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타이베이 여행기

망고빙수 먹으러 떠난 두 모녀의 타이베이 여행기

by 은쓰다

# 일부는 푸드전문 매거진 the착한가게 매거진에 기고된 글 입니다.

일부는 푸드매거진 the착한가게 매거진 기고한 여행에세이입니다.

『끈적한 더위, 망고빙수, 꽃보다 할배, 동양의 마천루 타이베이101, 통치자 장제스』

여행을 떠나기 전, 내가 아는 대만은 이랬다.

가을이 끝나고 겨울을 알리는 11월 초, 마지막 남은 며칠의 휴가를 긁어 모아 어머니와 함께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로 떠났다. 이른 아침의 비행이라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그런 나의 가벼운 발걸음이 약 올랐는지 평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한파는 더운 나라로의 여행을 준비하느라 샌들을 신은 내 발등을 사정없이 때려 주었다. 하지만, 여행을 시작하는 내 설렘 앞에서 시린 발쯤은 대수롭지 않았다.

죄를 지은 게 없음에도 언제나 낯선 이국 땅에서 무표정한 입국심사관들을 마주하고 서는 순간은 왠지 긴장이 된다. 한참을 이리 저리 살펴보던 심사관이 “Welcome” 이라며, 내 여권을 내어주는 다행한 순간을 마주하고 드디어 타이베이 메인역에 위치한 숙소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나가는 순간,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날은 흐리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 짐만 될 것 같던 겉옷과 스카프를 더욱 꽁꽁 여몄다.



공자 앞에서 글월을 논하지 마라, 맹모의 피를 이어 받은 민족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선 나의 첫 번째 여행지는 “공자묘” 이다. 위대한 학자이자 성인인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일종의 사당이다. 대부분 수험이나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아 발원을 한다고 한다. 꽤나 넓은 부지에 한국어로 된 관광 안내서까지 구비되어 있었고, 무료로 누구나 드나들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문턱이 높게 되어 있는데, 이는 문턱을 밟고 넘어서려면 자연스레 몸이 숙여지므로 공자에 대한 예를 갖추라는 의미로 그렇게 건축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한자로 된 장식품이 없다고 한다. 이유는 공자 앞에서 문자를 논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하는 것을 보면 공자에 대한 후손들의 존경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 즈음에 방문한 나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그 곳을 천천히 걸으면서 얼마 전 다녀온 칭다오에서도 학교 앞에 수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등교를 시키던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부모님들의 학구열은 대단한가 보다고 생각했다. 역시 맹모의 피를 이어 받은 민족이지 싶다.


▲ 공자의 위패를 모셔 놓은 공자묘, 합격과 수험을 발원하러 간다는 곳



붉은 슬픔의 패왕별희와 푸른 역동의 금산사


나뿐 아니라 한국인 다수에게 경극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패왕별희”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물론 그 영화가 성행할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어서 관람불가 딱지로 인해 보지는 못 했지만, 수 많은 미디어를 통해 회자된 터라 줄거리와 영화가 가진 미장센 정도는 알고 있다. 나에게 “패왕별희”는 붉은 슬픔의 느낌으로 남아 있었다.

타이베이 여행을 계획하던 중 “타이베이아이” 라는 경극 공연장이 있다하여,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갔다. 내가 본 극은 “금산사”라는 극이었는데, 청사(靑巳)와 백사(白巳) 자매가 인고를 거듭해 인간이 되고 백사가 인간과 사랑에 빠졌으나 요괴취급을 당하며 법해선사라는 금산사의 스님에 의해 방해를 받으며 본인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극의 전개를 위해 배우들이 경극 특유의 톤으로 노래를 하며 대사를 주고 받고, 2부는 대결 구도를 경쾌한 아크로바틱과 퍼포먼스들로 가득 채운다. 청사와 백사의 이야기이고, 수중 생물들이 등장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푸른색과 흰색으로 의상을 입고 나와서 공연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금산사”는 푸른 역동의 느낌으로 남았다.


