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실버반지

시작할 때는 처음과 끝을 가지고 기-승-전-결로 쓰려고 했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열식이 된 것 같아 아쉽긴 하나 더 이상의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여기서 종결하려고 합니다.


그간 써왔던 난임 에세이 글을 찬찬히 훑어보니 어느 순간까지는 시술에 관한 내용을 담았지만 1년, 2년 지나며 시술 그 자체에 대한 글들은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를 난임이라는 주제에 여행, 연애, 풍경. 질환, 사회생활, 가치관 등을 꾸역꾸역 담아 글을 써놓았네요.


난임이 생활이 되고 일상을 난임 시술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든 사람은 저였습니다. 누구도 저에게 시험관에 올인하라고 말한 적 없었습니다. 저 스스로 모든 글을 난임으로 표현했고 또 그것이 저의 생활이었고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이제 시술기도 아니고 여행기도 아닌 다른 주제를 두고 난임인의 생활이라며 표현하는 글은 마치려고 합니다. 아이가 없다는 위축된 마음을 저라는 사람 자존감과 동일시해왔던 것 같습니다. 난임인이 아닌 예전에 저로, 마음먹으면 못해낸 일이 없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살기 위해 그렇게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멋있었던, 세상을 다 가질 듯 환한 미소와 당찬 걸음걸이로 활보하던 제 모습을 담으며 더 나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간간히 소재로서 난임이 들어갈 수는 있으나 난임 그 자체를 메인타이틀로 하는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브런치 북으로 발간하면 더 이상 수정 편집이 불가능하다고 하지요.

본 매거진은 몇 개의 글을 적재적소로 이동시키는 과정을 거쳐 브런치 북으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저라는 사람과 이 주제는 분리시키려 합니다.

저의 고난스러운 시술 과정을 읽으며 살포시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알게 모르게 응원해 주시던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 다양한 분들께 흥미를 이끌어내고 더 많은 사람들과 웃고 울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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