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코로나

25년 9월 2주

by 은쓰다

또 하나의 피부인 듯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날이 언제였나 싶게 이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걸 거의 볼 수 없다.

2020년 1월 말, 동생의 남은 휴가를 털 겸 가까운 후쿠오카로 3박 4일의 가족 여행을 갔었다. 이 때도 '코로나19'에 대한 얘기가 나온 후였고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가 정확히 얼마큼 어떻게 위험한지도 모르는 채로 여행을 가서 마스크를 사서 끼고는 돌아다녔다.

그 당시만 해도 00번째 확진자를 넘버링해 가며 동선과 신상이 공개되던 때였고 마침 우리 동네에 인접한 사람의 소식을 듣고 코로나가 정말 가까이 온 것 같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여행도 잘 마치고 별 탈 없이 돌아와서 지냈는데, 긴 시간 그렇게 온 세계가 셧다운 될지 몰랐던 터라 우연히 해외여행의 막차를 탄 셈이 되었었다. 그 이후 2022년 10월까지 우린 모두(대부분) 해외여행은 못 했었다.


꽤 긴 시간의 코로나 기간 동안 개인, 단체의 방역 수칙을 잘 따른 덕분인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지냈는데, 2023년 5월 마스크 의무 착용, 코로나 확진자 의무 격리기간도 종료되어 가던 그때쯤에 뒤늦게 코로나에 걸렸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저녁 먹고 커피를 마시며 카페에서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했었는데 그때였을까 싶다.

남들은 이미 한 번 또는 두 번씩도 앓았던 코로나이다 보니 그때만 해도 '와~ 난 코로나 안 걸리고 종식되나봐.' 라고 생각했는데...

뒤늦게 걸려버렸고 내가 걸리자 엄마도 당연히 연타로 코로나에 걸렸다.

그때까지는 의무 격리 기간이 있어서 격리를 하며 잘 버텼지만 아쉬웠던 것은 마침 엄마랑 가려고 예약해 둔 해외여행 딱 일주일 전에 걸린 코로나여서 확진 진단서를 제출하고 위약금은 물지 않은 채 다 취소를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사는 마당에 놀러 가는 거 못 간 게 억울할 건 아니었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마음을 놓았다가 덜컥 걸려 스스로 "꼴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도 벌써 2년이 흘렀고 이제는 '그게 언제 적 얘기야~' 하는 정도로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과 섞이는 내가 코로나든 독감이든 걸린다면 점차 연세가 들어가며 면역력이 예전 같지 않은 엄마에게 옮기게 될까 봐 사람이 많은 출퇴근 지하철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거의 꼬박꼬박 올 초여름까지는 마스크를 썼는데, 최근 더위와 습기로 인해 귀찮다는 핑계로 다닥다닥 붙지 않는 이상은 마스크를 안 쓰고 다녔다.


그런데 역시... 이 놈의 코로나가 나에게 "오호라~ 요놈 봐라!" 하는 심보인지 턱 하고 코로나 확진을 줘버렸다.

회사에서도 확진자들이 한 둘 보이기 시작했고, 말은 안 해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거나 심한 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코로나가 확산세다」라고 해서 인식은 하고 있었는데...

내가 띵동! 하고 걸려버리다니...


지난주 목~토의 2박 3일 여행을 가기 전 날인 수요일에 관리자급 월간 미팅이 있었고 비록 큰 회의실이었지만 약 4시간 동안 환기가 되지 않는 회의실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그중 1인이 확진이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회의 중간에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마스크를 챙기러 나갔다 오자니 혼자 유난을 떠는 것 같아서 그냥 끝날 때까지 있었다.

대회의실이라 나와 거리도 좀 있었고, 당사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 '별 탈이 있으랴' 싶었지만 나야 까지껏 내가 걸려 아픈 거 어쩔 수 없더라도 마침 내일부터 2박 3일 동안 엄마와 호텔에서 한 방을 써야 하는 게 걱정이 됐었다.

여행 중간쯤부터 살짝 목이 건조한 기분이 있어서 챙겨간 상비약을 먹으며 상태가 심해지지 않도록 물도 많이 마시며 관리를 했다. 집으로 컴백한 토요일 밤에 다 정리하고 씻고 나자 그때부터 약간 증상이 올라오길래 일요일에 여는 병원을 검색해 다녀왔고 의사 선생님께서 "목이 조금 부었으니 소염 진통제를 놔줄 거고, 혹시 고열이 나면 다시 오세요."라고 해서 다행히 코로나는 아닌가 보다 하고 약간의 안도와 놓지 못한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여행의 피로와 감기약 성분으로 일요일 내내 거의 침대와 한 몸인 채로 자고 약 먹고를 반복하다가...

이번 주 월요일 아침에 몸이 조금 무겁길래 휴가를 하루 더 내고 이비인후과를 갔다.

그 결과 코로나 확진 뙇!

선명한 두 줄을 보자 마자 '아, 엄마...'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요즘은 어디서 어떻게 옮겼는지도 모른 채 걸려요. 엘리베이터에서도 옮던데 뭐... 그러니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요. 빨리 호전되게 수액, 주사 처방해 줄게요."라고 하셨다.


결국 며칠 후 엄마도 확진 판정 후 같이 둘이 집에서 고요히 요양 중...


세상의 모든 병은 참 나쁜 거지만, 코로나는 특히 못돼 먹은 병 같다.

걸리게 되면 '누구 때문에 걸린 걸까?' 하고 주변을 의심하게 되고, 또 내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킬까 봐 '괜한 죄책감'을 느끼게 하니 말이다.

확진이 되자마자 대회의실에서의 그 순간을 바로 의심했고, 엄마에게 옮긴게 너무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말이다.


몸이 아픈데, 마음까지 씁쓸하게 만드는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야.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겠다.


끝이 닳도록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션보다 손소독제를 더 바르고 다녔는데도

아지지 않는 이 코로나야! 지겹다. 제발 이제 좀 가라~!




# weekly scene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다시 꺼내든 방역 3 총사

아니길 바랐는데... 짱구 3개 뽑은 가챠의 행운으로 지난 주에 행운 몰빵 써버려서
이번 주에 코로나에 걸린 것일까요?!
모두 모두 코로나, 독감, 여름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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