▲ 마치 해금같은 목소리로 열연을 하고 있는 두 배우



타이베이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더라도 야경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파리에서의 야경은 에펠탑의 노란 불빛과 이슬비의 눅진함이 있었고, 프라하에서는 까를교의 강에 비친 백열등의 비릿함이 있었고, 홍콩에서는 번쩍이는 레이저와 수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있었다. 도쿄와 후쿠오카에서는 도심의 잠잠한 불빛이 있었고, 하와이에서는 검디 검은 바다의 웅장한 속삭임이 있었다. 이렇듯 그 나라, 그 도시가 가진 야경의 색과 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타이베이에 방문하면 야경감상을 위해 ‘타이베이101’에 많이 들른다고 한다. 89층 높이의 전망대에서 360도로 뚫린 타이베이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이다. 그런데 사실 나는 꼭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건물들이 내뿜는 각각의 빛 사이를 걸어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한다. 비록 조금 촌스럽지만 셀피스틱을 들고 한껏 허리를 구부린 채 ‘타이베이101’의 꼭대기까지 나올 수 있도록 인증샷 몇 장을 찍은 후 구글맵이 알려주는대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라오허제 야시장’에 가기 위해 제 각각의 빛으로 위용을 뽐내는 건물들 사이를 걸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기사 아저씨께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라.오.허.제.야시장” 이라고 말했더니 크게 고개를 끄덕이시며 “하오하오”라고 하신다. 빈 자리로 쪼르르 가서 앉은 후에도 구글맵을 켠 채로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정류장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내릴 때 즈음이 된 듯 했는데, 기사 아저씨가 뭔가 큰 소리로 화를 내듯이 말을 하신다. 나에게 말을 하는 것 같아서 아저씨께로 다가가니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아마도 이번 정류장이니 내려서 건너가라는 말 같다. 중국어라고는 한 개도 모르는 내 귀에는 아저씨의 친절이 화를 내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마음을 열고 들으면 대만사람 모두 화를 내듯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어가 가진 톤이 그러한 것 뿐이니 당황하지 말고, 오해하지 마시길…


▲ 타이베이의 상징, 타이베이101
▲ 역시, 야경은 휴대폰카메라가 최고인 듯 하다. 아무렇게나 들이대도 이렇게 예쁜 빛이 나온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야시장은 꽃보다 할배에도 나온 ‘스린 야시장’이라고 한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고, 규모도 어마어마한 곳이라고 들었다. 사람 구경하는 것이 좋아서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복잡한 곳은 싫어하는 이율배반적인 나라서, ‘스린 야시장’은 원래부터 내 여행 리스트에 없었더랬다. 대신 택한 곳이 ‘라오허제 야시장’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했는데, 그 중 가장 명물은 동그란 왕만두 같이 생긴 ‘후추빵’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시장에 들어서자 마자 ‘그 집이 저 집이구나’ 싶게 긴 줄이 있었다. 먹어는 보고 싶었지만, 그만큼 줄을 서서 기다릴 자신이 없다. 시장 입구에 있으니까 혹시라도 시장을 구경하고 나오다가 사람이 없다면 먹어볼 심산으로 우선 시장을 구경했다.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을 만한 소소한 기념품들과 타이베이의 패션을 보여주는 의류상점, 무엇보다 포장마차를 비롯해 정말 수 많은 음식점이 즐비했다. 물론 극히 한국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는 내게는 범접하기 힘들어 보이는 재료와 냄새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쭉 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나오다가 조그마한 음식점을 발견했다. ‘圓環(원환)’, 둥근 고리라는 뜻의 상점명이 왠지 귀여워 보여서 무작정 들어간 곳인데, 로컬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식탁은 고작 대여섯 개 정도가 있었고 조리대는 외부에 있었는데, 메뉴는 여러 가지였지만, 막상 고르려니 시장 곳곳에서 맡은 특유의 향이 배어있을까 봐 망설여졌다. 고민 끝에 새우볶음밥과 공심채(모닝글로리)볶음을 시켰다. 새우볶음밥은 내 입에는 조금 짰지만 달걀과 밥이 불에 볶인 특유의 맛이 나서 익숙한 맛이었다. 공심채볶음은 살짝 기름졌지만, 약간 텁텁했던 새우볶음밥과 함께 먹으니 맛이 잘 어우러졌다. “우리로 치면 미나리 볶음이지 뭐…” 라고 하시는 어머니의 국내화스킬을 들으며 두 가지 음식 모두 싹싹 비웠다. 워낙에 입맛이 까다로운 우리 어머니의 입을 통과한 것을 보면 한국인 누가 와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음식점이지 싶다. 두 개의 요리를 먹고서 지불한 돈은 160TND(한화 6,000원)이니, 이만하면 아주 훌륭한 한 끼 식사가 아니겠는가!


