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만한 소설 찾을 때 강추!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에게는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아들로 추정되는 자녀’가 있었습니다.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바로 이들 즉 아들들과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두 번 결혼을 했고, 둘 다 보쌈결혼으로 아내를 데려와 자녀만 낳고 대충 살다 부인들이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는 바람에 혼자 자녀를 맡게 됐는데 워낙 삶 자체가 방탕해서 세 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아들들 존재를 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첫 부인 아젤라이다 사이에서 낳은 큰 아들이 드미트리(애칭 미챠). 세 아들 중 유독 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방탕하고 품행이 불성실하게 자랍니다. 두 번째 부인 소피야와의 소생으로 낳은 아이들인 이반과 알렉세이(애칭 알료샤). 그나마 이반은 머리가 좋고 글재주가 있어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논문을 기고하고 과외도 하며 돈을 번 반면, 알료샤는 어릴 적 자신이 누구의 돈으로 키워졌는지도 모를 정도로 현실 감각에는 젬병인 데다 형 이반처럼 두뇌가 명석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사랑을 이끌어내는 천성이 있어 키워준 사람들을 비롯해서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본인도 사람을 좋아하고 성품이 따뜻해서 자신과 형들을 내치듯이 대한 아버지에게도 다정하게 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들로 추정되는 한 아이는 사연이 좀 있는데,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귀족이긴 하나 아주 상류층은 아니고 양반들 사이에 포함돼서 몰려다니면 실상 그 무리 사이에서 쌍놈에 속하는 정도의 귀족이었습니다.
어느 날 표도르 파블로비치가 포함된 양반 무리가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밤에 지나가는데 부모 잃고 마을에 사는 말 못 하고 소 울음소리 같은 음매매 소리만 내는 리자베타 스메르쟈쉬야가 풀숲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양반 무리는 누가 스메르쟈쉬야를 여자로 볼 수 있겠냐며 사악한 농담을 던지자 어릿광대 역을 자처하던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이들을 재밌게 해주려 했는지 나서서 나대기 시작했습니다.
훗날 파블로비치는 자신은 안 했다고 완강히 부인했지만 스메르쟈쉬야가 표도르 파블로비치의 집 정원에 있는 목욕탕에 와서 출산을 하고 그대로 사망하면서 그녀가 낳은 아이를 하인 그리고리가 맡아서 키우게 됩니다. 아이 이름은 생모 이름을 받아서 스메르쟈코프라고 짓고,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부칭은 저절로 표도로비치라고 붙여졌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서 표도르는 이렇다 저렇다 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고 되레 재미있어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자신의 하인 손에 자라난 스메르쟈코프에 대해서는 표도르 파블로비치가 정식으로 요리를 배우게 해서 자신의 식사를 담당하는 하인으로 키워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스메르쟈코프를 어찌나 신뢰했는지 뒤에 나오겠지만 자신만 아는 돈 보관 장소까지 상세하게 알려줄 정도로 믿는 하인이었다고 합니다.
스메르쟈코프를 손수 키워 아버지처럼 그를 돌봐줬던 그리고리라는 하인도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장인물인데, 오랜 기간 표도르를 지켜주고 어떤 때는 사고를 치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우정이 생겨 서로 매우 신뢰했다고 합니다. 할 일을 하면서 어쩔 땐 주인을 위해 위험도 감수하는 충직한 하인으로서 그러면서 절대로 선은 넘지 않는 역할을 자처하며 표도르 곁에서 지켜준 그리고리에게는 마르파라는 부인이 있었고 마르파 또한 표도르 집에서 하녀 생활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이유는 이 소설의 근간이 되는 스토리는 주로 아버지 표도르 파블로비치와 큰아들 드미트리인데, 소설이 전달하는 메시지나 감동과 절정을 이끌어내는 인물은 이반과 알료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은 스메르쟈코프 이 세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나오는 모든 내용의 큰 흐름은 이들 즉 아들들이 좌우하게 되며 소설 제목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타이틀을 탄탄하게 뒷받침해주게 됩니다.
자라온 환경이 보여주듯 드미트리는 이렇다 할 직업이 없었고, 이반은 줄곧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 알료샤는 천성이 아름다워 하늘도 감동했는지 수도원에서 조시마 장로에게 사사 받으며 생활합니다.
