2호가 중학생이 되지.

앞으로 점점 모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

각자 해야 할 일들을 꾸준히 해내면서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보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