▲ 단돈 6,000원에 누릴 수 있는 맛집. 라오허제 야시장입구에서 왼쪽편 길의 맨 마지막 섹션쯤에 숨어 있으니 눈을 뜨고 잘 찾아볼 것


▲ 라오허제 야시장입구


식사를 마치고 시장을 나오는 길에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후추빵 집 앞은 줄이 줄어드는 기적은커녕 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결국 코와 눈으로만 후추빵을 들이키고는 돌아섰다.

타이베이101의 도도하고 새침한 야경 옆에 이렇게 푸근하고 따뜻한 라오허제의 야경이 어우러진 밤,

역시, 타이베이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하나를 포기 하면, 하나를 얻는 것이 여행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이 가까워지자 그 동안 열심히 돌아다닌 내 다리도 이제는 쉽게 지치나 보다. 더욱이 3일 내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마지막 날은 보란 듯이 해가 쨍쨍하다. 그래도 마지막이 가까워 오는 지금을 덧없이 보낼 수는 없기 때문에 아침부터 중국식 화원을 볼 수 있다는 ‘임가화원’과 꽃보다 할배들도 다녀가신 ‘베이터우의 온천마을’을 돌아 다녔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뜨거운 물이 솟아나는 ‘지열곡’을 보고 났더니 얼굴도 벌겋고, 더위에 지쳤다. 급한대로 역 근처의 KFC에 들어가서 시원한 콜라와 치킨을 뜯어 먹으며 다음으로 가야 할 장소에 대해 고민 중에 있었다.

▲ 유황냄새와 열기가 가득한 지열곡, 벳부의 지옥온천들만큼은 아니지만, 물이 부글부글 용솟음 치고 있다.


타이베이에서 꼭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단수이’ 였다. 단수이란 타이베이 서쪽에 있는 강가도시로 타이베이 여행객들에게는 필수 코스이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지가 된 곳이기도 하고, 강가를 따라 걸으며 석양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원래 짜왔던 여행 코스가 있어서 둘째 날 쯤에 들렀어야하는 코스인데, 발길 내키는 대로 걷고 다니다 보니 마지막 날 저녁으로 일정을 미뤄놨었다.

움직이기 유리한 동선은 지금 있는 베이터우에서 단수이(타이베이 MRT 빨간색 노선의 종착역)로 갔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 당장 단수이로 가기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이르다. 마지막 남은 감자 튀김을 집는 순간까지 고민을 하다가 ‘우선은 숙소로 가고, 꼭 가고 싶다면 조금 돌아 가더라도 다시 나오지 뭐…’ 라는 심정으로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막상 숙소에 들어와서 더위를 씻고 누우니 나가야 하는 마음은 이미 꺾인지 오래다. 게스트하우스의 공동 주방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서 책을 폈다. 내 방의 창 밖은 호사스러운 뷰는 아니었지만, 고가 도로와 주변 주거지, 건물들 등 타이베이 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잠시 책을 읽다가 창 밖을 내다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들어가는 내 방의 창을 보면서 생각했다.

‘여행은 하나를 포기하면 또 다른 하나를 볼 수 있다’ 고 비록 나는 남들이 다 보고 간다는 ‘단수이의 노을’은 보지 못 했지만, 지금 이 순간 이렇게 편안한 내 방에서 노을시럽 추가한 커피를 한 잔 얻지 않았는가…


▲ 바쁘게 퇴근하는 차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내일이면 저렇게 다시 일상에 파묻혀 하루를 마무리 하겠지



망고는 사랑입니다. 달콤한 대만의 간식 열전


사실 밥보다는 간식을 주로 달고 사는 나에게 대만은 간식의 천국이었다. 달달하고 시원한 ‘망고빙수’는 그 중 으뜸이었다. 이미 열풍이 지나간 ‘꽃보다 할배-대만편’의 재방을 보시던 어머니의 “망고빙수 맛있겠다.” 라는 한 마디에 대만행을 택했던 우리는 유명 망고빙수집을 다 가볼 요량이었다. 대만의 3대 빙수로 유명한 ‘삼형제/아이스몬스터/스무시’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오길래 가는 곳 마다 한국어로 메뉴가 있다. 그뿐 아니라 가게에 들어서면 바로 “망고빙수 맛있어.” 라고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건다. 사실 한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에서 먹는 빙수와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망고가 두둑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 꼭 저 세 개의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 먹어도 맛이 비슷하니 눈에 띄는 곳을 들어가도 될 것 같다.