성격이 아주 좋지 않지만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는 큰아들 드미트리는 양육 과정 중 부정적인 환경과 불행한 어린 시절 등 부친에게 쌓인 해묵은 감정들을 돈을 받아내는 것을 통해 보상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었습니다. 드미트리는 23살 때 아버지와 담판을 짓겠다며 찾아갔고,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성질만 울그락불그락 내고 있는 모습을 대번 알아챈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찔끔찔끔 주면서 더 이상 줄 것 없다 돈도 없다는 식으로 나와 아들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추후에 드미트리는 부친에게서 받을 돈이 3000 루블 더 있다고 하고, 아버지 쪽에서는 이미 체결한 계약서에 의해 미챠는 자신에게 되레 빚까지 지고 있다고 맞서며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 이면에는 드미트리와 표도르 파블로비치 이 둘이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있었는데, 그 대상은 글루셴카라는 얼굴은 반반한데 좀 천한 느낌이 있는 여자였습니다. 성격은 대담하고 결단력 있어 돈맛을 알고 사업에 능숙한 데다 상인 삼노소프로부터 8000 루블을 증여받기도 했습니다. 알료샤의 수도원 친구 라키친과 이종사촌 지간이기도 한데 라치킨은 그녀의 천박함을 워낙 부끄러워해서 글루셴카가 자신의 사촌 누나인걸 누가 알기라도 하면 아주 부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화를 내며 사촌 사이인걸 감추려 하면서도 누나한테 꼬박꼬박 용돈은 잘 뜯어가는 관계였습니다.
드미트리와 부친 사이에 글루셴카를 향한 질투심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글루셴카를 만나게 하지 않기 위해 감시하고 관찰하는 추한 짓까지 하게 됐으며, 부친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글루셴카가 자신에게 오기만 하면 3000 루블을 현찰로 그 자리에서 주기 위해 봉투에 여며 자기 방에 숨겨 놓았습니다. 무지개 빛 지폐가 들어있는 돈봉투가 있는 정확한 장소는 스메르쟈코프와 표도르 파블로비치 두 사람만 알고 있으며, 글루셴카가 찾아오면 알려 달라는 신호인 창문을 다섯 번 두드리는 암호까지 스메르쟈코프와 공유합니다.
스메르쟈코프는 천한 신분인데도 머리가 어찌나 비상했는지 심리적인 술수에 능하고 말도 유창하게 하는데 반해 애석하게도 간질병을 앓고 있어 시도 때도 없이 강렬하고 긴 발작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워낙 부자지간 사이에서 괴로움을 겪어오던 하인 신분이라 드미트리가 글루셴카가 오면 자신에게 즉시 고하라는 협박을 할 때면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두려워했습니다.
모든 사건의 키를 쥐고 있던, 다시 말해서 언제든 표도르 파블로비치에게 글루셴카가 왔다고 알릴 수 있는 비밀 신호와 그녀에게 조건 없이 내어줄 돈의 위치를 알고 있는 중대한 입장에 있던 스메르자코프는 드미트리의 협박에 못 이겨 결국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실토하고 맙니다.
한 수 더 떠 부자 사이에 누구를 선택할지 둘 다 선택을 할지 안 할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고 요리조리 재고만 있는 글루셴카는 알료샤에게 형인 이반을 ‘단 한 시간 사랑했노라’라고 전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첫사랑인 폴란드 남자의 부름을 따라 떠납니다.
그녀와 자기 사이에 아버지만 없으면 모든 게 완벽할 거라 여기고 있던 드미트리는 생각지도 못한 인물인 그녀의 첫사랑 얘기를 듣자 펄쩍펄쩍 날뛰고 광분하여 삼노소프 집에서 무장적 들고 나온 놋쇠공이를 들고 표도르 파블로비치 집으로 향합니다.
한편 드미트리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 카체리나가 있는데 이 여자에게서 거의 속여서 받아내다시피 한 돈 3000 루블을 글루셴카를 데리고 멀리 떠나는 경비로 쓰고 싶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약혼자에게 사기 쳐서 받아낸 돈이라는 죄책감에 한 여자를 속인 돈으로 또 다른 여자를 위해 쓴다는 것에 매우 자존심 상해 어떻게든 그 돈은 안 건드리려고 합니다. 게다가 드미트리는 약혼자 카체리나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그녀에게 굴욕감을 주면서 자신과 약혼하게 하는 못된 짓까지 저질렀습니다. 공금 횡령죄로 자살할 뻔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공금 갚을 돈을 드미트리에게서 받는 조건으로 밤에 드미트리를 자기 발로 찾아가는 수모를 겪은 카체리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드미트리를 매우 사랑하고 있으며 그와 결혼하여 평생을 함께 살 것이라는 모순된 자존심을 세우게 됩니다.
추후 카체리나에게 사기 쳐서 받은 돈 3000 루블을 글루셴카와 놀고 마시며 파티를 벌이며 이 돈을 다 썼냐 아니면 반만 쓰고 반을 남겼나를 놓고 치열한 사실 공방이 벌어지는데 책 말미까지 정확히 얼마를 쓰고 얼마를 남겼는지 혹은 다 쓴 건지 나오지는 않지만 앞뒤 정황상 반절만 썼다고 추정됩니다.
왜냐면 그 돈을 남기지 않았다면 흥청망청 정신 나간 파티를 두 번째 벌였을 때 술이며 음식을 살 돈이 땡전 한 푼 드미트리에게 없었을 것이며, 이때 벌였던 두 번째 파티 장소에서 드미트리는 존속살해 혐의로 체포되게 되는 중요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놋쇠공이를 들고 밤중에 표도르 파블로비치를 찾아갔을 때 드미트리는 방안에 있는 아버지가 글루셴카와 함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메르쟈코프에게서 들은 창문을 두드리는 신호를 보내보고 아버지가 창문으로 몸을 내밀자 글루셴카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이때 인기척을 느낀 하인 그리고리가 나타나는 바람에 드미트리는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놋쇠공이로 그리고리 정수리를 내리쳐 바닥에 쓰러지게 하고 재빨리 도망쳐 파티용 식음료를 미친 듯이 구입해서 글루셴카가 있는 여관으로 향해 밤새 흥청망청 먹고 놉니다.
그러는 사이 표도르 파블로비치가 살해당했고 글루셴카를 위해 숨겨둔 3000 루블도 사라집니다. 꽤 많은 피를 흘렸지만 목숨은 건진 그리고리는 표도르를 죽인 범인이 드미트리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자신을 내리친 인간도 드미트리라고 증언합니다.
그리고리가 쓰러진데 대한 죄책감은 있었지만 글루셴카를 향한 영혼도 팔아버릴 정열적인 사랑을 막을 수 없었고 그녀와 함께 흥청망청 술을 마셔가며 게다가 글루셴카로부터 사랑 고백까지 받는 극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드미트리 뒤에 예심판사, 경찰서장, 검사, 서기가 와서 진을 칩니다.
존속 살해 혐의로 드미트리 속옷까지 벗겨 증거물로 압수하고 전날 밤에 뭘 했는지 낱낱이 진술하는 수모를 받아가며 드미트리는 사랑하는 여자 글루셴카가 보는 앞에서 마차로 연행됩니다.
약혼자 카체리나, 이반, 알료샤가 돈을 합쳐 3000 루블을 만들어 변호사 페츄코비치를 선입했고, 카체리나는 2000 루블을 더 들여서 드미트리가 정신 이상으로 살인했다는 감정을 받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의사를 초빙합니다.
한편 이반은 스메르쟈코프를 세 번 정도 만나며 드미트리와 했던 대화, 그의 간질병에 대한 것, 표도르가 살해되던 날 밤에 대해 알고 있는 정황들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스메르쟈코프와 이반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가 이 책에 아주 백미인데 둘 사이에 벌어지는 심리전과 스메르쟈코프의 치밀하고 주도면밀한 계획과 이를 알아가는 이반의 심리 변화는 현대 소설 스릴러물 못지않으며 초 집중해서 순식간에 꽤 두꺼운 양을 읽어 나가게 하니 꼭 책으로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여하튼 스메르쟈코프는 표도르 파블로비치를 살해한 범인이 자신이며 이는 유산 상속을 노리고 부친이글루셴카와 이어지기를 원치 않은 이반의 탐욕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교묘하게 몰아세워 이반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즉 글루셴카와 자기 아버지가 결혼하면 아들들에게 내려올 상속분이 적어지니 글루셴카에게 가는 돈이 없게 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아버지를 죽이는 것인데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이긴 싫으니 이반이 스메르쟈코프에게 사주했다고 꾸며냅니다.