▲ 망고가 듬뿍 얹어져있는 시먼딩에 위치한 ‘삼형제 빙수’ / 140~160TND(한화 6,000원 안팎)


대만에서 또 유명한 것이 바로 ‘85℃의 소금커피’이다. 대만뿐 아니라 중국에도 여러 개가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베이커리이지만, 대만이 원조 브랜드라고 하니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도대체 커피에 소금을 탄 맛은 어떨지 궁금해하며 한 모금 들이켰다. 마시자 마자 처음 든 생각은 ‘고소하다.’ 라는 느낌이다. 아주 미세하게 짠 맛이 나는 듯 했다. 다시 집중을 하며 한 모금 더 빨아봐도 사실 잘 모르겠다. 맛을 탐구하기 위해 입맛을 다시며, 입술을 찹찹거려보자 그제서야 소금의 맛이 느껴졌다. 소금 때문인지 커피를 제조하는 기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마시는 카페라떼보다 가볍지만 고소하다.


▲ 용산사 정문 앞에 위치한 ‘85℃ 아이스 소금커피’ / 60TND(한화 2,200원)


센과 치히로의 배경이 되어 유명해진 ‘지우펀’은 가본 곳 중에 가장 실망한 여행지이다. 나를 포함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정말 줄을 지어 홍등가로 향한다. 좁디 좁고 경사진 골목길을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어 다니다 보니, 누군가가 왜 ‘지옥펀’이라고 했는지 알겠다. 그렇지만, 유명하다는 땅콩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볼 심산으로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가게 앞에 섰다. 많은 관광객들을 상대해서인지 빠른 손놀림으로 금방 줄이 줄어들었고, 마치 토르티야롤같이 생긴 땅콩아이스크림을 먹기 좋게 반으로 갈라줬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땅콩엿의 고소함이 혀 끝에 착 감겼다. 고수가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특유의 향은 나지 않아 다행이다.


▲ 지우펀 골목에 위치한 ‘아주설재소의 땅콩아이스크림’ / 40TND(한화 1,500원)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기념품으로 많이 사온다는 망고젤리, 대만의 망고젤리는 푸딩에 가깝다. 부드럽고 달콤한 젤리라서 남녀노소 모두 즐겨 먹을 만하다. 대만에 간다면 주변사람들에게 선물하기 딱 좋은 선물이다.


▲ 대만 망고젤리 중 1위 브랜드 ‘YUKI&LOVE 망고젤리’ / 라오허제 야시장 기준 7박스에 500TND(1 박스당 한화 2,600원)


대한민국의 1/3정도의 크기인 작은 섬나라 대만은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의 통치를 받으며 순응하는 삶에 익숙해진 나라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도착하자마자 느꼈던 것은 묘하게 홍콩과 일본이 섞여있는 기분이었다. 더운 나라인줄만 알았는데 누군가의 말처럼 “대만의 날씨는 시어머니 같다.” 더니 여행 내내 새침하게 흐리고 쌀쌀했다가, 우산을 펴기도 안 펴기도 애매하게 비가 왔다가, 후텁지근하게 덥기도 했다.



이제 나에게 대만은 더 이상 맛있는 망고빙수의 나라가 아니다.

화를 내는 듯한 큰 목소리지만 사실은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정이 있는 곳, 작은 나라지만 각자 성실히 일을 마치고 바쁜 걸음으로 가족들과 나눌 음식을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곳, 화려한 건물들 옆으로 덤을 얹어주는 야시장이 있는 곳, 도심 속에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사원과 공원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는 인심 좋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쌀쌀하지만 눅눅한 공기를 맡게 되면 나는 다시 한 번 대만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게 여행은 끝이 나도 항상 내 마음 한 켠에 그 나라, 그 도시만의 색과 냄새로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



# 2016년 11월 여행기로 현재의 타이베이와는 정보가 다를 수 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커피 : 내가 어른인 이유