스메르쟈코프가 이반에게 체르마쉬냐로 떠나라고 했을 때 두 말하지 않고 떠난 이반을 두고 아버지가 죽을지도 모르는 환경을 내쳐놓고 떠났기 때문에 살인을 교사한 것은 이반이다 이런 논리입니다. 스메르쟈코프가 떠나라는 말을 했을 때 최소한 한 대 후려치기라도 했어야 했다며 이반을 더욱 죄책감이 들게 만들었지요.
스메르쟈코프의 사실이 아닌 소리를 들으면서도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정신줄을 간신히 붙잡고 또 스메르쟈코프가 그의 눈앞에 내놓은 3000 루블을 보면서 범인은 이반이 아니라 스메르쟈코프임을 확신하며 내 너를 법정에서 범인으로 지목하겠다며 이를 갈고 나갑니다.
다음날 이반은 정말 정신이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섬망 증세로 악마를 봤다고 지껄이며 자리에 누워있고 이를 알료샤가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결국 법정에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이반의 증언은 채택되지 않았으며, 그전에 스메르쟈코프의 자살로 용의자는 드미트리 한 명만 남게 됩니다.
재판 결과는 드미트리가 범인이냐 아니냐에 따라 결과가 갈라지게 될 텐데, 이 무렵 도입된 러시아 재판의 배심원 제도는 재판 결과에 영향이 컸던 모양입니다.
피고 측 변호사 페츄코비치는 미챠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한 라키친을 향한 비열함, 흥청망청 파티를 벌일 때 드미트리 돈을 줍고도 모른 척 뒷주머니로 챙긴 여관 주인의 부도덕함, 표도르가 살해되던 날 밤 그리고리가 보드카 들어간 약을 마시고 취한 상태로 제대로 사리를 판별할 수 있었겠냐는 등 증인들의 허를 찌르는 질문을 연신 해가며 변호했지만 한 가지 사건으로 판세가 완전히 뒤집힙니다.
자존심 때문에 드미트리를 사랑하는 것처럼 행세한 카체리나는 실제로는 마음속으로 이반을 사랑하고 있었으며, 이반이 정신병으로 재판장에서 끌려나가고 그가 자신이 살인 교사를 했다고 하는 말을 듣자 카체리나는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부친 살인 전날 드미트리가 술집에서 써서 카체리나에게 전달한 편지를 증거물로 내밉니다.
편지에는 살인 방법과 3000 루블 돈이 있는 위치 등이 자세히 쓰여있긴 한데 순전히 술김에 주절거린 글이고 쓰다 쓰다 종이가 모자라 뒷면에는 이미 쓰여있는 글씨 위해 열십자로 덧쓰기까지 한 치졸한 글이었습니다. 한데 그 내용이 순전히 스메르쟈코프가 실토한 내용을 바탕으로만 썼기 때문에 살해 장면과 너무나 일치했습니다. 스메르쟈코프가 진범이라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논리입니다.
드미트리는 스메르쟈코프에게서 들은 대로 쓴 것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카체리나가 제출한 편지 한 장으로 배심원들은 유죄를 선언하고 드미트리에게는 징역 20년이 선고됩니다.
이 작품의 메인 스토리는 드미트리 이야기지만 작품성을 대단히 높여준 이들은 이반과 알료샤입니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특히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알료샤와 마을 아이들의 해맑고 미래를 향한 희망적인 메시지, 아이들 앞에서 희망을 부르며 대미를 장식하는 알료샤의 연설은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또한 아역 인물 중 하나인 콜랴가 자기 집 하녀와 나누는 대화는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재판장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치열하게 맞서는 장면은 해당 부분만이라도 직접 읽어보기를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요즘 유행하는 법정 드라마 재판 씬 못지않는 박진감과 긴장감, 팽팽한 논리 전개가 현대 스릴러물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월등히 재미있습니다. 전반적인 재판장 묘사와 검사와 변호사의 심리 공방은 중세 러시아 재판장을 그대로 묘사했다는 극찬을 받는 대목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